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환상의 그대 - 탈출구 없는 사랑의 진퇴양난 영화

우디 앨런의 2010년 작 ‘환상의 그대’는 알피(안소니 홉킨스 분)와 헬레나(젬마 존스 분)의 셰브리치 부부와 외동딸 샐리(나오미 왓츠 분)의 그의 남편 로이(조쉬 브롤린 분) 부부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배우자 대신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전술한 두 부부 뿐만 아니라 샐리의 직장 상사 그렉(안토니오 반데라스 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부들, 심지어 결혼을 약속한 로이의 맞은편에 사는 디아(프레이다 핀토)조차 새로운 연인을 만나 결혼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으니 이전보다 행복해지라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설처럼 헤어진 배우자를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떠난 배우자가 쉽게 돌아올 리 없으며 새로운 연인을 정리하는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환상의 그대’는 사랑의 진퇴양난에 빠진 성인남녀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지만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했을 법하기에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지적이며 합리적인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유일하게 사랑을 이루는 이가 점성술을 신봉하는 헬레나라는 점은 매우 역설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디 앨런이 나이가 들어 변화한 것일 수도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의 원제(‘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를 언급하는 등장인물이 헬레나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헬레나가 언급한 ‘A Tall Dark Stranger’, 즉 국내 개봉명 ‘환상의 그대’의 실체는 ‘A Tall Dark Stranger’도, ‘환상의 그대’도 아니라는 점에서 사랑은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는 반어적 결론에 도달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느덧 76세에 도달한 우디 앨런이 과거와 같은 강력한 폭소탄을 터뜨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자신과 비슷한 노년의 등장인물들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압도적인 양의 수다를 동원하는 것은 여전하면서도 이를 통해 점층적으로 큰 웃음을 자아내도록 하는 장면은 그렉이 헬레나의 술잔을 빼앗아 내던지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환상의 그대’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우디 앨런의 신작들은 반가우며 소소한 웃음을 짓게 하는 능력은 여전하지만 힘이 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알피가 매춘부 샤메인(루시 펀치 분)과 결혼해 아들을 갈망하는 것은, 미라 소르비노가 매춘부로 등장했던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변주곡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금발의 글래머 여성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의 묘사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니발 렉터 박사로 카리스마를 과시했던 안소니 홉킨스가 이 빠진 물주 노인네가 된 것이나, 청춘스타였으나 중년이 되어 헐리우드에서 더욱 각광받는 조쉬 브롤린이 결정적인 장면에서 불룩한 아랫배를 내밀며 거리로 뛰쳐나와 초라함을 가중시키는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애니씽 엘스 - 사는 게 다 그렇지
헐리우드 엔딩 - 작가주의를 향한 우디 앨런의 일침
스쿠프 - 우디 앨런, 죽음을 의식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