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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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 불친절하다 관습적으로 흐르는 스릴러 영화

가급적 스포일러를 배제하였으나 혹시 포스팅 중에 포함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시감을 바탕으로 한 스릴러 ‘썸’은 ‘접속’과 ‘텔 미 썸딩’의 장윤현 감독의 5년만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그동안 감독보다는 제작자로 더 많이 활동하며 경력을 쌓아온 장윤현이지만 사실 제작자로 큰 재미를 본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표절 논란이 있었던 ‘접속’이나 한석규와 심은하를 캐스팅해 화제가 되었던, 불친절한 스릴러 ‘텔 미 썸딩’은 개인적인 호오를 떠나 다소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접속’은 ‘최고의 영화, 최악의 영화’에서 제가 꼽은 바 있습니다만 그것은 순전히 영화에 얽힌 기억과 제 취향 때문이지 작품성을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썸’은 초반부는 불친절하고 후반부는 관습적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는데 20대 초반의 여자 한명은 나가면서 자기 친구에게 ‘너무 뻔해.’라더군요.

한국 영화가 침체기를 면하지 못했던 시절, 가장 취약했던 장르는 스릴러였습니다. 시나리오로 승부를 걸어야하는 장르적 특성 상 제대로 된 시나리오 작가가 없다면 매끈한 스릴러는 나오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액션 영화든 호러 영화든 간에 그 기본적인 구조는 스릴러를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스릴러를 만들 수 없다면 액션 영화나 호러 영화를 제작해봤자 김빠진 맥주 밖에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스릴러의 불모지였던 한국 영화계에도 작년에만 ‘올드 보이’나 ‘살인의 추억’ 같은 걸작이 있었으니 이제는 우리도 남부러울 게 없습니다. (일본에서 열렸던 ‘살인의 추억’ 시사회에 참가했던 일본 평론가 중 한 명은 한국의 형사물이라는 설명만 듣고 ‘춤추는 대수사선’ 쯤으로 예상했다가 리얼한 작품의 분위기와 숨막힐 것 같은 내러티브에 압도당해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할 만큼 한국 영화계에도 이제는 훌륭한 스릴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썸’은 아쉽게도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작품입니다.

최민식과 유지태의 ‘올드 보이’나 송강호와 김상경의 ‘살인의 추억’에 비하면 고수와 송지효가 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캐스팅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매끈한 마스크의 고수와 보이시한 얼굴과 가녀린 몸매가 언밸런스한 조화를 이룬 송지효는 신선했으니까요. 하지만 기시감에 기댄 스릴러가 그 기시감의 실체가 무엇인지조차 밝히지 못한 채 끝난 것을 보면 ‘썸’의 한계는 명백해집니다. 기시감의 이외의 제대로 된 단서도 없이 영매를 방불케하는 여자 증인의 입만 쳐다보는 형사는 불쌍합니다. 보통 스릴러는 영화화될 경우 여러 명의 작가가 달겨들어 수없이 가다듬는 것이 보통인데 엔드 크레딧을 보니 각본은 여성 작가 한 명이 혼자 쓴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물론 감독이나 다른 스탭들이 시나리오를 손보는 과정에 당연히 참여했겠습니다만 여성 작가 혼자 쓰기에는 다소 버거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자극적이고 하드 보일드한 전개를 원했는데 맹숭맹숭했던 것은 여성의 시각에서 본 스릴러여서 그랬던 것일까요. 그래도 서울의 도시적인 이미지를 스릴러의 공간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TV화면으로 보는 것보다는 극장에서 보는 편이 그나마 나았던 영화였습니다.

덧글

  • dana 2004/10/24 05:08 #

    텔미썸딩이나 썸이 장윤현 감독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었어요...이젠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 아마란스 2004/10/24 13:03 #

    방금 보고 왔습니다.
    ...뭐랄까...ABC 라는 일반적인 스릴러의 과정에서 A 를 빼버리고 BCD 로 나가는 느낌...
    ...국내영화 특유의 날림편집이 이룩한 쾌거인지, 의도적으로 그런건지는...

    스토리의 전체적인 흐름이 조금 진부하니까...
    아마도 이 영화에서 진정 스릴러라 할 수 있는 묘미는 미래를 볼 수 있으면서도 어떻게 변화할지가 궁금한 데자뷰 현상뿐일텐데...
    ...어째 영...
  • 디제 2004/10/24 19:07 #

    dana님/ 장윤현 본인은 상당히 치밀한 영화를 지향하는 것 같지만 그러기에는 능력부족 아닐까요.
    아마란스님/ 날림편집이라기 보다는 기시감에 의존하는 시나리오 자체의 한계로 보입니다.
  • fraise 2004/10/29 11:23 #

    트랙백보고 건너왔습니다.^-^a
    저의 초보적인-_- 감상문[;]이 부끄러운걸요?ㅎㅎ

    정말이지 "기시감"[전 데쟈뷰라칭했지만;]이 메인소재인 양
    시작하더니 결국 나중에는 흐지부지 되버리는.-_-;
    [범인을 색출하기위한 요소로만 쓰이고는 갑자기 스릴러에서 로맨스가 되버리더군요.ㅡㅡ;]
    핀트가 살짝씩 어긋나서 결국은 "식상한"결론이 나버리는게
    참 안타까웠습니다.-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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