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아주 특별한 손님 - 한효주의 기묘한 하룻밤 영화

이윤기 감독의 2007년 작 ‘아주 특별한 손님’은 일면식도 없는 사내들의 권유에 의해 죽음을 목전에 둔 중년남의 딸 노릇을 대신하는 20대 중반 여성의 하룻밤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아주 특별한 손님’은 오프닝부터 기묘한데, 주인공 보경(한효주 분)의 실체와 그녀가 갑작스레 맞이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일체의 사전 정보 제시 없이 다짜고짜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10년 전 가출한 명은과 닮았다는 이유로 기용(김영민 분)이 보경에게 하룻밤 딸 행세를 해달라는 것부터 부조리한 상황인데, 보경이라는 진짜 이름을 비롯한 그녀의 실체에 설명이 완전히 배제되기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보경이 명은일지도 모른다는 추측과 함께 후반부에 밝혀지기 전까지 과연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며 지켜보게 됩니다.

명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농촌 소읍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딸을 대신할 보경을 맞아들이는 상황도 기묘합니다.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군상들이 조명된다는 점에서 임권택의 ‘축제’를 연상시키는데, 상황은 기묘하지만 역설적으로 등장인물들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보경이 주인공이자 관찰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명은 아버지의 주변 사람들이 묘사되는데, 일상적인 대사 덕분에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면서 지호 아버지(최일화 분)나 명은 삼촌(김중기 분) 등의 조연이 주는 재미와 웃음이 매력적입니다. 원작은 일본 소설이지만 등장인물과 상황을 한국적으로 각색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인위적인 조명과 배경 음악 삽입을 자제한 것도 부조리한 서사를 지닌 영화를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합니다.

‘아주 특별한 손님’은 ‘여자, 정혜’와 ‘멋진 하루’의 가교 역할을 수행합니다. ‘여자, 정혜’의 주인공 정혜(김지수 분)가 과거의 상처로 인해 자신의 틀 안에 갇혀 사는 여성이라면, ‘멋진 하루’의 주인공 희수(전도연 분)는 옛 남자를 제 발로 찾아나서는 능동적인 여성입니다. 대척점에 선 정혜와 희수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것이, 타의에 의해서이지만 여행에 나서 자신의 틀을 깨는 보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은을 위해 구입해둔 양말을 보경이 착용하는 장면은, 자발적으로 딸 노릇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며, 명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다시 양말을 벗는 것은 원래의 보경으로 돌아와 상경한다는 의미입니다.

정혜, 보경, 희수는 모두 우울하고 외로운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아주 특별한 손님’과 ‘멋진 하루’가 공히 다이라 아츠코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쉬운 것은 정혜가 받은 깊은 상처와 마찬가지로, 보경이 갑작스런 하룻밤 여행에 나서게 된 원인도 관습적이며 작위적인 감을 지울 수 없다는 점입니다. 굳이 직접 설명하지 않고 관객에게 상상으로 맡겼어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만일 여성 감독이 연출했다면 여백으로 남겨두지 않았을까 합니다. 원작 소설의 직설적인 제목 ‘애드리브 나이트’보다 영화 제목 ‘아주 특별한 손님’이 은유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톱스타로 유명세를 누리는 한효주의 3년 전 소위 ‘쌩얼’을 볼 수 있는 것 또한 의미 있습니다. 사실성을 지향하는 감독의 연출 의도에 따라 영화 본편에서는 현재 익히 알려진 한효주의 모습과는 분명 다른 평범한 마스크이지만, 메이킹 필름과 시사회 영상 등 dvd 부가 영상에서는 현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화장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자, 정혜 - 트라우마, 외로움, 그리고 치유
멋진 하루 - ‘비포 선셋’의 기묘한 한국 버전


덧글

  • 감사합니다. 2010/12/08 03:48 # 삭제

    얼마전에 보게 된 영화인데 관련해서 검색하다가

    글 잘보ㅗㄱ 갑니다 ^^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