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렛 미 인 - 캐스팅 아까운 충실한 복제품 영화

학교에서 급우들에 괴롭힘 당하고 이혼을 앞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소년 오웬(코디 스미트 맥피 분)은 옆집에 이사 온 소녀 애비(클로에 모레츠 분)와 친해집니다. 오웬은 애비가 평범한 여자 아이가 아니라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더욱 깊이 빠져듭니다.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겨, 2년 전 이맘때 국내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던 동명의 스웨덴 영화를 리메이크한 ‘렛 미 인’은 그야말로 철저한 리메이크에 머문 복제품입니다. (편의상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2008년 작을 ‘스웨덴 판’으로, 매트 리브스의 리메이크를 ‘헐리우드 판’으로 구분합니다.) 사건이 시간 순으로 전개된 스웨덴 판과 달리, ‘아버지’(리차드 젠킨스 분)의 죽음으로 오프닝을 장식하며 시간을 거스른 것과,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의 헬기 추락 장면을 연상시키는 교통사고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헐리우드 판에서 재해석의 여지를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연상시키는 망원경이 스웨덴 판과 차별화되는 소품이지만, 왠지 유럽 영화에 대한 콤플렉스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헐리우드 판의 시간적 배경은 1983년으로, 스웨덴 판의 1980년대 초반과 유사한 시기이며, 소련 공산당 서기장 브레즈네프가 TV 장면이 삽입된 스웨덴 판처럼, 헐리우드 판에는 브레즈네프의 냉전 시대 라이벌인 미 대통령 레이건의 TV 연설 장면이 등장합니다. 스웨덴 판에 등장했던 디스코와 뉴웨이브 음악 역시 헐리우드 판에서는 데이빗 보위와 컬처 클럽의 노래가 삽입되어 비슷합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게임 ‘팩맨’을 오웬이 즐겨하고, 락 그룹 키스의 티셔츠를 입은 애비의 모습이 헐리우드 판에서 눈에 띄는 정도입니다. 공간적 배경 또한 저층 아파트, 정글짐, 학교, 수영장, 숲, 빙판, 작은 터널 등 스웨덴 판을 답습합니다. 헐리우드 판의 배경이 된 곳은 뉴멕시코의 로스 알라모스이지만, 미국보다는 북유럽 풍광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한 마디로 헐리우드 판 ‘렛 미 인’은 영어 자막을 읽기 번거로워하는 미국인 관객들을 위한 번안에 그쳤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웨덴 판과 달리 지나치게 친절해 상상의 여지를 제한하는 것 또한 약점입니다. 애비는 오웬에게 급우들에 굴하지 말고 맞서라고 강조하면서, 스웨덴 판을 넘어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결말을 직접적으로 암시하는 친절을 관객에게 베풉니다. 음악도 매우 친절한데, 116분의 러닝 타임 내내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음악은,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기 훨씬 앞서 다음 장면의 전개를 예상하게 합니다. 절제의 미학을 상실한 과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 희곡과 올리비아 핫세의 출연작으로 유명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영화까지 ‘로미오와 줄리엣’을 삽입한 것 역시 인간과 뱀파이어의 종을 뛰어넘는 사랑임을 친절히 암시합니다. 오웬의 어머니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며 가족주의를 무엇보다 신성시하는 헐리우드 영화답게 결국 해체될 가족에 관객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 역시 지나친 친절입니다. 애비가 자신이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오웬에게 털어놓은 것만으로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불행한 결말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단서는 충분한데, ‘아버지’의 어린 시절 사진 역시 친절하게도 상상력을 제한하며 우스꽝스럽습니다.

500일의 썸머’와 ‘킥 애스’의 클로에 모레츠(어린 티가 많이 가셔서 아역이라는 꼬리표를 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더 로드’의 코디 스미트 맥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리차드 젠킨스,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엘리아스 코테아스까지 화려한 캐스팅의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원작도, 배우도 훌륭하지만 각본까지 맡은 감독 매트 리브스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헐리우드 판 ‘렛 미 인’은 스웨덴 판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렛 미 인(스웨덴판) - 외로운 소년 소녀의 붉은 핏빛 사랑

클로버필드 - 본편은 못보고 외전만 본 느낌


덧글

  • 달달이치킨 2010/11/27 15:58 #

    얼마전에 봤는데, 저도 역시 뭔가가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음악부분 공감해요ㅠㅠ 앞으로의 전개를 다 알려주는 음악...
  • 칼슈레이 2010/12/23 14:05 #

    뭐 그것이 미국과 스웨덴(북유럽)의 영화의 차이겠지요..^^ 그래도 마지막 수영장 씬에서 폭력성을 절제해준점은 극찬할만하다고 생각됩니다. 근데.... 소설과 달리 스웨덴꺼든 미국꺼든 내용 전개가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는 파트가 많은데 이는 두 남녀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그들의 심리를 좀더 상세히 묘사 못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일단 애비가 자신의 입으로 난 여자가 아니야라고 소극적으로 중얼거리거나 스웨덴판의 남성의 성기가 없는 중요부위를 보여주는 씬가지고는 관객이 짐작하기 어렵지요 애비가 거세당한 남자아이라는걸 그래서 200년간 인간들과 조화를 못이룬채 떠돌아다니는 흡혈귀가 됬다는걸, 그리고 남자주인공의 왕따당함보다 그것에 대처하는 그 주인공의 외향이 아닌 책에 묘사되는 그 파괴적인 내면의 감정이 영화에서는 미국이던 스웨덴이던 그냥 나무에 칼질하고 하는 정도로 밖에 묘사되지 않은 점이 좀 걸립니다. 그 현대사회 어른에 맞먹는 아이의 정신적 황폐함이 덜 느껴진다랄까요....그가 왜 애비에게 의지하는지 애비가 왜 200년의 세워동안 인간 세상에 적응 못했는지에 대한 논리적 해설이 없다는것은 아쉬운 영화들이죠. 허나 그러한 해설을 삭제했음에도 그 감정적인 면과 기법, 배경묘사만으로 책의 감정을 충실히 전달한 점은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스웨덴, 미국 둘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