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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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프로야구 필자, 전 스포츠조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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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에이트 - ‘E.T.’에 바치는 열렬한 오마쥬 영화

※ 본 포스팅은 ‘슈퍼 에이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사고로 어머니를 여읜 중학생 소년 조(조엘 코트니 분)는 절친한 친구 찰스(라일리 그리피스 분), 평소 짝사랑하던 소녀 루이스(엘 패닝 분)와 함께 좀비 영화를 촬영하다 공군 수송 열차의 충돌 탈선 사고를 목격합니다. 이후 조의 마을에는 정체불명의 괴물이 출현해 기이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고 J.J. 에이브람스가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슈퍼 에이트’는 두 감독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SF 영화입니다. 1980년대를 코앞에 둔 1979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한 외계인 영화로 ‘미지와의 조우’와 ‘E.T.’에 대한 오마쥬로 가득합니다. 한 부모 가정의 외로운 소년 소녀, 자전거, 모험을 통해 확인되는 친구들 간의 진한 우정, 정부(군)의 음모, 격리되는 작은 마을, 어둠 속의 빛, 회중전등, 외계인과의 교감, 떠나는 UFO의 환상적인 비주얼,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의 화해라는 가족 영화의 요소 등은 ‘미지와의 조우’와 오프닝을 장식하는 스필버그 소유의 영화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의 로고를 장식하는 ‘E.T.’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도록 합니다. (하지만 ‘슈퍼 에이트’의 두 주인공의 아버지가 강렬한 부성애를 바탕으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은 부모의 역할이 미미했던 ‘E.T.’와는 차별화됩니다.) ‘미지와의 조우’와 ‘E.T.’는 각각 1977년과 1982년에 개봉되었는데, ‘슈퍼 에이트’가 두 작품이 개봉된 시기의 중간 지점인 1979년을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상당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대마초에 찌든 장발의 젊은 사내, 갓 등장한 소니의 워크맨, 디스코 음악 등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합니다.

어설픈 영화를 제작하면서도 특수 효과 연출에 여념이 없는 소년들의 모습은 스필버그의 어린 시절을 빼닮았습니다. 이처럼 스필버그의 색채가 강한 것은 제작자인 스필버그의 입김이 강했다기보다 J.J. 에이브람스의 스필버그에 대한 진한 존경심이 발휘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스필버그의 절친한 친구인 조지 루카스의 창조물이자 상업적으로 가장 위대한 성공을 거둔 SF 영화 ‘스타워즈’의 포스터와 작품 속에 등장하는 타이 파이터의 모형이 주인공 조의 방에 소품으로 배치된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J.J 에이브람스가 제작을 맡았던 ‘클로버필드’를 연상시킵니다. 관객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중하고 있는 괴물(외계인)의 정체를 러닝 타임의 3/4이 지나갈 무렵에야 처음으로 제시하며 꽁꽁 숨겨두는 점, 괴물은 맥거핀에 불과하며 중요한 것은 재난으로 인해 맺어지는 사랑과 등장인물간의 관계라는 점, 그리고 괴물의 외양과 영화 속 영화 역할을 하는 소품인 무비 카메라까지 ‘클로버필드’의 요소들을 계승했습니다.

‘슈퍼 에이트’라는 제목만 놓고 보면 마치 여덟 명의 초능력자가 등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극중에서 소년들이 영화를 촬영할 때 사용하는 슈퍼 8mm 카메라를 의미해 제목과 작품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는 점 역시 ‘클로버필드’와 닮았습니다. 엔드 크레딧과 함께 등장하는 단편 영화 ‘사건’은 찰스와 조를 비롯한 소년들이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귀엽게 제시함과 동시에 제목 ‘슈퍼 에이트’의 의미를 환기시킵니다.

로스웰 사건을 연상시키는 예고편에 매료되어 본격적인 외계인 SF 영화나 괴물이 등장하는 호러 영화를 기대했다면 ‘슈퍼 에이트’는 대단원 직전에야 괴물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단지 떡밥만을 앞세운 알맹이 없는 영화로 수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초반부의 열차 탈선 사고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사운드에 비하면 중반부 이후에는 깜짝 놀라게 하는 호러 영화와 같은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스케일이나 특수 효과가 인상적인 것은 아닙니다. 좀비 영화를 촬영할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한 10대들이 정작 외계인의 존재를 예상하지 않았다는 서사도 어색합니다. 하지만 전술한 스필버그와 J.J. 에이브람스의 요소와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슈퍼 에이트’는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각기 독특한 서브 컬처 취미로 무장한 소년들의 개성이 인상적입니다. 드라이 브러시가 극중 대사로 삽입될 정도로 피겨와 철도 모형 제작에 열중하는 조, 영화에 탐닉하는 찰스, 그리고 폭발물에 광적으로 집착하며 무기에 빠삭한 캐리(이안 리 분)까지 개성이 뚜렷해 10대 시절 비슷한 취미에 빠졌을 법한 성인 남성 관객의 강한 향수를 자극합니다. 유일한 히로인 루이스 역의 엘르 패닝은 언니 다코타 패닝과는 차별화되는 차갑고 성숙한 매력을 과시합니다.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사춘기 10대들의 미묘한 심리를 ‘슈퍼 에이트’는 적절히 묘사합니다.

10대 중반의 청소년들이 영화를, 그것도 B급 장르로 구분되는 좀비 영화와 재난 영화의 성격을 갖춘 습작 영화를 촬영하는 와중에 일대 사건을 체험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점에서 독특한 청춘 영화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슈퍼 에이트’는 스필버그와 J.J. 에이브람스의 B급 영화에 대한 애정 고백이자 무한한 헌사이기도 합니다.

스타 트렉 더 비기닝 - 정통 SF 서사극의 화려한 부활


덧글

  • 킥소식 2011/09/13 14:08 #

    9월30일까지 블로그페쇄 조치합니다.

    이유는: 카테고리 : 일상의 단상
    영화 펌질 블로그,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기억이 날거야.....

    거짓말인지 두고보면 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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