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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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오브 맨 - 국내 미개봉된 SF 수작 영화

※ 본 포스팅은 ‘칠드런 오브 맨’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출산을 하지 못한지 18년이 지났으며 세계 각국의 정부가 붕괴해 유일하게 영국 정부만이 존속 중인 서기 2027년 중년 남성 테오(클라이브 오웬 분)는 전처 줄리안(줄리안 무어 분)으로부터 흑인 여성 키(클레어 호브 애쉬티 분)의 통행증을 의뢰받은 후 동행하게 됩니다.

P.D. 제임스의 동명의 소설을 각색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한 2006년 작 ‘칠드런 오브 맨’은 무정부적인 혼돈 속에서 인류가 더 이상 후손을 낳지 못하는 불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입니다. 미래를 통제된 디스토피아로 설정한 것은 일반적인 SF 영화들과 유사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에 ‘불임’이 인류 멸망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칠드런 오브 맨’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인류가 멸망을 향해 치닫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약은 여전히 금지되지만 자살약이 공인되고 권장되는 사회 분위기는 블랙 유머의 극치입니다.

전 세계적인 무정부 상태로 인해 유일하게 정부가 존속하고 있는 (입헌군주제 또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암시됩니다.) 영국에 물밀 듯이 밀려든 이민자들은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전 세계적인 이민자 문제와 인종 차별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의 비밀 결사 단체 역시 자신들의 정치적 권익을 위해 암살 음모를 자행합니다. 즉 ‘칠드런 오브 맨’은 인명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리며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주제 의식으로 무장한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SF 영화입니다. 현실 비판에 중점을 두기에 인류가 불임의 재앙에 휘말리게 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는 의도적으로 무관심합니다.

인류의 18년간의 불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는 미혼모 임신부 키는 ‘성경’을 비롯한 종교적, 신화적 모성의 상징입니다. 인류의 희망인 키가 흑인인 것은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라는 설을 연상시키며 동시에 영화가 비판하고자하는 인종차별의 반대말로 보입니다.

등장인물의 작명 또한 은유적입니다. 주인공 테오(Theo)는 유일한 모성을 지키는 신(神)임을 암시합니다. 테오와 키의 관계는 부녀 관계처럼 보이는데 키가 딸의 이름을 짓는 장면은 두 사람의 유사 부녀 관계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전지적인 암시의 작명과는 정반대로 테오로 분한 클라이브 오웬이 여타 출연작에서의 액션 영웅의 모습과 달리 싸움에는 젬병이며 알콜 중독자인 것도 인상적입니다. 키(Kee)는 발음이 유사한 ‘key’, 즉 전 인류적 난제 해결의 열쇠를 상징합니다. 테오와 키를 목숨을 걸고 지키는 재스퍼(Jasper, 마이클 케인 분)는 실존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를 떠올리게 합니다.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가 분한 등장인물의 이름이 발음이 대동소이한 줄리안(Julian)인 것도 흥미롭습니다.

‘칠드런 오브 맨’의 참신한 설정에 익숙해지면 서사는 중반 이후에 충분히 결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서사보다 강렬한 것은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네 번에 걸친 롱 테이크입니다. 오프닝의 폭파 장면과 차량 습격 장면, 출산 장면과 종반의 시가전 장면까지 도합 네 번에 걸친 롱 테이크가 활용되었는데 CG의 도움을 얻은 것이기는 하지만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나며 주제를 강조하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활용되어 다큐멘터리와 같은 사실성을 배가시킵니다. 묵시록적인 잿빛 영상과 더불어 상당수의 장면이 시대적 불안을 반영한 핸드 헬드로 촬영되었습니다.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으며 아카데미 각색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올랐지만 ‘칠드런 오브 맨’은 정작 국내에서는 극장에 개봉되지 못한 채 dvd로 직행했습니다. 인상적인 롱 테이크와 암울한 잿빛 영상을 한국의 관객들은 스크린으로 볼 수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멀티플렉스가 일반화되어 영화 선택권이 넓어진 듯하지만 제3국의 독립 영화가 아닌 할리우드 상업 영화조차 제대로 걸리지 않는 풍토가 안타깝습니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 사춘기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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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司馬仁 2011/10/31 11:11 #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_ _).
    굉장히 흥미가 가는군요+_+ 기회가 닿으면 꼭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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