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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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트리스 - 치기 어린 도입부, 진부한 결론 영화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소년 에녹(헨리 호퍼 분)은 자신과 무관한 장례식장을 전전하다 소녀 애너벨(미아 바시코브스카 분)을 만나게 됩니다. 중병으로 시한부 생명을 사는 애너벨의 독특한 개성에 에녹은 빠져들게 됩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레스트리스(Restless)’는 시한부 소녀와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소년의 짧은 기간 동안의 사랑을 묘사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은 두 사람이기에 살아 있는 동안에 쉴 새 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의미의 제목으로 보입니다. 죽음을 앞둔 소녀와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소년의 사랑이기에 애너벨의 그림이 암시하듯 둘의 사랑은 시체를 먹는 송장벌레 커플과도 같습니다.

서사 전반을 지배하는 죽음이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낙천적 태도를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젊은 연인이 질병으로 인한 죽음으로 이별한다는 서사는 ‘러브 스토리’를 연상시킵니다. 남자 주인공이 자신과 무관한 모임에서 여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며 아울러 초자아를 설정해 정신 분열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파이트 클럽’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레스트리스’의 약점은 초반부와 중후반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초반부에는 두 주인공의 치기어림이 지나쳐 위악적인 네크로필리아마저 읽을 수 있습니다. 영안실 장면은 죽음에 대한 치기어린 관념적 태도가 극에 달하는 장면으로 일부 관객들은 불편해하거나 짜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에는 애너벨이 죽음에 가까워지자 삶과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재에 충실하라는 진부하며 교훈적인 결론에 도달하는데 그칩니다. 차라리 초반부의 치기어림과 위악적 태도를 끝까지 유지해 논쟁적인 영화로 남는 편이 어땠을까 싶습니다. 10대를 소재로 한 구스 반 산트의 청춘 영화 전작 ‘엘리펀트’와 ‘파라노이드 파크’에 비해 ‘레스트리스’가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두 주연 배우의 뻣뻣한 연기를 상쇄시키는 것이 두 명의 아시아계 배우입니다. ‘이오지마에 온 편지’를 연상시키는 카세 료가 분한 히로시는 위악적인 초반부의 분위기를 중화시키며 웃음을 선사합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녀 연기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영어에도 능하기에 카세 료의 서구 감독들의 영화 출연작이 점차 쌓이고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와 ‘컨테이젼’에도 등장했던 친 한도 어린 주연 배우들 사이에서 영화의 중심을 잡습니다. 엔드 크레딧에서는 주연 헨리 호퍼의 아버지이자 대배우인 데니스 호퍼를 추모합니다.

엘리펀트 - 일상 속의 돌발적인 폭력
파라노이드 파크 - 윤리적이고 잔혹한 소년의 성장담
밀크 - 묻히기 아까운 정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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