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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 - 잊혀진 SF 시리즈의 성공적 부활 영화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과학자 윌(제임스 프랑코 분)은 치매를 이겨내는 백신을 침팬지 ‘밝은 눈’(테리 노타리 분)에게 접종해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지만 ‘밝은 눈’은 난동을 부린 끝에 사살됩니다. 윌은 ‘밝은 눈’이 낳은 시저(앤디 서키스 분)에 애정을 쏟으며 키우지만 지적 능력이 뛰어난 시저는 말썽에 휘말려 윌과 헤어져 시설에 감금됩니다.

1968년 개봉된 SF 걸작 ‘혹성 탈출’ 이래 1973년 작 ‘혹성 탈출 5 최후의 생존자’에 이르기까지 5편의 영화가 제작되어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후속편으로 갈수록 작품성과 흥행 모두 충족시키지 못해 잊혀진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2001년 팀 버튼이 동명의 리메이크를 연출했지만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는데 그치며 ‘혹성 탈출’ 시리즈가 부활할 가능성은 희박했습니다. 하지만 모션 캡처를 비롯한 첨단 특수 효과와 탄탄한 각본에 힘입어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이하 ‘진화의 시작’)이 최근 개봉되었습니다.

‘진화의 시작’의 원제는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입니다. ‘터미네이터 3’의 원제 ‘Terminator 3 : Rise of the Machines’를 연상시키는 제목인데, 미래가 현재 역사의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기본 설정이 ‘혹성 탈출’ 시리즈의 영향을 받았음을 감안하면 ‘진화의 시작’의 원제가 ‘터미네이터 3’와 닮은 것은 흥미롭습니다.

‘종 하극상’을 통해 인류의 배타성을 강조하며 동물 실험 및 학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혹성 탈출’과 ‘진화의 시작’의 주제 의식은 유사합니다. ‘혹성 탈출’에서 인류를 상대로 유인원이 실험을 일삼았던 장면은 ‘진화의 시작’에서 인류가 침팬지를 상대로 실험하는 현실의 모습으로 투영 및 반복됩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인간 못지않은 지능을 지녔으며 언어를 사용하는 유인원의 시조에 해당하는 시저의 이름이 ‘진화의 시작’에서 고스란히 활용된 것과 ‘혹성 탈출’에서 지능을 가진 첫 번째 인류였던 테일러(찰턴 헤스턴 분)가 ‘밝은 눈(Bright Eyes)’라는 별명으로 불린 것처럼 ‘진화의 시작’의 시저의 어머니 역시 ‘밝은 눈(Bright Eyes)’으로 불린 것은 오리지널 시리즈와 ‘진화의 시작’의 연결 고리에 해당합니다.

‘진화의 시작’에서 시저와 함께 수용되었던 암컷 침팬지의 이름 ‘코넬리아(Cornelia)’는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시저의 아버지였던 ‘코넬리우스(Cornelius)’를 연상시킵니다. ‘혹성 탈출’부터 ‘혹성 탈출 3 제3의 인류’까지 코넬리우스를 연기했던 로디 맥도웰이 ‘혹성 탈출 4 노예들의 반란’과 ‘혹성 탈출 5 최후의 생존자’에서 시저로 연기했었음을 감안하면 장차 ‘진화의 시작’의 속편이 제작된다면 시저와 코넬리아는 부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인류를 경멸하면서도 쓸데없는 학살은 피하고자 하는 시저의 성격 또한 오리지널 시리즈와 ‘진화의 시작’이 비슷합니다. ‘혹성 탈출’과 ‘진화의 시작’이 원인은 달라도 결말과 결말 이후의 추가 장면 및 엔드 크레딧을 통해 각각 인류 멸망을 암시한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혹성 탈출’이 냉전과 핵전쟁에 대한 공포를 주제로 했다면 그로부터 41년 만에 제작된 속편 ‘진화의 시작’은 치매와 전 세계적 전염병에 대한 공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AIDS도 어느 정도 극복되어 과거처럼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아직껏 정복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치매와 사스 및 신종 플루와 같은 전 세계적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진화의 시작’을 채웁니다. 최근 전 세계적 전염병은 좀비 영화를 통해 은유되곤 하는데 ‘진화의 시작’ 역시 바이러스의 전파와 원숭이 떼의 습격은 ‘28일 후’와 같은 좀비 영화의 요소를 활용했습니다.

설정도 ‘진화의 시작’이 오리지널 시리즈를 완벽하게 계승한 것은 아닙니다. 애당초 시저의 출생 배경부터 다릅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시저는 미래에서 현재로 온 코넬리우스와 지이라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진화의 시작’의 시저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며 어머니는 지이라가 아닌 ‘밝은 눈’입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시저의 이름의 유래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진화의 시작’에서는 윌의 아버지 찰스(존 리스고우 분)가 심취한 고전에서 유래된 것으로 묘사됩니다.

전술한 바와 같은 설정 상의 차이를 감안하면 ‘진화의 시작’은 ‘혹성 탈출’의 프리퀄이라기 보다 ‘혹성 탈출’을 포함한 다섯 편의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리부트 혹은 패럴럴 월드로 보는 편이 타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시저의 탄생과 유인원의 세력 규합과 봉기는 이미 ‘혹성 탈출 3 제3의 인류’와 ‘혹성 탈출 4 노예들의 반란’에서 ‘진화의 시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묘사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진화의 시작’은 활동 반경이 매우 넓은 유인원을 주역으로 설정해 CG와 현란한 카메라 워킹을 활용한 역동적인 액션이 매력적이지만 사실 액션의 강도나 스케일은 그다지 강렬한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죄수가 교도소에서 동료 죄수들을 규합해 봉기하는 감옥 영화의 클리셰를 활용해 차곡차곡 개연성을 쌓아 ‘정말로 인간이 유인원에 패배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설득력을 확보하는 속도감 넘치는 서사야말로 매력적입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분장이 자아내는 아날로그적 매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CG를 활용한 유인원의 풍부한 표정과 몸짓은 관객의 감정 이입을 유도합니다. ‘반지의 제왕’ 삼부작의 골룸과 ‘킹콩’의 타이틀 롤을 통해 모션 캡처 연기력을 검증받은 앤디 서키스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진화의 시작’의 클라이맥스에서 금문교 교각에 올라가는 유인원들의 행동은 ‘킹콩’의 클라이맥스에서 앤디 서키스가 분한 킹콩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최정상에 올라가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킹콩’과 ‘진화의 시작’ 모두 웨타가 참여한 작품이니 의도적인 오마쥬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진화의 시작’은 속편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습니다. 아직 유인원 중에서 언어를 익힌 것은 시저밖에 없으며 바이러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인류를 진화를 통해 문명을 발달시킬 유인원이 넘어서며 지구를 정복하는 과정을 묘사할 속편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잊혀진 시리즈를 부활시키고 속편을 노골적으로 암시하면서도 별개의 영화로서 완결성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진화의 시작’은 성공적입니다.

혹성 탈출 - ‘종 하극상’ 통해 인류 풍자한 SF 걸작
혹성 탈출 2 - 지하 도시의 음모
혹성 탈출 3 - 제3의 인류
혹성 탈출 4 - 노예들의 반란
혹성 탈출 5 - 최후의 생존자

혹성 탈출 - 주제 선택부터 실패한 리메이크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제너럴마스터 2011/08/18 16:21 #

    영화중간에 화성에 우주선이 쏘아졌고 화성탐사대가 우주미아가 됐다고 하는데 이걸보면 분명히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이 높겠더군요.
  • 비맞는고양이 2011/08/18 19:01 #

    오! 별생각 없었는데 복선이군요...!!!
  • 식용달팽이 2011/08/19 01:18 #

    충분히 자 만들어진 영화라고 봅니다. 사실 오리지널 시리즈가 완결된 뒤에 태어나2001년판을 먼저 보고 오리지널 시리즈를찾아보게 된 케이스입니다만,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이 오히려 두근거리게 만들 정도입니다.
  • 잠본이 2011/08/19 12:40 #

    아쉬운 건 코넬리아가 잠깐 나온거 빼고는 거의 비중이 없어서... 실험실에 끌려간건지 시저일당하고 같이 행동한건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긴 실험실에 갔어도 그 사이에 죽지 않았으면 나중에 합류하게 될테니 별로 중요한건 아닌데 OTL)

    올해 본 장르영화중에선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 못난이따후 2011/08/20 01:51 # 삭제

    정말 잘봤습니다 저랑 같은 시각에서 보셨내요.

    덕분에 저는 글을 쓰면 않될것 같습니다 내용이 같으니까요 ^^;;

    전 이 영화가 혹성탈출이 아니었으면 나름 괜찬은 영화라고 생각했겠습니다만 혹성탈출의 후속 작이라고 나온 이유 때문에

    원작의 핵전쟁 반대라는 배경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어서 그냥 돈 벌기 위해서 재목만 따온게 아닌가 해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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