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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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 고유 색깔 상실한 대만 영화 영화

학창 시절 공부 벌레였던 두얼(계륜미 분)과 공부를 싫어해 해외여행을 다닌 창얼(임진희 분) 자매는 카페를 개업합니다. 두얼은 커피와 디저트 맛으로 손님을 끌고 싶어 하지만 엉뚱하게도 창얼의 즉흥적인 물물 교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해 카페는 유명해집니다.

샤오 야첸 감독의 2010년 작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20대 자매가 카페를 통해 성장하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원제 ‘Taipei Exchanges’는 두얼과 창얼의 물물 교환 카페를 의미하지만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자매가 카페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하며 두 사람의 성격이 서로 바뀐다는 의도의 작명으로 보입니다. 내성적인 두얼은 자신의 틀을 벗어나 아직 시도하지 못한 해외여행을 꿈꾸며, 반대로 외향적이며 철없는 창얼은 돈을 벌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뒤바뀝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포스팅에서 계륜미가 오연수를 닮았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창얼 역의 임진희는 90년대 탤런트 이본을 떠올리게 합니다.)

두 주인공의 성격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인생은 다른 사람과 둥글게 어울려 지내는 것’이라는 주제의식을 지닌 영화입니다. 하지만 내레이션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속내를 전달하는 손쉬운 스토리 텔링 방식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합니다. 내레이션을 배제하고 등장인물의 표정 연기와 대사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주제를 전달했다면 보다 세련되고 깊이 있는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일반인의 인터뷰를 삽입한 것도 서사의 흐름을 끊어 산만합니다. 허구에 근거한 상업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물려는 의도인지 알 수 없으나 러닝 타임(82분)이 지나치게 짧아질까봐 억지스럽게 삽입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지고 보면 현실성도 의심스럽습니다. 카페의 존립 근거가 되는 물물 교환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어떤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물질적인 것만 교환이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노래나 이야기와 같은 무형적인 것과도 물질적인 것이 교환 가능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두얼과 창얼 자매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분이 더욱 중요한 기준으로 보입니다. 극중에서 두얼이 과거 뚱뚱하고 여드름 투성이였다고 하는데 계륜미의 미모를 보면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두얼의 상대역인 췬칭 역의 장한은 계륜미의 이미지와도 어울리지 않아 괴리감이 상당합니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배경과 등장인물을 도쿄와 일본인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일본어 대사와 일본 노래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동일한 맥락입니다. 제작자 허우 샤오시엔이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일본에서 아사노 타다노부를 기용해 ‘카페 뤼미에르’를 연출한 인연을 감안하면 당연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취향의 일본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듯 화면이 예쁘고 가볍게 즐길 만한 영화를 연출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으나 많은 편수가 제작되지 않는 대만 영화가 고유의 색깔을 상실한 것은 아쉽습니다. 창얼이 자매의 살아온 이야기를 스튜어디스에게 술회하는 장면은 과거 프랑스 영화를, 두얼과 관련된 결말은 왕가위의 ‘중경삼림’을 연상시킵니다. 이것저것 짜깁기한 결과물인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가 실제로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타이페이 시가지의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냈다는데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

영화 본편과는 무관하지만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가 개봉 중인 스폰지하우스의 관람 환경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야각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관람객이 조금만 많아도 앞 사람의 머리로 인해 스크린이 가려 보이지 않아 매우 불편합니다. 팝콘 판매나 광고 수익에 의존하지 않는 작은 극장들이 최근 멀티플렉스에 밀려 하나둘씩 사라지는 추세는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관람료를 지불하고도 기본적인 관람 환경이 불편하다면 작은 극장으로 향하는 발길은 줄어들고 동일한 영화가 배급된 쾌적한 멀티플렉스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4년 전 ‘스스로 왕따 시키는 작은 극장들의 폐쇄적 운영’에서도 지적한 바 있는 인터넷 카페 게시판 위주의 폐쇄적인 운영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의명분을 위해 동일한 비용을 부담하고 스크린으로의 시야각조차 확보하지 못한 근본적인 한계를 내포한 극장을 계속 찾아야하는지 의문입니다.


덧글

  • 환유 2011/07/15 16:13 # 삭제

    저는 중간에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인터뷰가 들어간 것도 나름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묻는 듯한 느낌이라 신선하기도 했었고요. ^^
    3인칭에서 보는 관점도 조금은 색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디제님은 그 부분을 지적하셨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걸고 갈게요.

    아참.. 그리고 저도 영화 보는 내내 두얼이 누굴 닮았는지 생각했는데..맞아요! 오연수씨 닮으셨군요.. ^^
  • dyanos 2011/07/18 22:15 # 삭제

    제가 영화를 잘못본듯하지만 일단 제가 봤을때난 일본에 대한 비중이 큰지 않은것같은데요?? 중간에 책을 얻고 싶어하는 일본인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
  • dyanos 2011/07/18 22:16 # 삭제

    중간에 난이 아니라 는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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