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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 - 오리지널 태권V의 마지막 출연작 애니메이션

네스트 사막의 바벨탑에 은거하는 오미크론 행성의 악당들이 지구 정복을 노리고 테러를 자행합니다. 태권V와 황금날개 1호, 3호는 바벨탑의 악당들에 맞서 싸웁니다.

1978년 작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은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 1, 2, 3’을 크로스 오버한 작품으로, ‘마징가Z 대 데빌맨’ 이래 도에이 TV 로봇 애니메이션의 극장용 크로스 오버의 영향을 받은 기획에서 출발했습니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한 극장판이라는 점에서도 동일합니다. 1976년 첫 번째 극장판 ‘로보트 태권V’ 이래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태권V의 파트너로 역시 인지도가 높았던 황금날개가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제목만으로도 당시 어린이들에게는 꿈만 같았습니다.

작화가 붕괴되고, 장면 연결이 어색하며, 캐릭터의 입 모양과 대사가 맞지 않는 당시 국산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차치하면,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은 상당히 세련된 서사구조를 지닌 작품입니다. 라이벌 의식을 지닌 태권V와 황금날개 3호의 실제 대결이 악당의 이간질로 인해 성사되고, 오해를 해소한 두 로봇이 힘을 합쳐 강력한 악당과 싸운다는 서사구조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아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최근 발매된 dvd가 제대로 된 리마스터링을 거치지 않아 화질과 음질이 엉망이라 원작의 매력을 모두 향유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태권V와 황금날개 3호가 힙을 합쳐도 물리칠 수 없는 막강한 적 타이탄을 쓰러뜨리기 위해 뚝심이가 자폭하며 장렬히 전사하는 결말은 - 비록 캐릭터 디자인부터 ‘게타 로보’의 무사시를 닮은 뚝심이가 최후마저도 빼닮았다는 점이 걸리지만 - 당시 국산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작품이 적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회상 장면을 제외하면 기존의 작품들의 작화 분량의 재활용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오리지널 극장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67분의 러닝 타임 동안 군더더기가 거의 없으며 전개도 속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적 배경이 된 바벨탑의 유래에 대해 오프닝의 프롤로그에서 새로운 작화를 통해 공들여 제시하는데, 내레이션에서 ‘하나님께서’라고 언급하는 등 극존칭을 사용하며 극도로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이는 김청기 감독이 훗날 ‘다윗과 골리앗’, ‘왕후 에스더’ 등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데, 인간이 신과 맞서려했던 바벨탑을 악의 상징으로 제시함으로써, 은연중에 어린이 관객들에게 기독교적 세계관을 주입시키려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황금날개 3호의 다리의 십자가 문양 또한 우연치 않아 보입니다.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도 피할 수 없는 약점들이 존재합니다. 우선 제목이 이상한데, 세 편의 단독 극장판에서는 일관된 명칭이었던 ‘로보트 태권V’과 갑자기 ‘로버트 태권V’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본작의 오프닝 크레딧에서조차 기존의 명칭이었던 ‘로보트 태권V’로 표기되지만, 당시 오리지널 포스터와 신문 광고 포스터는 모두 ‘로버트 태권V’로 표기되었습니다. 1979년에 발매된 LP의 제목은 다시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로 환원되어 더욱 의문을 자아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 LP 재킷에는 황금날개 3호를 대신해 ‘게타 로보 G’의 게타 드래곤이 그려져 있습니다. 당시 표절에 얼마나 둔감했는지 시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홍보를 위한 포스터 제작 과정에서 실수로 빚어진 착오인지, 아니면 발음을 쉽게 위해 의도적으로 변경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전자에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가장 큰 약점은 두 로봇을 비롯한 메카닉과 캐릭터가 근본적으로 표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태권V의 표절에 관해서는 ‘로보트 태권V - 슬픈 표절 역사의 시작’에서 이미 다뤘으니 재론할 필요가 없겠지만, ‘황금날개 1, 2, 3’의 세 주역 역시 모두 표절의 혐의가 짙습니다. 황금날개 1호와 2호는 ‘신조인간 캬샨’의 캬샨과 브렌다를, 3호는 ‘마그네 로보 가킹’의 가킹을 빼닮았습니다. 황금날개 1호가 평소에는 겁쟁이인 척하며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는 설정이 ‘슈퍼맨’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애교에 불과합니다. 결정적으로 악당 메카닉 썬더 버드는 ‘UFO 로보 그렌다이저’ 제41화 ‘마린 스페이저 출동하라!’에 등장한 원반수 가모가모를 완전히 표절한 것입니다.

1979년 작 ‘날아라! 우주전함 거북선’에서 무단으로 사용된 태권V를 제외하면, 김청기 감독의 오리지널 태권V와 황금날개가 등장한 작품은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이 마지막이라는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후 태권V는 ‘슈퍼 태권V’에서 ‘전투 메카 자붕글’의 자붕글의 몸뚱아리에 태권V의 머리만 얹은 더욱 생뚱맞은 표절 로봇으로 둔갑합니다. 표절에서 시작해 표절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보트 태권V(브이) - 슬픈 표절 역사의 시작


덧글

  • 잠본이 2010/09/04 10:15 #

    황금날개 극장판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형배판 코믹스를 보면 황금날개 1호와 보미의 전투복은 가킨의 마그네맨 2인조를 그대로 따 왔고, 황금날개 3호의 자리에는 겟타 드래곤이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기획 당시에는 디자인이 확정되지 않아 대역(?)을 썼다가 최종적으로 황금날개 1호는 캐산+마그네맨 플러스를 절충한 디자인이 되고 황금날개 3호도 좀더 오리지널리티가 강한 디자인(가킨과 비교해 보면 많이 다릅니다.)으로 바뀐 듯 합니다.

    태권브이 대 황금날개의 김형배판 코믹스를 보면 바벨탑 및 그 운영진(?)은 아무래도 바벨2세의 영향을 받은 듯 한데 애니에서도 그렇게 나왔는지 좀 궁금하군요.
  • rumic71 2010/09/04 10:25 #

    디자인의 차이를 제외하면 근본적으로 코믹스와 같습니다.
  • blitz고양이 2010/09/04 23:37 #

    코믹스판하고 극장판 애니메이션하고는 적 메카닉의 디자인이 많이 다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마치 진흙괴물같은 모습으로 나왔죠.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86~87?)경에 어린이날이라고 학교에서 틀어준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게 봤고,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지만 표절문제도 있고 해서 가슴한켠의 씁쓸함은 지울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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