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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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 - 좀비 영화 모티브의 현실적 군상극 영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신작 ‘컨테이젼’은 치명적인 전염병의 창궐과 전파에 따른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묘사합니다. 세계 각지를 배경으로 평범한 군상들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인과관계를 주고받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스티븐 소더버그의 전작 ‘트래픽’이나 그가 제작을 맡았던 ‘시리아나’를 연상시킵니다. 매우 정치적이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소재로 했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스, 조류 독감, 신종 플루 등 최근 유행했던 전염병을 연상시키는 ‘컨테이젼’의 매력은 역시 사실적이며 담담하다는 것입니다. 감염 뒤 며칠 이내에 고열로 사망하는 치명적인 가상의 전염병을 소재로 한 만큼 잔혹한 장면을 전시하며 눈요깃거리로 승부할 수 있지만 유혹을 뿌리치며 차분함을 잃지 않습니다. 뉴스나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파워 블로거가 중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지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손쉬운 전개 방식 대신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전개하는 쉽지 않은 연출 방식을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 스릴러로서 106분의 다소 짧은 러닝 타임 동안 긴장감과 속도감을 유지하는 연출력은 상당합니다. 감염 일차와 더불어 공간적 배경이 되는 도시의 인구수를 표기하는 자막은 고도 자본주의가 첨예화되는 세계화 시대에 전염병 또한 세계화되어 엄청난 사람들이 동시에 희생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부와 WHO와 같은 국제기구조차 신종 전염병의 확산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강도, 약탈, 폭동과 같은 무정부주의적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28일 후’와 ‘나는 전설이다’ 등과 같은 좀비 영화나 ‘더 로드’와 같은 세기말 판타지 영화에서 비현실적으로 묘사된 상황들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사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이 사실적이어야 하는데 호화 캐스팅의 ‘컨테이젼’의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상업적인 극영화의 캐릭터에 비해 현실적인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파워 블로거 앨런(주드 로 분)은 경박하며 금전적 이익에 몰두하면서도 진실에 집착해 음모를 파헤치고 CDC(질병 관리 센터)의 고위 간부 치버(로렌스 피시번 분)는 지인에 고급 정보를 흘리면서도 약자와 부하를 위해 헌신합니다. 평범한 중년 남성 미치(맷 데이먼 분)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빈집에서 총을 훔치며 지나칠 만큼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나름의 윤리적 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중국인 순 펭(친 한 분)은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WHO의 오란테스(마리온 코티아르 분)를 인질로 삼지만 백신을 입수하자 오란테스에게 가장 먼저 접종합니다. 즉 ‘컨테이젼’의 등장인물들은 선인과 악인으로 명확하게 구분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선과 악의 양면적 속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감염 2일차부터 시작해 수개월 간의 상황을 묘사하지만 결말에서는 감염 1일차로 거슬러 올라가 신종 전염병의 발병 근원을 밝히는데 다국적 기업의 개발도상국 환경 파괴가 진정한 근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다국적 기업의 환경 파괴로 인해 최초 감염자가 그 회사의 직원인 미국인 베스(기네스 팰트로 분)가 된다는 설정은 개발도상국에서부터 시작된 질병이 부메랑이 되어 서구 선진국으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은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컨테이젼’이 타깃으로 삼는 비판 대상은 은폐에만 급급한 무능한 정부보다는 다국적 기업과 같은 거대 자본입니다.

오션스 트웰브 - 도둑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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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lakGear 2011/09/25 17:58 #

    정말 명확한 리뷰군요. 감명받았습니다.
  • 4324 2011/10/13 19:09 # 삭제

    머 이런 내용으로 블로그운영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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