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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피부 - 알모도바르의 의학 SF 스릴러 영화

※ 본 포스팅은 ‘내가 사는 피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티에리 종케의 소설 ‘독거미’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영화화한 ‘내가 사는 피부’는 말라리아와 화상에도 견딜 수 있는 최첨단 인공 피부를 개발한 의사 로베르토(안토니오 반데라스 분)와 로베르토의 집에 감금된 인체 실험 대상 여성 베라(엘레나 아나야 분)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서사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두 개의 의문을 차례로 풀어냅니다. 우선 왜 로베르토가 인공 피부를 개발하는데 광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는지 제시하며 다음으로 베라의 정체는 무엇인지 풀어냅니다.

섹스, 성폭행, 근친상간, 마약, 약물, 광기, 복수, 신체 훼손과 변형, 살인 등의 소재뿐만 아니라 감금과 그에 따름 감시 및 피감시 등의 소재로 가득한 ‘내가 사는 피부’는 소재의 공통점과 등장인물의 이상 심리로 인해 ‘올드보이’를 떠올리게 하며, 정체가 불분명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전문직 중년 남성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는 히치콕의 스릴러를 연상시킵니다. 물론 성을 넘나들며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등장인물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전작들을 연상시킵니다.

극중에서 현재를 의미하는 시간적 배경이 2012년인 것은 ‘내가 사는 피부’가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의학 스릴러라는 사실을 환기시킵니다. 주인공 로베르토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유전자 변환을 시도할 정도로 생명 윤리를 무시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의사로 등장합니다. 동기나 직업은 다소 다르지만 황우석을 연상시킵니다. 전신 성형과 성전환을 넘어 피실험자의 정신세계마저 뜯어고치려는 로베르토는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는 현대인의 욕망과 그 부산물인 현대의학의 부정적인 측면을 표상합니다. 성전환까지는 아니어도 전신 성형의 긍정적 측면을 판타지적 관점에서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낸 ‘미녀는 괴로워’의 정반대말인 호러 영화가 바로 ‘내가 사는 피부’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영화의 주인공의 전신 성형은 당자자가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완전히 대조적이긴 합니다만.

자극적인 소재와 서사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피부’의 고어 장면은 절제되어 있습니다. 몇몇 유혈 장면이 제시되지만 대부분의 고어 장면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아마도 서사와 주제 의식이 고어 장면에 함몰되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반까지는 힘과 속도감이 넘치는 서사가 베라의 정체가 밝혀진 중반 이후 힘이 떨어지며 예상 가능한 결말에 도달하는데 그치는 것은 아쉽습니다. 딸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했던 로베르토가 베라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심리 묘사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그가 애당초 베라를 탄생시킨 것이 아내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딸에 대한 복수심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과학자로서의 성취를 위한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베라와 섹스하기 위해 안달하다 결국 실패하고 죽음에 도달하는 결말은 남자의 성욕을 가감 없이 드러내 우스꽝스럽습니다. 로베르토의 저택 벽 곳곳에 걸린 누드화는 그의 성욕과 동시에 그가 베라를 어떤 시선으로 감시하는 것인지 상징합니다.

베라의 전신 타이즈와 제카(로베르토 알라모 분)의 카니발 용 호랑이 전신 의상이 동일시되며 그 둘이 섹스에 도달하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호랑이 전신 의상의 꼬리가 남성의 성기 모양인 것은 제카의 통제 불가능한 성욕을 암시합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 여성성의 위대함
나쁜 교육 - 여배우 없이도 굴러가는 에로틱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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