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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렛 - 이국취미와 일본 예찬의 불편한 결합 영화

어머니의 사후 레이(알렉스 하우스 분)는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형 모리(데이빗 랜달 분), 대학생 여동생 리사(티티아나 마스라니 분), 그리고 언제나 침묵을 지키는 일본인 할머니(모타이 마사코 분)와 함께 살게 됩니다. 냉정했던 레이는 가족들과 부대끼는 일상 속에서 점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 ‘토일렛’은 캐나다를 공간적 배경으로 캐나다 배우들을 주연으로 캐스팅했지만 알맹이는 전형적인 일본 영화입니다. 주인공 레이의 취미가 로봇 프라모델 제작(레이가 제작 및 수집하는 로봇은 기존 작품의 것이 아닌 완전한 오리지널 메카닉으로 보입니다.)이며 가족과 친구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연애에도 무관심하다는 점에서 스테레오 타입의 일본인 마니아와 동일합니다. 레이의 형 모리 역시 동성애자를 연상시키는 은둔형 외톨이로 일본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두 사람을 포함한 삼남매 관계 역시 직선적인 서양인보다는 상대에 말을 아끼는 일본인에 가깝습니다. 스테레오 타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니 서사 역시 관습적인 방향으로 흐릅니다. 가족, 인간미, 교감, 이해, 극복 등 주제 의식 또한 관습적인 것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과묵한 일본인인 할머니에게, 일본어를 모르는 손자들이 일본식 호칭 ‘바짱(ばあちゃん)’이라 부르는 것이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선생’의 일본어 ‘센세이(せんせい)’로 이름 붙인 것은 물론, 일본식 군만두와 초밥을 캐나다인들이 즐겨 먹는 모습은 감독이 어쩔 수 없는 일본인임을 드러냅니다. 일본에서 제조한 비데에 대한 노골적 찬양, 그리고 일본 변기 회사 ‘TOTO’의 지원을 받았음을 명시하는 엔드 크레딧과 영화 제목까지 감안하면 ‘토일렛’은 그저 일본의 기술 및 문화의 우월성을 홍보하기 위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일본식 비데가 편안함과 위생을 상징하며 엔딩마저 장식하는 것을 감안하면, 백인들이야말로 비데와 같은 일본인의 배려를 배워야만 한다고 주입하는 듯합니다.

따지고 보면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단순히 일본의 문화적 우월성을 예찬하고자 캐나다까지 로케이션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미 ‘카모메 식당’에서 핀란드 로케이션을 감행했으니 말입니다. (리사가 선망하는 에어 기타의 세계 대회가 핀란드에서 개최된다는 설정은 ‘카모메 식당’을 연상시킵니다.) 결국 ‘토일렛’은 이국취미와 일본 문화 예찬의 불편한 결합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적인 카메라 워킹과 느림의 미학, 음식을 통한 교감과 타이밍이 자아내는 유머 등의 요소도 ‘카모메 식당’과 다르지 않습니다. ‘카모메 식당’이 혈연관계가 없는 유사 가족의 가족애 예찬이 주제였다면, ‘토일렛’은 유사 가족이 진짜 가족으로 바뀐 것뿐, 동어반복에 그친 것입니다.

카모메 식당 - 일본판 ‘바그다드 카페’


덧글

  • yucca 2010/12/04 02:01 #

    오기가미 나오코는 제가 개인적으로 불편해 하는 감독 중 하나입니다. '그럴듯 해 보이지만, 깊이가 없다'는 것과, 이 리뷰에 나와있는 이 영화의 단점들이 항상 걸리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카모메 식당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언젠가 긴 글로 풀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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