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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3월 23일 LG:SK 시범경기 - LG, 실책 파고드는 뒷심 생겼다 야구

시범 경기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LG의 변화 중 두드러진 것이 스몰 볼에서 빅 볼로의 변모입니다. 박종훈 감독이 희생 번트보다 치고 달리기와 도루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며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수들 역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야구가 필수적인데, 최근 경기에서는 실점 직후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거나 상대 실책을 파고들어 득점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LG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스스로 파악하여 상황에 걸맞은 플레이를 시도한다는 의미입니다.

어제 SK와의 경기에서 8:6으로 뒤지던 9회초 SK 1루수 최동수의 실책을 틈타 역전승으로 이끌었던 것처럼, 오늘 경기에서도 3:1로 뒤지던 9회초 1사 후 대타 윤상균의 타구를 처리하던 중견수 김강민의 실책을 파고들어 김태완의 2점 홈런으로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9회말 재역전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패했지만 상대 실책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틀 연속 9회초 동점 혹은 역전을 만드는 모습에서 LG가 강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인 것입니다.

LG가 9회말 동점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투수진의 호투에 있습니다. 선발 주키치가 1이닝만에 2실점하며 조기 강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4명의 중간 투수들은 SK 타선을 상대로 7.1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아내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LG는 준수한 타선을 보유하고도 허약한 투수진으로 인해 계산이 서지 않는, 즉 예측이 불가능한 야구를 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오늘 경기처럼 중간 계투진이 선발 투수의 강판 이후에도 호투해준다면 종반 역전극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며 LG의 순위도 달라질 것입니다.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인 임찬규는 LG 입단 후 TV 생중계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아직 구속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지만 힘이 느껴지는 낮은 직구를 바탕으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며 5타자를 상대로 21구밖에 던지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LG에서 신인 투수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마운드가 취약한 팀 사정상 약간의 가능성만 보이면 필승 계투조에 편성되어 박빙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하다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찬규만큼은, 선배 투수들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 부담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프로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으며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는 LG가 마운드의 안정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마무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김선규의 9회말 2사 후 투구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결과적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과정이 불만스러웠기 때문입니다. 9회초 극적으로 동점이 된 후 9회말에 다시 등판해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도 2사 후 김강민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9회초 LG의 동점이 김강민의 실책에서 비롯되었음을 감안하면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은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로 바싹 독이 올라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의욕이 앞서는 김강민에게 좋은 공을 주며 스트라이크로 승부하기보다 볼로 승부해 범타를 유도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생각하는 야구’가 김선규 - 윤상균 배터리에게는 부족했던 것입니다. 시범경기를 통해 LG의 마무리로는 김광수가, 주전 포수로는 조인성이, 백업 포수로는 심광호가 굳어지는 가운데, 김선규 - 윤상균 배터리의 끝내기 안타 허용은 더욱 아쉬움을 남깁니다. 김선규는 마무리 투수가 되지 못해도 필승 계투조에 편성되어 1군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지만 윤상균은 백업 포수보다 우타 대타 요원으로서 가치가 높지 않기에 자칫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부치기에 돌입했다면 발 빠른 서동욱과 이대형을 각각 2루와 1루에 내보낸 뒤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박경수에게 희생 번트나 치고 달리기를 지시하고 정의윤, 박용택, 이진영의 중심 타선이 타점을 올리는 흥미진진한 장면을 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밖에 개막 열흘을 앞두고 근육통으로 조기 강판된 주키치, 수비로 나온 4경기 연속 실책을 범한 오지환, 그리고 1회초부터 4이닝 동안 득점은커녕 단 한 개의 안타도 빼앗지 못하며 여전히 전병두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 LG 타선은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덧글

  • dukejin 2011/03/23 19:10 #

    과연... 엘쥐 타자들은 좌투수 공은 언제쯤 잘 칠 수 있을까요...
  • Dread-King 2011/03/23 21:11 #

    지환아!!!!!!!!!!!!!!!!!!!!!!!!!!! 제발 쫌 !!!!!을 계속 외치게 만드네요ㅠㅠㅠ
    그나저나 엘지가 조금 변했네요,, 뭔가 정~~~~말 예전의 집요함이 드디어 생긴듯
  • 정원 2011/03/23 21:54 #

    그러니 올해는 엘지가 우승합니다.
  • 한빈翰彬 2011/03/23 22:07 #

    바람직합니다. 승패에 주목하지 않고 동점을 만드는 과정을 주목하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이건 기존의 추격쥐 패턴과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구르마발통 2011/03/24 15:03 #

    임찬규 씩씩하고 다부지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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