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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 ‘종 하극상’ 통해 인류 풍자한 SF 걸작 영화

우주비행사 테일러(찰턴 헤스턴 분)와 부하들은 장기간의 비행 끝에 이름모를 행성에 불시착합니다. 사막을 횡단해 숲에 닿은 테일러 일행은 원숭이들이 미개한 인간을 사냥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습니다. 테일러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원숭이 지이라(킴 헌터 분)와 코넬리우스(로디 맥도웰 분)의 도움으로 보수적인 자이우스(모리스 에반스 분)에 맞섭니다.

피에르 불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1968년 영화화된 ‘혹성 탈출’은 이후 4편의 후속작을 비롯해 최신작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까지 6편의 영화를 탄생시킨 SF 걸작입니다. 현재 인류 사회와 동떨어진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설정해 인간을 풍자하는 것이 SF의 장르적 성격임을 감안하면 ‘혹성 탈출’은 그야말로 SF의 교과서적인 영화입니다.

‘혹성 탈출’의 근간은 인간과 원숭이의 전복된 관계, 즉 ‘종 하극상’입니다. 인간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해 우월한 종이라는 상식과 인간이 원숭이를 구경거리나 하등 동물 취급하는 현실과 달리 ‘혹성 탈출’의 세계관은 인간에게는 언어와 문명이 없으나 원숭이는 갖추고 있기에 원숭이가 인간을 구경거리와 사냥감으로 삼습니다. 만물의 영장이자 생태계에서 가장 우월한 종이라 자부하는 인간의 자존심을 비웃는 잔혹 우화입니다.

새로운 행성을 발견, 개척했음을 선언하며 소형 성조기를 꽂는 행위는 테일러의 커다란 냉소를 사는데, 이 장면은 그로부터 1년 뒤인 1969년 아폴로 11호의 승무원들이 달에 착륙해 성조기를 꽂는 행위를 예견한 듯합니다. 우주 개발에 대한 열망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미국의 맹렬한 영토욕을 동시에 반영한 흥미로운 장면입니다.

인류 사회를 혐오해 우주 비행을 자원한 주인공 테일러의 냉소적 분위기가 영화 전반을 좌우하기에 블랙 코미디의 성격도 강합니다. 지이라와 테일러의 키스 신은 종의 경계를 넘어선 기괴한 장면입니다. 원숭이 지이라가 걸출한 대배우 찰턴 헤스턴이 분한 테일러에게 ‘너무 못 생겼다’고 말하는 대사는 극히 역설적이어서 웃음을 유발합니다. 둘의 키스를 바라보는 코넬리우스와 노바의 놀란 표정은 ‘혹성 탈출’의 4각 관계 로맨틱 코미디 혹은 치정극의 성격을 입증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해 지구를 떠나온 냉소적인 테일러가 언어를 몰라 의사소통이 어려운 노바에게 집착하는 것은 역설적입니다. 중년의 테일러가 어린 원숭이 루시우스(루 와그너 분)에게 ‘서른 살 이상 나이 먹은 사람의 말을 믿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입니다.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 회의와 더불어 인류 문명을 송두리째 잿더미로 돌변시킬 수 있는 냉전과 핵무기에 대한 당시의 공포도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혹성 탈출’의 핵심은 액션이나 특수 효과가 아니라 대사에 있는데 테일러와 자이우스의 논쟁은 주제 의식을 압축합니다. 자이우스의 종반 대사는 전쟁 욕구에 불타는 인간을 직설적으로 비판합니다. 영화사 사상 최고의 반전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결말은 ‘혹성 탈출’을 걸작의 반열에 올린 원천이자 반전 의식의 강렬한 발로입니다. SF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막대한 물량 공세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참신한 발상임을 입증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원숭이 사회 역시 현재의 인간 사회와 동일한 과오를 범한다는 것입니다. 자이우스로 대표되는 구세대와 지이라로 대표되는 신세대는 세대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압축합니다.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발견을 은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자이우스의 대처는 인류 사회의 기득권의 대처 방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에 형성된 규범을 신성시하고 수많은 금기에 얽매이는 원숭이 사회는 편협한 중세적 고정관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인류 사회를 풍자하는 것입니다.

액션과 특수 효과는 그다지 인상적인 것은 아니나 배우들의 원숭이 분장은 경이롭습니다. 사실적인 분장이 아니었다면 ‘혹성 탈출’은 냉소적인 주제가 관객들에게 심각하게 제시되는 작품이 아니라 어설픈 분장의 우스꽝스러운 B급 SF 영화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원숭이 분장을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미장센도 인상적입니다. 거대하고 황량한 자연 속에서 작은 점처럼 등장인물들을 비추는 것은 불길한 결말을 암시하는 배경 음악과 더불어 인간이 우주와 자연 앞에서 미미한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테일러를 두고 대립하는 자이우스와 지이라 및 코넬레우스 사이에 위치한 거대한 기둥은 세대 및 보혁 간의 갈등을 상징합니다.

혹성 탈출 2 - 지하 도시의 음모
혹성 탈출 3 - 제3의 인류
혹성 탈출 4 - 노예들의 반란
혹성 탈출 5 - 최후의 생존자

혹성 탈출 - 주제 선택부터 실패한 리메이크

http://twitter.com/tominodijeh


덧글

  • 네리아리 2011/08/13 11:34 #

    마지막 엔딩이 뒷통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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