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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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로 다시 보는 ‘바스터즈’ 영화

※ 본 포스팅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09년 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하 ‘바스터즈’)은 수다쟁이 쿠엔틴 타란타노의 작품답게 맛깔스런 대사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스터즈’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을 배경으로 하기에 독일어와 프랑스어,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이탈리어까지 혼재하며 독일어는 지방 억양마저 따진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제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전쟁 영화들은 제작상의 편의와 자막을 읽기 번거로워 하는 미국인 관객 등을 위해 극중에서 유럽인들이 서투른 억양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따지고 보면 비현실적인 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바스터즈’에서 유럽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과감하게 모국어를 사용시키고 미국의 관객들에게는 자막 읽기를 감수하도록 했습니다. 블루레이의 부가 영상 인터뷰에 의하면 타란티노는 유럽인들이 어설픈 영어를 하는 과거의 전쟁 영화들이 이상했다고 밝혔습니다. ‘킬 빌 Vol.1’에서 우마 서먼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어를 구사했을 돌이켜 보면 자막으로 인해 미국 흥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를 위해 사실성에 집착하는 타란티노의 고집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바스터즈’의 주인공이 모국어인 독일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어까지 능통한 한스 란다(크리스토프 왈츠 분)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며 극중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다양한 언어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이를테면 란다가 라파디트(데니스 모노체트 분)와 대화를 나누는 초반부에서 지하실에 쇼샤나(멜라니 로랑 분)의 가족들이 숨겨져 있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영어로 이루어집니다. 영어를 모르는 가족들은 쇼샤나를 제외한 전원이 몰살당합니다. 나치에 원한을 품은 쇼샤나가 자신의 극장에서 나치를 일소할 때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가족들이 영어를 몰라 변을 당했던 4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복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떼들’ 대원 두 사람이 기관총으로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요인들을 몰살하는 장소가 그야말로 ‘로열박스’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합니다.)

제스처도 넓게 보면 언어라 할 수 있는 있는데 나치 군복으로 변장한 영국군인 히콕스(마이클 파스벤더 분)의 정체가 들통 나 우발적인 총격전에 휘말려 ‘개떼들’의 대원들이 전사하는 파국의 원인이 제스처라는 설정은 언어를 중시하는 타란티노의 집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언어의 사실성을 비롯한 디테일에 집착하는 타란티노이지만 정작 역사적 사실은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히틀러와 괴벨스마저 엉성한 작전에 휘말려 처참하게 사망하는 결말은 역사적 사실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3분에 걸친 ‘바스터즈’의 러닝 타임 내에서는 히틀러와 괴벨스의 사망조차 당연하게 보입니다. 역사적 사실마저 무시하는 타란티노의 대담성이 돋보입니다. 영화란 주어진 러닝 타임 안에서만 개연성을 갖추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평범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타란티노는 ‘바스터즈’에서 재확인합니다.

킬 빌 Vol. 1 - 문화적 잡탕, 피칠갑 복수극
킬 빌 Vol. 2 - 복수는 유장한 수다처럼
데쓰 프루프 - 지루한 수다 뒤의 화끈한 카 액션
바스터즈 - 타란티노, ‘발키리’를 조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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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레이로 다시 보는 ‘바스터즈’ | Freedom Developers 2011-09-30 15:51:42 #

    ...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따지고 보면 비현실적인 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바스터즈’에서 유럽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과감하게 모국 이글루스 ‘영화’ 테마 최근글 Posted on September 30, 2011 by acousticlife. This entry was posted in Rss an ... more

덧글

  • dsdt 2011/10/15 03:22 # 삭제

    이분처럼 건조하게 리뷰하는 사람 처음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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