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언스토퍼블 - 철도 팬만 즐거운 영화 영화

※ 본 포스팅은 ‘언스토퍼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기관사가 탑승하지 않은 무인 화물 열차가 폭주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유독 물질을 포함한 무인 열차가 인구 75만의 도시 스탠튼으로 향하자, 베테랑 기관사 프랭크(덴젤 워싱턴 분)와 신참 차장 윌(크리스 파인 분)이 무인 열차를 멈추기 위해 접근합니다.

토니 스콧 감독의 ‘언스토퍼블’은 2001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발생한 무인 열차 폭주 사건에 착안한 영화입니다.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열차가 폭주하자 대형 참사를 막으려는 두 주인공의 사투를 묘사하는데, 오프닝에서 ‘실화에 착안했다’고 자막을 삽입한 것은 얀 드 봉의 1994년 작 ‘스피드’의 그늘 아래 있지 않음을 강변하는 듯합니다. 결말은 다르지만, 신참이 부임 첫날 파트너인 베테랑과 충돌하는 초반부의 서사는 덴젤 워싱턴이 비슷하게 까칠한 베테랑 경찰로 출연했던 안톤 후쿠아의 2001년 작 ‘트레이닝 데이’와 닮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트레이닝 데이’에서 신참 형사 제이크로 등장했던 에단 호크와 ‘언스토퍼블’의 신참 차장 윌로 분한 크리스 파인의 이미지도 비슷합니다.

윌의 고향이자 거주지이며 별거 중인 아내와 딸이 살고 있는 스탠튼이 폭주 열차의 종착지라는 설정은 ‘언스토퍼블’이 뻔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가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토니 스콧과 호흡을 맞추며 ‘맨 온 파이어’ 이래, ‘데쟈뷰’와 ‘펠햄 123’에서 타인을 구하는 헌신적인 주인공을 연기한 덴젤 워싱틴이 이번에도 주연을 맡아 ‘언스토퍼블’은 더욱 뻔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덴젤 워싱턴의 최근 8편의 출연작 중 절반에 해당하는 4편의 영화가 토니 스콧의 연출작인데, 감독과 배우 모두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관람료를 지불하고 뻔한 오락 영화를 관람하는 이유는, 전형적인 서사와 결말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위함도 있지만 (대다수 관객은 자신의 예상을 벗어나는 서사와 연출에 당혹스러워 하기 마련이며 예상을 벗어나는 일탈을 즐기는 관객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일상에서는 불가능한 살인과 파괴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언스토퍼블’에서 두 주인공의 임무는 유독 물질이 포함된 열차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멀쩡히 세우는 것이니 파괴가 배제된 결말은 관객들에게 미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피드’에서는 폭주하는 버스의 승객들을 하차시킨 뒤 폭파한 후, 범인을 잡는 액션이 추가되어 부족함이 없었지만, ‘언스토퍼블’은 잡아야 할 ‘범인’도 없고 파괴도 없으니 결말이 썰렁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주인공이 각각 고민하고 있는 가족 간의 갈등이 열차 사고로 인해 봉합되어 화목한 가정으로 복귀한다는 가족주의적 신파는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합니다. 러닝 타임 내내 제작사인 20세기폭스의 계열사 폭스 뉴스 화면으로 도배하며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뉴스 화면의 화질이 지나치게 선명해 비현실적입니다. 방송국 카메라는 엄연히 폭주 열차를 뒤따르며 생중계하지만, 철도 회사는 열차의 행방을 모르는 어이없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98분의 러닝 타임 내내 매끈한 영상으로 열차를 보여주기에 철도 팬에게는 즐거운 영화겠지만, 대다수 관객을 충족시키지는 못합니다.

번역가 박지훈의 자막도 아쉽습니다. ‘펜실베니아’와 ‘펜실배니아’를 혼용하는 오타는 물론이고, 피트는 미터로 환산하여 이해하기 쉽게 배려했으면서도, 다수의 대사에서 활용되는 마일을 킬로미터로 환산하여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한국의 관객들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탑 건 - 통속적이지만 매끈한 항공 블록버스터
트루 로맨스 - 초호화 스탭과 캐스팅의 경쾌한 영화
맨 온 파이어 - 덴젤 워싱턴, 레옹되다
데자뷰 - 어디서 많이 본 듯한 SF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