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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우강호 - 서사 아쉬운 소박한 소품 영화

입수하는 자에게 무림을 제패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라마의 시신의 절반을 입수한 세우(양자경 분)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 얼굴과 이름을 바꿉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세우는 장인봉(정우성 분)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과거 가담했던 흑석파의 두목 전륜왕(왕학기 분)의 마수가 뻗쳐 위기에 빠집니다.

최근 개봉된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을 비롯해 갈수록 CG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되고 고증을 무시하며 사실성을 잃어가는 큰 스케일의 중화권 무협 영화들에 비해, 오우삼, 소조빈 감독의 공동 연출작 ‘검우강호’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나름대로 사실성과 짜임새를 추구하는 소품에 가깝습니다. 중화주의 이데올로기를 은연중에 주입하려는 불순함은 없으며 무협 영화로서의 본연에 충실합니다. 헐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적벽대전’ 2부작에 이르기까지 오우삼의 연출작들은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는 대신,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시절의 감흥을 주지 못하는 슬로모션 액션에만 의존하며 소박함을 상실했는데, ‘검우강호’는 오우삼의 단독 연출작이 아니어서인지, 아기자기함을 되찾았습니다. 성형 수술이나 은행 강도와 같은 소재는 중화권 무협 영화보다는 헐리우드 영화에 가까운 것이기는 합니다만.

액션 장면에서 검과 검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인상적이지만 그렇다고 ‘검우강호’가 무협 영화의 걸작의 반열에 오를 만한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극중에서 모든 인물이 집착하는 라마의 시신은 마치 ‘드래곤볼’처럼 입수한 자의 소원을 이루어주지만, 정작 설정이 명확하지 않아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장치에 지나지 않습니다. 왜 세우가 처음에 라마의 시신의 상반신을 목숨을 걸고 은닉하며 흑석파를 이탈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며, 이후 세우의 행동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즉, 세우가 육죽(이종한 분)과의 결투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평범한 생활을 원했다면 라마의 시신을 버리고 맨몸으로 도망갔다면 충분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륜왕이 그토록 라마의 온전한 시신을 원했던 이유가, 강호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야욕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적인 욕망과 콤플렉스 때문이었을 감안하면, 라마의 시신은 그야말로 맥거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화의 기본 전제가 이처럼 취약하니 마치 토대가 허술한 집처럼 서사에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정우성의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도 예상 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정우성은 엔딩 30분 전 정체가 드러난 뒤에야 액션 장면에 참여하기에 조연에 머물 수밖에 없으며 영화는 양자경 단독 주연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극중에서 양자경과 엽탄청 역의 서희원의 관계는 ‘와호장룡’의 양자경과 장쯔이의 관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와호장룡’의 두 사람처럼 자매애까지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서희원이 양자경의 검을 탐하며 홀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운다는 점은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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