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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몽키즈 - 테리 길리엄의 걸작 SF 스릴러 영화

※ 본 포스팅은 ‘12 몽키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창궐로 50억의 인류가 절멸해 소수의 생존자만이 지하에서 생활하는 미래에 순수한 바이러스의 샘플을 구하기 위해 제임스(브루스 윌리스 분)가 1990년대로 파견됩니다. 정신과 여의사 캐트린(매들린 스토우 분)에 의해 정신병원에 수용된 제임스는 동료 환자 제프리(브래드 피트)에게 암울한 미래를 털어 놓습니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1995년 작 ‘12 몽키즈’는 SF의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완성도가 뛰어난 걸작 스릴러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 여행, 전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넣는 바이러스,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 예언과 종말론, 감시 및 통제 사회, 무정부주의적 혼란 등의 소재가 모두 녹아들어 있으며 9.11 테러와 옴진리교 테러 사건, 그리고 사스와 신종 플루를 예견한 듯합니다. 주인공이 의자에 묶여 세뇌당하는 비주얼로 상징되는, 통제 사회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인의 유일한 탈출구로서의 광기를 조명한다는 점에서는 테리 길리엄의 1985년 작 ‘브라질’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12 몽키즈’가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걸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각본의 힘입니다. 광인들이 여기저기 마구 내던지는 듯한 대사들은 중반 이후부터 치밀한 계획 하에 사용된 것이며 결말에서 모두 짜 맞춰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의 강렬한 광기 연기는 그의 출연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반을 잠식합니다.

물론 해소되지 않는 의문도 있습니다. 우선 특정한 공간에 한 사람이 둘로 나뉘어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최후를 목격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미래가 과거에 영향을 미쳐 역사를 바꾼다는 설정은 ‘터미네이터’를 떠올리게 하는데 선의의 임무를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온 주인공 제임스의 행동이 인류의 파멸을 야기한다는 점에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프리를 비롯한 12명의 테러 집단 ‘12 몽키즈’는 묵시록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예수의 12명의 제자에서 착안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와 ‘현기증’이 인용되며 여주인공 캐트린이 후반에는 금발로 염색하는 장면과 같이 히치콕에 대한 오마쥬가 포함되어 있어 ‘12 몽키즈’가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유를 향한 도피 과정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에서는 ‘칼리토’를 비롯한 느와르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오프닝에서 비극적 결말을 먼저 제시한다는 점 역시 ‘칼리토’와의 공통점입니다.

디스토피아를 산만한 비주얼로 제시해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테리 길리엄 특유의 힘입니다. 특히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연상시키는 모니터는 현란합니다. 인기척이 끊긴 도시의 비주얼은 이후 ‘28일 후’와 같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서사로 인해 뒤죽박죽이 된 관객의 머리 속을 더욱 헤집는 비주얼입니다.

국내에 정식 발매된 블루레이에는 안타깝게도 테리 길리엄과 제작자 찰스 로벤의 코멘터리에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솝 우화를 인용한 영화 본편 장면에서 ‘늑대 소년’이라는 한글 자막은 ‘양치기 소년’이 되어야 어울릴 듯합니다. 블루레이이지만 화질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습니다.

그림 형제 - 테리 길리엄, 썩어도 준치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히스 레저의 누더기 유작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잠본이 2012/01/08 21:32 #

    >자유를 향한 도피 과정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

    장 폴 벨몽도의 '프로페셔널'에서 주인공이 탈출 일보직전에 원거리 사격으로 쓰러지는거 생각나는군요 T.T
  • SAGA 2012/01/08 21:53 #

    아... 어렸을 때 이거 브루스 윌리스와 브래드 피트 나온다길래 액션영화인 줄 알고 빌려봤다가 그대로 컬쳐쇼크를 받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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