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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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여정 영화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낀 작가 리즈(줄리아 로버츠 분)는 이혼을 결심한 뒤 만난 남자친구와도 헤어지며 여행을 떠납니다. 이탈리아와 인도를 거쳐 인도네시아의 발리까지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리즈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주인공을 등장시킨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이탈리아에서 먹고, 인도에서 기도하고, 발리에서 사랑한 이야기를 그린 로드 무비입니다. 무의미한 결혼에 상실감을 느낀 여주인공 리즈가 이탈리아에서 맛있는 음식을 통해 육체적 치유를 경험하고, 인도에서 기도와 명상을 통해 정신적 치유를 경험한 후, 발리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의미의 제목입니다. 세 개의 동사를 쉼표 없이 나열한 제목이 여정의 연속성을 암시하기도 하지만, 정신적 치유와 사랑을 얻고 참된 ‘인생의 균형’을 깨닫는 곳이 아시아라는 점에서 오리엔탈리즘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리즈가 일상과 여행에서 여러 남자들과 조우하기에, 빌리 크루덥, 제임스 프랑코, 하비에르 바르뎀까지 남자 배우들의 면면이 탄탄합니다. 하지만 의의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진정한 연인 펠리페 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아니라 인도에서 만난 시니컬한 중년 남성 리처드 역의 리처드 젠킨스입니다. 리처드가 자신을 옥죄게 된 과거를 털어놓는 장면은 리처드 젠킨스의 호연이 뒷받침되어 영화 전체를 좌우합니다. 리즈의 절친한 친구 델리아 역의 바이올라 데이비스(‘다우트’에 10분간 출연해 2009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까지 캐스팅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 합니다.

불꽃놀이처럼 화려하지만 잠시 반짝이는 20대의 사랑이 아닌, 장작처럼 은근히 타오르는 중년의 사랑인 만큼, 줄리아 로버츠의 주름살도 여유롭게 느껴지는데, 리즈가 펠리페를 처음 만나는 장면에 삽입된 곡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나른한 ‘웨이브’는 여유로운 중년의 사랑과 잘 어울립니다.

내레이션에 의존해 주제를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등 지나치게 설명적이어서 139분의 러닝 타임이 길고 지루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리즈가 체득한 동양의 압축적이고 비유적인 교훈을 영화는 얻지 못한 셈입니다. 영화 본편과는 무관하지만, ‘소시지’를 ‘남자’로 의역한 자막은 수능 언어영역의 시(詩) 족집게 인터넷 강의처럼 관객의 상상력을 제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