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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 연애조작단 - 연애 해결사의 연애 고민 영화

병훈(엄태웅 분)은 민영(박신혜 분)을 비롯한 세 명의 동료와 함께 의뢰자의 짝사랑 고민을 연애로 이어주는 회사 ‘시라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의뢰자 상용(최다니엘 분)의 짝사랑이, 과거에 자신이 사귀었던 희중(이민정 분)이라는 사실에 병훈은 갈등합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자신이 마음에 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편지를 대필해준 사나이 시라노를 주인공으로 한 프랑스의 시극 ‘시라노 드 벨쥬락’에서 착안한 로맨틱 코미디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타인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따라서 병훈과 희중이 사랑을 나눴던 공간은 의도적으로 파리로 설정되었고, 연극을 지망하는 병훈이 희중과 함께 연극 ‘시라노 드 벨쥬락’을 관람하는 장면도 제시됩니다.

서사 구조의 주된 얼개는 ‘시라노 드 벨쥬락’에서 차용했지만,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디지털 첩보 스릴러와 흥신소를 소재로 한 막장 드라마의 요소,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투른 남성이 범람하는 ‘전차남’의 세태를 반영, 적절히 혼합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과 ‘전차남’이 혼재된 듯한 오프닝은 속도감이 매우 빨라 군더더기가 없어, 회사 ‘시라노’를 소개하며 관객을 영화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입니다.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라면 부담 없는 웃음과 사랑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배분하며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폭소를 유발하는 교회의 체 게바라 장면과 와인 바의 4자 대면 장면은 상당히 절묘한데, 특히 와인 바의 4자 대면 장면은 해외에서도 한국의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된 막장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차용한 것입니다. 새로운 사랑에 가슴 설레는 상용과 옛사랑을 되찾고 싶어 하는 병훈의 갈등은, 새로운 사랑과 옛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연애를 둘러싼 인간의 보편적인 이중 심리를 정확히 포착합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의 포스터는 네 명의 남녀 배우가 모두 동일한 비중의 주연처럼 제시했지만, 실은 엄태웅과 이민정이 각각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3을 최다니엘과 박신혜가 나눠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용이 연애에 서툴러 말 한 마디조차 ‘시라노’ 즉, 병훈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서사는 병훈과 희중의 회자정리입니다. 타인의 연애를 도와주던 병훈이 자신의 연애 고민에 봉착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 즉 ‘연애 해결사의 연애 고민’이 ‘시라노 ; 연애조작단’의 서사의 가장 큰 축입니다. 따라서 엄태웅과 이민정은 주연, 최다니엘과 박신혜는 조연입니다.

최다니엘은 출세작 드라마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이미지를 재활용하면서도 변형을 가한 보다 어벙한 배역을 맡아 ‘연기를 연기’합니다. 톡톡 튀는 역할의 박신혜는 예상 가능한 막판 반전의 주인공이 되는데, 두 조연의 캐릭터가 ‘시라노 ; 연애조작단’에 활기를 불어 넣습니다. 하지만 두 배우가 연기한 상용과 민영의 내면 심리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오프닝부터 꾸준히 유지해오던 매끈한 속도감과 유머 감각이, 사랑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바닷가 장면에서 다소 늘어진다는 것입니다. 로맨틱 코미디가 일종의 판타지이니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과 다를 바 없는데, 뻔한 결말에 도달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대사와 러닝 타임을 할애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바닷가 장면을 마무리하는 어설픈 격투 장면은 비현실적이어서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을 듯합니다.

사랑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적, 사회적 원인 등으로 연애가 어려워지고 있는 시대에 ‘시라노’와 같은 회사가 실존할 것만 같은 개연성을 부과하고, ‘시라노’에 도움을 청하고 싶다는 욕망을 관객에게 불어넣은 것만으로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충분히 성공한 셈입니다.


덧글

  • 가호아의 2010/09/25 12:05 #

    저는 바닷가의 격투신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휴게소에서
    희중이 순간 번뜩해 예전에 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서
    병훈이 자신과 상용을 역어줬다는걸 알아차렸다고 생각했는데요;;;
  • Asdee 2010/09/30 08:46 #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 병훈-희중 간의 연애가 파국으로 끝난 이유가 깔끔하게 설명된 점이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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