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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업 - 정치적 자위행위 목적의 선전 영화 영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 기념작으로 2009년 제작된 ‘건국대업’은 국공내전 중이었던 1945년 10월 10일의 모택동과 장개석의 회담인 ‘쌍십협정’으로부터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까지 약 4년여의 시간을 묘사합니다.

공산당과 국민당의 국공내전 시기에 초점을 맞춘 만큼 ‘건국대업’은 두 정당의 지도자 모택동(당국강 분)과 장개석(장국립 분)을 서사의 축으로 설정합니다. 하지만 대만이 아니라 중국에서 제작된 작품인 만큼 승자 모택동과 패자 장개석에 대한 묘사는 대조적입니다.

모택동은 측근의 의견을 가감 없이 수렴하고 부하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민중을 아끼고 딸을 사랑하는 인간미 넘치는 지도자로 묘사됩니다. 그가 골초였던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는 것처럼 대머리에 뚱보였던 외모를 미화하지는 않으나 성격과 행동만큼은 철두철미하게 미화한 셈입니다.

반면 ‘건국대업’의 장개석은 우유부단하면서도 외세 의존적인 음흉한 온실 속의 화초와 같은 인물입니다. 부하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며 부패를 묵인하면서도 반대자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정치 공작을 일삼는 양면적인 인물로 묘사합니다. 결말에서는 끝내 비열한 장개석의 비애를 스크린 너머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그가 동정을 유발하는 패배자라는 사실과 더불어 승자는 모택동과 공산당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승자의 여유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극중에서 장개석의 부인인 송미령(허청 분)은 미국인들마저 감탄하도록 만드는 미모의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마치 송미령의 빼어난 미모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출의 진정한 속내는 송미령은 외모 외에는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가십 거리 인물에 지나지 않으며 그의 남편과 마찬가지로 외세 의존적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반면 장개석의 장남으로 훗날 대만의 총통직을 물려받는 장경국(진곤 분)을 과단성을 지녔으며 의욕 넘치는 젊은 정치인으로 묘사한 것은 의외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격동기 4년을 138분에 걸쳐 묘사하기에 ‘건국대업’은 속도감이 상당히 빠르며 중국 현대사에 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이나 호기심이 있다면 역사를 저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구나 싶어 흥미로울 수도 있습니다. 훗날 모택동과 대립하다 공산당을 장악해 최고권력자가 되는 등소평(사흠 분)의 젊은 시절도 잠시 등장합니다. 성룡, 유덕화, 이연걸, 양가휘, 견자단, 여명, 장쯔이, 조미 등 중화권의 유명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이 눈에 띄며 ‘8인 최후의 결사단’에 함께 출연했던 호군과 왕학기는 상당한 비중의 배역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오락 영화를 예상해 선전 영화라는 사실을 모를 경우 ‘건국대업’은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아마겟돈’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했던, 팍스 아메리카나를 상징하는 성조기가 불편했다면 ‘건국대업’의 결말을 장식하는, 중화주의를 상징하는 오성홍기 클로즈업에 강한 거부감을 느낄 것입니다. 전개가 빠르고 서사가 분절적이라 기본적 지식이 없다면 지루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홍군의 북평 입성과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일 의 실제 영상을 삽입해 다큐멘터리와 같은 사실성을 강조하지만 오프닝의 비행기 장면을 비롯해 전투 장면의 CG는 매우 엉성합니다. (폭격 장면은 ‘진주만’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국내에 상업 개봉되었다 해도 흥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송미령 못지않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강청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으며 모택동이 여러 명의 부인과 결혼했다는 사실도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장개석이 미국에 의존적인 인물인 반면 모택동은 소련의 지원 없이 혁명을 완수한 것처럼 그려지고 장개석의 정치 공작은 노골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모택동은 정치 공작과는 완전히 무관한 깨끗한 인물로 묘사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장개석이 결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모택동을 완벽한 인물로 묘사한 것은 미화가 지나쳤습니다. 국민당은 권력 다툼에 골몰한 반면 공산당은 그렇지 않았다는 식으로 묘사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와 중국인들 앞에 대해 자랑스럽게 내놓은 결과물인 ‘건국대업’은 세련된 영화가 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편의적으로 재단한, 정치적 자위행위 목적의 선전 영화라는 사실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위대한 지도자와 함께 했던 고난의 세월을 회고하는 중국의 기성세대가 서구 문화와 자본주의에 물들어 과거를 모르는 중국의 젊은이들을 교화하기 위해 유명 배우들을 총동원해 만든 당의정과 같은 영화입니다.

‘건국대업’은 CGV의 중국영화제의 일환으로 개봉되었는데 과거 북진 통일의 ‘훼방꾼’으로 치부되었던 ‘중공산 빨갱이 영화’가 한국의 멀티플렉스에 개봉되었다는 사실부터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대여한 필름을 상영하는 것처럼 ‘건국대업’ 역시 자막이 본 소스에 삽입된 것이 아니라 프로젝터를 통해 객석의 직원에 의해 삽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막의 크기가 지나치게 크고 폰트가 어색해 가독성이 떨어져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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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푸른별출장자 2011/10/01 11:29 #

    일본의 침략을 막는답시고 국공 합작을 하고서는 내내 장개석 뒷다마만 까던 마오 뚱...

    부패에 찌든 장개석의 국민당군에 대해 중국인과 소수민족의 반감만 불러 일으티도록 선동하고서는
    항일 전쟁중에는 삑사리만 내던 홍꾼,,,

    제대로 일본군과 싸워 본적도 없이 36계에만 능통하던 혁명군

    오죽하면 대륙 출신의 장예모는 그의 영화 '붉은 수수밭'에서 항일투사를 국민당군 요원으로 그렸을까요?

    그리고 대망의 삽질은...

    한국전에 참전해서 미군에게 훈련받은 소수민족들과 국민당군 패잔병들 그리고 불만분자들을 인민뤠방꾼이란 이름으로 투입 재고 정리

    마침내는 심심하면 하던 숙청에서 부터 티벳과 동투르키스탄 침공과 문화 혁명으로 일본군이 죽였던 중국인보다
    더 많은 중국인들을 염라대왕에게 면접 보낸 것...

    그런데도 중화 인민 꽁화국이라니...

    그런데 인터내쇼날과 중화주의는 무슨 연관이 있으까요?
  • 동사서독 2011/10/01 12:46 #

    예전 송가황조 생각도 나는군요. 그 정도가 좋았다 싶기도 하구요.
  • 藤崎宗原 2011/10/01 13:35 #

    리뷰만 보고 느낀건

    아! 이래서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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