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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웨이 - 전투 장면 인상적, 서사는 의문투성이 영화

※ 본 포스팅은 ‘마이 웨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어린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마라톤 라이벌 준식(장동건 분)과 타츠오(오다기리 조)가 노몬한 전투부터 독소 전쟁 전선을 거쳐 노르망디에 이르는 노정을 묘사하는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는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와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습니다.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전쟁 영화로 20세기 중반이 시간적 배경이며 주연이 장동건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마이 웨이’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지녔던 약점을 보완하는데 성공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약점으로는 신파, 고어, 그리고 엉성한 CG를 꼽을 수 있는데 ‘마이 웨이’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을 공통 소재로 다루면서도 신파에 경도되지 않으며 고어 장면을 줄였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CG도 ‘마이 웨이’에서는 보다 매끄럽게 다듬어졌습니다.

‘마이 웨이’가 가장 앞세우는 전투 장면은 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긴박감을 자아내는 연출과 편집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비해 진일보했습니다. 공간적 배경을 한반도에 한정했던 ‘태극기 휘날리며’에 비해 ‘마이 웨이’는 중국, 소련, 프랑스로 이어지는 다양한 공간적 배경으로 상당한 물량이 요구되었는데 아기자기하게 연출되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노몬한 전투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영화화한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마이 웨이’는 약점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서사에 있어 의문이 적지 아니 남습니다. 민간인이었던 타츠오가 그토록 짧은 시간에 대령까지 진급해 최전선의 지휘관으로 투입된 것이나 독일군에 포로가 된 타츠오가 동맹국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왜 본국인 일본으로 송환되지 않고 독일군에 편입된 것인지는 극중에서 설명하지 않아 의문점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을 묘사하는 오프닝은 스포일러와 다름없습니다. 이 장면에서 마라톤에 참가한 준식의 뒷모습이 제시되는데 눈썰미가 좋은 관객이라면 헤어스타일과 두상이 장동건의 것이 아니라 오다기리 조의 것임을 충분히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장동건이 다소 동그란 두상을 지녔다면 오다기리 조는 길쭉한 편인데 뒷모습에 제시되는 두상이 길쭉해 한눈에 오다기리 조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두 명의 마라토너를 주인공으로 설정했지만 한 명만이 종전 후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준식과 타츠오 둘 중 하나는 전사한 것이 아닌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이 웨이’의 주제 의식인 ‘한일 간의 화해’를 압축한 결말의 반전은 이미 오프닝에서 밝혀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결말에 제시되는 준식의 죽음과 타츠오의 준식 행세는 일종의 ‘신분 세탁’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타츠오가 준식과 닮도록 성형 수술을 한 것도 아니며 준식과 타츠오 모두 일본군으로 복무하기 이전부터 신문 지상에 사진이 실릴 정도로 유명한 마라토너였음을 감안하면 ‘신분 세탁’이 동시대인들에게 들통 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점에서 ‘마이 웨이’의 서사는 중대한 약점을 내포합니다. ‘한일 간의 화해’라는 주제 의식을 지나치게 앞세운 작위적 결말로 인해 영화 전반의 서사의 설득력이 붕괴된 것입니다.

강렬한 전투 장면을 제외한 기본적인 서사가 단순하고 전반적으로 밋밋한 것도 아쉽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달리 신파를 최소화하며 감정을 절제하지만 오히려 울고 싶어 극장을 찾는 상당수의 관객들에게는 감정적으로 충족되지 못했다는 미진함을 남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주인공 준식의 개성이 밋밋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장동건이 분한 준식은 정의감이 불타며 약자를 보호하는 완벽한 캐릭터로 약점이 없는 것이 약점입니다. 인간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준식보다는 타츠오의 개성이 보다 강하며 타츠오보다는 노다(야마모토 타로 분)가 입체적이고 노다보다는 종대(김인권 분)의 감초 연기가 강렬합니다. 주연이 조연의 그림자에 가린다는 점 역시 ‘마이 웨이’의 약점입니다.

‘쾅!’하는 폭음과 함께 암전 처리되거나 부감 숏으로 장면 전환이 반복되는 것 또한 진부합니다. 5년 간 유라시아 대륙을 전전하는 전쟁을 137분의 러닝 타임에 모두 우겨넣다보니 설명이 되지 않는 서사의 구멍이 도드라짐과 동시에 장면 전환 또한 관습적인 방식에 의존하게 된 것입니다. ‘풀 메탈 재킷’부터 ‘고지전’에 이르기까지 관습화된 여성 저격수를 앞세운 로맨스도 취약해 감정 이입이 어렵습니다.

일부에서는 대사의 상당수가 일본어로 처리되었으며 ‘한일 간의 화해’라는 주제 의식으로 인해 ‘마이 웨이’를 ‘친일 영화’로 규정해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조선을 강점한 일제의 비열함과 노몬한 전투에서의 일본군의 만행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는 점에서 반일에 가깝지 친일에 가깝지는 않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 진보된 이데올로기의 신파 전쟁 영화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넥판 2011/12/22 10:29 #

    그나저나 이거 손익분기점이 1000만 관객을 넘어야된다는데 강제규 감독 빚쟁이 되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 DAIN 2011/12/22 10:51 #

    나쁘지 않은 평이라 뜻밖이라는 생각 마저듭니다. ^_^ 개인적으론 관객들에게 좀더 안 좋은 말이나와도 이상할게 없다고 봅니다만.
  • SAGA 2011/12/22 22:43 #

    요새 봐야할 영화들이 너무 많이 나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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