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바담 감독의 1982년 작 ‘블루 썬더’는 시대를 풍미한 헬기 액션 영화입니다. 파일럿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기수의 기관총 등은 개봉 당시 엄청난 화제가 되었지만 30여 년이 지난 현재의 관점에서 ‘블루 썬더’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은 그다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프닝 자막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영화 속 첨단 기술이 모두 실현되었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블루 썬더’는 선구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영화입니다.
영화가 강조하는 첨단 기술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니 헬기가 F16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장면을 비롯한 전투 장면 역시 현시점에서 그다지 강렬한 것은 아닙니다. 블루 썬더의 성능을 부각시키고 전투를 벌이는 장면 이외의 서사를 담당한 스릴러로서의 얼개 또한 헐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사에서도 언급되는 1984 LA 올림픽과 같은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블루 썬더’는 1980년대 액션 영화 특유의 정겨움과 담백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푸른 금속성의 날렵한 헬기가 일반 시민이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대도시의 마천루 사이를 누비며 아기자기한 시가전을 벌이는 것 또한 이후 무수한 액션 영화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입니다. 1984년 미국에서 제작되어 국내에도 MBC TV를 통해 심야 방영된 드라마 ‘에어울프’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에어울프’의 국내 방영 당시 에어울프와 ‘전격 Z작전’의 키트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와 같은 정답 없는 토론에 매달렸지만, 블루 썬더와 에어울프가 실제로 맞대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도 못지않게 궁금해 했던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습니다. 영상의 관점에서만 비교하면 장애물 없는 상공에서 뱅크 장면을 활용해 매 편마다 엇비슷한 방식의 전투를 반복하던 TV 드라마 ‘에어울프’의 전투 장면에 비해 LA 시가지를 배경으로 한 오락 영화로 극장에서 개봉된 ‘블루 썬더’의 전투 장면이 보다 인상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2008년 2월 10일 75세의 일기로 사망한 예리한 매력의 로이 샤이더와 ‘시계 태엽 오렌지’와 유사한 광기 어린 캐릭터로 분한 말콤 맥도웰의 연기 대결 또한 매력적입니다.
국내에 정식 발매된 ‘블루 썬더’의 블루레이의 한글 자막에서는 코크란을 ‘콜로넬’로 번역했는데, 이는 ‘대령’을 의미하는 ‘Colonel’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발음이 ‘콜로넬’보다 ‘커넬’에 가까우니 완전한 오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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