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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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AGE - 제14화 슬픔의 섬광 건담 AGE(에이지)

우주요새 앰뱃을 둘러싼 ‘플리트 편’의 최종 결전이 본격화된 이번 화는 ‘기동전사 건담’의 최종 결전인 제42화 ‘우주 요새 아 바오아 쿠’와 같이 전함의 적 요새 상륙 작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건담을 앞세운 디바는 제2방어선을 돌파하며 앰뱃에 접근합니다. 기라는 아라벨을 두고 건담을 저주합니다. 이미 UE가 건담을 격파할 수 있는 기회가 몇 차례 있었음을 감안하면 기라의 후회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물론 이는 기라의 잘못이 아니라 시리즈 구성을 책임지고 있는 히노 아키히로를 비롯한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서사의 개연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기라가 준비한 비밀병기 파르시아에 유린이 묶인 채 탑승해 출격합니다. ‘기동전사 Z건담’의 포우 이래 사이코뮤 병기에 구속된 소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계승한 것입니다. 꽃 모양의 비트는 소녀의 이미지와 동시에 ‘기동전사 건담’의 엘메즈의 비트를 연상시킵니다. 핑크인 기체색은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에서 초인 소마가 탑승했던 티에렌 타오츠를, 곡선 위주의 여성형의 체형은 ‘마징가Z’에 등장했던 미네르바X 등의 여성 로봇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도나는 철수해 자신의 공장에서 피탄당한 MS의 수리에 전념하는데 마도나의 부하들이 입고 있는 오렌지색의 제복은 ‘기동전사 Z건담’에서 아스토나지를 비롯한 아가마의 정비사들이 입고 있었던 제복과 유사합니다.

데실의 목소리에 이끌린 플리트는 건담으로 제다스와 1:1대결을 벌입니다. 전투를 즐기는 데실에게 플리트는 UE의 정체를 묻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15화 ‘그 눈물 우주에 흩어지고’를 위해 제작진이 아껴두었기 때문입니다. 유린의 탑승기 파르시아는 유린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데실의 의지에 따라 조종되며 엑스 라운더 간의 공명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하는데 활용되는데 ‘신기동전기 건담W’의 모빌 돌이나 ‘기동신세기 건담X’의 G비트를 연상시키면서도 인간이 탑승한다는 점에서는 다릅니다.

라간은 가벼운 부상을 입고 잠시 디바에 귀환합니다. 라간의 부상을 치료하는 것은 에밀리인데 ‘기동전사 건담’에서 프라우가 간호사 역할을 했던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플리트는 일반인과 다르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라간의 언급을 에밀리는 이해하는데 ‘기동전사 건담’에서 프라우가 뉴타입으로 각성하는 아무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과는 차별화됩니다. 프라우는 결국 아무로와 헤어지고 하야토와 결혼하지만 에밀리는 플리트와 결혼해 아셈을 낳는 차이를 예고합니다.

미레이스는 치료를 마친 라간에게 새롭게 편성되는 부대 지휘를 맡기며 ‘당신밖에 없다’고 말하는 대사는 ‘기동전사 건담’ 제5화 ‘대기권 돌입’에서 세이라가 아무로에게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대사의 오마쥬입니다. 아무로는 용기를 북돋아주려는 세이라의 대사에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순진한 라간은 용기백배한다는 점은 다릅니다. 시큰둥한 아무로와 순진한 라간은 주연과 조연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무로는 토미노 감독의 창조물답게 매우 복잡하며 입체적인 캐릭터이지만 라간을 비롯한 ‘기동전사 건담 AGE’의 캐릭터는 매우 평면적이며 밋밋한, 선과 악이 확연히 구분된 캐릭터들뿐이라는 것입니다.

데실은 5기의 비트를 지닌 파르시아를 앞세워 스패로우의 팔과 다리를 격파합니다. 비트 3기를 앞세워 보다 위력적인 빔을 발사하는 장면 연출은 참신합니다. 하지만 플리트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협박에 못 이겼으며 재회하기 위해 파르시아에 탑승하게 되었다는 유린의 대사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건담과 싸우기 위해 전장에 나가면 자신이 죽든가 아니면 플리트가 죽든가 둘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리분별이 충분히 가능한 중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만 15세의 청소년이 고작 그 정도의 대사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은 각본의 한계입니다. 차라리 ‘선택권이 없었다’는 요지의 대사가 나았을 것입니다.

‘기동전사 건담’에서 라라는 샤아의 부하로 선택되어 전장에 나와 아무로와 조우했으며 ‘기동전사 Z건담’에서 포우와 로자미아는 각각 무라사메 연구소와 오거스타 연구소에서 육성된 강화인간으로 카미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군인과 다름없었지만 유린이 전장에 나오게 된 이유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유린이 왜 엑스 라운더인지, 알자크와 UE는 유린이 엑스 라운더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 작품 속에서 설명되지 않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외전이나 설정집 등을 통해 규명할지는 몰라도 그동안 ‘기동전사 건담 AGE’의 본편의 전개 속도가 매우 느렸음을 감안하면 보다 유린의 정체 등에 대해 규명하지 않은 것은 제작진의 능력 부족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데실이 플리트에 결정타를 가하기 직전 유린의 파르시아가 데실의 앞을 막아서 대신 죽습니다. 아셈의 머리색부터 암시되어 누구든 예상할 수 있었던 유린의 죽음이 결국 제시된 것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제41화 ‘빛나는 우주’ 이래 정형화된 뉴타입 소녀의 죽음 연출입니다. 헬멧의 유리가 깨지는 장면 역시 같은 화에서 라라의 죽음 이래 ‘기동전사 건담 시드’ 제29화 ‘숙명의 쐐기’에서 니콜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것입니다.

파르시아가 갑자기 유린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된 것도 매끄럽지 못한 연출입니다. 그에 앞서 데실의 지시를 거부한 유린에 의해 비트의 발사가 한 차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암시했다면 개연성을 확보했을 것입니다. 파르시아는 고작 8분도 등장하지 못한 채 사라졌는데 파르시아를 2~3화 정도 등장시켜 플리트로 하여금 싸울지 말지 갈등하게 만들고 에밀리로 하여금 의심하게 만들었다면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즉 유린이 전장으로 나온 것 자체는 그런대로 흥미롭지만 전후의 서사의 개연성이나 극적 긴장감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한 것입니다.

유린의 죽음에 분노한 플리트가 ‘생명은 장난감이 아냐’라고 일갈하며 데실의 제다스를 격파하는 장면은 ‘기동전사 Z건담’ 제49화 ‘생명 사라지고’에서 에마의 피탄에 분노한 카미유가 ‘생명은 힘이다. 생명은 이 우주를 지탱하는 것이다’라고 일갈하며 Z건담을 하이퍼화해 야잔의 함브라비를 격파했던 장면의 오마쥬입니다. 야잔이 죽지 않고 ‘기동전사 건담ZZ’에 재등장했듯이 데실 역시 ‘아셈 편’에 재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7세라는 나이는 전사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이며 붉은색 머리칼이 암시하듯 ‘기동전사 건담’의 샤아와 같은 라이벌로 끊임없이 플리트를 괴롭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셈 편’에서 아셈에 있어 32세의 데실은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에서 세츠나에 있어 알리와 같은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패로우의 사지를 버리고 타이터스로 환장한 건담은 앰뱃의 입구를 열어젖히며 타이터스의 사지를 잃습니다. 타이터스는 등장한지 1분도 못 되어 영원히 퇴장했습니다. 제작진은 장렬한 장면 연출을 의도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원거리에서 바라보는 타이터스의 사지 파괴는 우스꽝스럽습니다. 한편 그루덱이 이끄는 상륙 부대는 고작 5명에 불과하며 이들을 제지하기 위해 UE에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것 또한 실소를 자아냅니다.

기라가 탑승한 최종 병기 데파스는 지구에서의 운용을 가정했다고 언급되는데 ‘지구’라는 단어가 ‘지구연방군’을 언급할 때 이외에 ‘기동전사 건담 AGE’에 등장한 것은 처음인 듯합니다. ‘지구에서의 운용을 가정했기에 우주에서는 약점이 있을 수 있으나 최강의 기체’라는 데파스에 대한 기라의 언급은 역시 ‘기동전사 건담’ 제42화 ‘우주 요새 아 바오아 쿠’에서 최종 병기 지옹에 대해 ‘다리는 장식입니다.’라고 단 한 마디로 압축했던 지온군 병사의 대사를 풀어쓴 것입니다. 지옹에 다리가 없었듯이 데파스 역시 팔이 매우 작아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 역시 일종의 오마쥬입니다.

플리트는 마지막으로 남은 노멀로 환장해 출격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의 2기 최종화인 제25화 ‘재생’에서 리본즈가 리본즈 건담을 버리고 0건담에 탑승해 ‘기동전사 건담’에 대한 경의를 표했듯이 ‘기동전사 건담 AGE’ 역시 퍼스트 건담을 빼닮은 노멀로 플리트를 최종 출격시켜 ‘기동전사 건담’에 경의를 표한 것입니다.

‘플리트 편’ 최종화인 제15화 ‘그 눈물 우주에 흩어지고’에서는 UE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화 구세주 건담
기동전사 건담 AGE - 제2화 AGE의 힘
기동전사 건담 AGE - 제3화 일그러진 콜로니
기동전사 건담 AGE - 제4화 하얀 늑대
기동전사 건담 AGE - 제5화 마소년
기동전사 건담 AGE - 제6화 파덴의 빛과 그림자
기동전사 건담 AGE - 제7화 진화하는 건담
기동전사 건담 AGE - 제8화 결사의 공동전선
기동전사 건담 AGE - 제9화 비밀의 MS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0화 격전의 날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1화 민스리의 재회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2화 반역자들의 출항
기동전사 건담 AGE - 제13화 우주요새 앰뱃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Nine One 2012/01/15 20:51 #

    역시 디제님도 이번화를 보고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을 하시었군요. 이번 각본을 쓴 것이 히노였습니다. 역시... 각본이 문제입니다.
  • 세계의적 2012/01/16 00:35 #

    이번 화 각본은 히노 아키히로가 아니라 효도 카즈호 입니다.
  • 잠본이 2012/01/16 23:22 #

    히노는 지금까지 단독으로는 1, 2, 6, 11화밖에 안 썼습니다. (나머지 에피소드 중에도 공동각본이 있긴 하지만)
    깔 때 까는 건 좋지만 제발 크레딧 좀 보고 깝시다.
  • 아이리스 2012/01/15 20:52 #

    처음엔 나름대로 챙겨봤지만... 스토리의 개연성도 떨어지고 엉성한 부분이 너무 많다 보니 일부러 시간내서 보기도 아깝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 Joshua-Astray 2012/01/15 23:52 #

    모로사와 이후 이런 각본을 또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 잠본이 2012/01/16 23:20 #

    유린은 갔습니다 아아 그렇게 너의 유린은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바람의 기억을 남기고 (응?)
    폭발할 때 커다란 공모양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는 건담 뒤통수 비춰주는 구도도 딱 라라아 죽을때더구만요;;;
  • !!!호옹이 2012/01/21 19:24 # 삭제

    유린이 엑스라운더라는건 12화에서 데실이 엑스라운더라는걸 느끼고 찾아오지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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