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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스 - 밑도 끝도 없는 지루한 속편 영화

러시아 스페츠나츠, 시에라리온 반군, 야쿠자, 사형수 등 살인 전문가들이 정글에 갑자기 투하됩니다. 이들은 정체불명의 학살자와 사투를 벌이며 자신들이 지구가 아닌 미지의 행성에 버려진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프레데터가 등장하는 다섯 번째 실사 영화 ‘프레데터스’는 제목부터 ‘에이리언2’의 원제 ‘Aliens’를 떠올리게 합니다. ‘프레데터3’가 아닌 ‘프레데터스’가 된 것은 한 마리가 아닌 다수의 프레데터가 등장할 것임과 동시에, 공간적 배경도 2편까지의 지구가 아닌 미지의 행성으로 옮겨지게 됨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프레데터스’는 시리즈의 오리지널 ‘프레데터’를 노골적으로 오마쥬합니다. 이사벨(앨리스 브라가 분)의 대사를 통해 ‘프레데터’의 전체 스토리가 언급(미국인이 아니라 이스라엘인인 이사벨이 어떻게 극비에 부쳐진 1987년 프레데터의 첫 번째 습격을 알게 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아 의문을 자아냅니다.)되는 것은 물론, 특공대가 정글에서 정체를 숨긴 프레데터와 맞서는 장면에서, 로이스(에이드리언 브로드 분)가 상의를 벗고 온몸에 진흙을 바른 뒤 프레데터와 1:1로 맞대결하는 클라이맥스까지 ‘프레데터’를 차용했습니다.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반갑지만, ‘에리이언’ 시리즈에서는 후속편이 전편을 노골적으로 오마쥬하는 장면이 드물었음을 감안하면 독창성의 결여는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프레데터스’에는 ‘프레데터’를 연상시키는 장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본명을 밝히는 마지막 장면은 1992년에 공개된 ‘에이리언2’ 스페셜 에디션에서 리플리와 힉스가 서로 본명을 밝히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프레데터’와 ‘에이리언’이 20세기폭스의 SF 대표적 프랜차이즈로 두 차례에 걸쳐 맞대결을 펼친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의도적인 오마쥬로 볼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로렌스 피시번이 분한 놀란드의 거처에서 한조(루이스 오자와 창치엔 분)는 일본도를 발견하는데, 야쿠자 한조에게 일본도 아이템을 쥐어주기 위한 설정이지만, 동시에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 로렌스 피시번의 일본도 액션을 상기시킵니다. 이름부터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하는 한조는 이렇게 입수한 일본도를 지닌 채, ‘프레데터’에서 폰초(리차드 차베스 분)가 그랬듯이, 프레데터와 홀로 맞섭니다. 일본의 고전 사무라이 영화를 연상시키는 한조와 프레데터의 초원의 맞대결은 비장미보다는 극장 안 가득히 관객의 실소를 자아냅니다. 일본 시장을 상정하고 삽입된 장면이겠지만, 일본에서도 국내 관객과 마찬가지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멕시코 출신의 암살자 쿠칠로로 대니 트레조가 카메오처럼 출연한 것은, ‘프레데터스’의 제작자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플래닛 테러’의 가짜 예고편의 주인공으로 발탁한 뒤, 예상 외의 호응으로 아예 별도로 영화화한 ‘마셰티’를 홍보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쿠칠로와 마셰티가 비슷한 마초 캐릭터라는 점에서 ‘프레데터스’는 ‘마셰티’의 또 다른 예고편이 된 셈입니다.

다양한 오마쥬와 패러디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지만, ‘프레데터스’는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영화입니다. 7명의 살인 전문가를 미지의 행성으로 보낸 자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으며 결말에서 주인공의 행방도 매듭짓지 못해 한 마디로 밑도 끝도 없는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미완의 요소들을 속편을 제작하며 해소할지 알 수 없으나 한 편의 영화로서는 낙제점입니다. B급 SF 액션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지적인 이미지의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도 어색하며, 그가 분한 로이스의 구체적인 정체에 대해 끝내 하나도 밝혀지지 않는 것 또한 약점입니다.

풍부한 매력을 지닌 프레데터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프레데터스’의 결정적인 약점입니다. 시리즈 사상 최초로 등장하는 프레데터의 사냥개와 사냥감 외계인으로 인해 프레데터의 비중이 축소되었고, 프레데터가 두 개의 종족으로 나뉘어 분란을 일삼고 있는 설정이 추가되었지만 서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프레데터가 지닌 다양한 무기들조차 모두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프레데터가 카리스마를 상실하면서,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과 고어의 정도도 크게 저하되었고, 그 결과 15세 관람가에 적합한 밋밋하고 지루한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프레데터 - 잊혀지지 않는 괴물의 카리스마
프레데터2 - 학살자, 정글에서 대도시로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 너무 짧은 롤러 코스터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 절제와 지연의 미학이 아쉬운 프랜차이즈


덧글

  • devestator 2010/08/27 15:07 # 삭제

    오늘 보고 왔지만 확실히 너무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 1인을 제외하곤 빗나가지 않는 플라즈마 건이 심심하면 빗나가서 명성을 깎아먹질 않나, 근거리 산탄총을 맞고도 정신을 차리는 놈들이 일본도에 베였다고 그대로 죽질 않나......프레데터 하면 생각하는 장비인 메디콤프도 전혀 나오질 않아서 보고나니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 백금기사 2010/08/27 19:58 #

    ...역시 익스펜더블 일당을 저기다 투하를 했어야...
  • ChristopherK 2010/08/29 16:49 #

    차라리 AVP2가 더 나을정도로 처절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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