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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10월 2일 두산:롯데 준PO 3차전 - 이종욱 홈런, PS 의외성의 매력 야구

야구는 의외성이 크게 작용하는 스포츠입니다. 특히 단기전인 포스트 시즌에서는 장기전인 페넌트 레이스에서 볼 수 없었던 의외의 플레이가 승부를 바꾸는 예측 불허가 곧 매력인데, 준플레이오프 3차전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두산은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최준석, 이성열, 양의지를 선발 출장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이원석과 정수빈을 선발 출장시키는 등 장타력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하며 롯데 선발 사이드암 이재곤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지난 2경기에서 터지지 않았던 홈런이 시즌 홈런 5개에 불과했던 이종욱에 의해 터졌다는 점에서 의외였습니다. 작년까지 기동력의 야구를 추구했던 두산이 올 시즌 장타력을 추구하는 야구로 변신했으나, 포스트 시즌에서 터지지 않았던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에 기대하지 않았던 타자에게 터진 것입니다. 이종욱을 3번 타자로 배치한 김경문 감독의 구상이 적중했습니다.

2:0으로 뒤진 4회초 선두 타자 이종욱의 솔로 홈런이 기폭제가 되면서 두산은 5득점하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하지만 이종욱의 홈런을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이후 이재곤은 갑자기 제구가 무너졌습니다. 투수는 홈런을 허용하지 않는 것보다 홈런을 허용한 이후 추스르는 것이 더욱 중요한데, 이재곤은 김현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것을 시작으로 3개의 사사구를 연속으로 허용하며 대량 실점의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5-2-3 병살로 연결할 수 있는 손시헌의 땅볼에 실책을 범하며 뒤로 빠뜨린 이대호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이대호는 손시헌의 땅볼을 백 핸드가 아닌 정면으로 처리했어야 합니다. 정면 처리를 시도했다면 설령 잡지 못했다 해도 앞으로 떨어뜨려 2루 주자의 득점과 역전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무사 만루의 위기를 안타 하나 없이 자초하며 야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 이재곤의 잘못이 근본적인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1회말 선제 2타점 적시타의 주인공 조성환이 2루에서 견제사 당한 것이 경기 종반까지 롯데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만일 무사 2루에서 조성환이 횡사하지 않고, 후속타로 득점했다면 3:0으로 벌어지며 2연패를 당한 두산은 초반부터 심리적으로 무너지며 롯데가 낙승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성환의 견제사로 집중력이 떨어진 이대호와 홍성흔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닝이 종료되었고, 4회초 이재곤은 이종욱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1점차로 몰리며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만일 조성환이 견제사를 당하지 않아 3:0이 되었다면 이재곤은 이종욱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2점차의 여유로 인해 사사구를 남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롯데는 페넌트 레이스 내내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던 주루 플레이와 수비 문제가 포스트 시즌에서도 재차 노출되며 패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두산의 공격이 원활했던 것은 아닙니다. 1회초 김현수로 시작해 8회초 손시헌의 병살타까지 무려 4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는 점은, 두산의 공격이 페넌트 레이스처럼 매끄럽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5회말 3실점을 하는 와중에 2개의 실책을 연속으로 범하기도 했습니다. 2개의 실책은 투수와 유격수의 것으로 기록되었지만, 1루수 김현수의 포구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김현수는 단순히 타자를 살려준 것뿐만 아니라 주자의 추가 진루도 허용했는데, 최악의 경우 타자 주자의 1루 세이프를 허용하더라도, 송구를 처리하지 못해 주자의 추가 진루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 1루수 수비의 기본입니다. 외야에 정수빈, 임재철을 선발 출장시키며 김현수가 1루수로 오게 된 것이 연속 실책으로 귀결되었는데, 4차전에서 두산이 외야와 1루수 라인업을 어떻게 결정하는가도 고민이 될 것입니다.

수치상으로는 2승 1패로 앞서며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롯데가 유리한 입장이지만, 고질적 약점인 주루사와 실책을 범하며 패배하여 심리적으로는 쫓기는 입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관문을 넘어 본 적이 없으며, 2년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탈락했던 뼈아픈 전례(2008년 준플레이오프 3경기 3연패, 2009년 준플레이오프 4경기 1승 뒤 3연패)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사직 구장을 메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도리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포스트 시즌 경험이 풍부한 두산이 오늘 승리를 발판으로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일 선발로 예고된 임태훈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데, 롯데가 초반에 승기를 잡지 못하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입니다. 주루 및 수비와 함께 약점으로 지적되었지만 그간 의외의 호투를 이어온 롯데의 불펜이 내일도 호투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접전으로 경기 종반에 이르면 두산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냉정히 평가하면, 2승 1패로 롯데가 앞서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원점에 돌아온 것과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