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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시드 데스티니 - 제2화 싸움을 부르는 것 C.E. 건담(시드, 데스티니)

건담 시드 데스티니 - 제1화 분노한 눈동자

제1화의 엉성했던 3기의 G 탈취 장면에 대해 보상이라도 하듯, 카오스, 가이아, 어비스와 임펄스의 화려한 전투씬이 제2화의 전반부를 장식하는군요. 연합군이 탈취한 3기의 G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자프트의 양산형들이 처참하게 파괴됩니다. 그리고 그런 3기의 G에게 3:1로 맞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임펄스가 더더욱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건담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녀석들이 1,2화 정도의 초반부에서 파괴되거나 못쓰게 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물론 ‘신기동전기 건담 윙’(이하 ‘건담 윙’) 같이 예외적인 작품도 있습니다만... ‘시드’ 시리즈에서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 듯.) 그저 화력 자랑에 그쳐버린다는 것도 있습니다만 저처럼 미리미리 설정을 봐 버릇하지 않고 그냥 작품을 보면서 익숙해지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전투씬이었습니다. 4기의 G가 가진 무기나 전투 방식들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되니까요.

하지만 초반부의 화려한 전투씬보다는 건담 시리즈의 인기 성우들을 총출동시키다시피한 성우 놀음이 더욱 볼만했습니다. 가명이 5분만에 밝혀진 아스란이나 그걸 누설한 카가리와 같이 동일한 캐릭터를 재등장시켜 같은 성우가 다시 그 캐릭터를 맡게 되는 것이야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만 ‘기동전사 건담’과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의 캐릭터들을 다시 출연시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의도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군요. 우선 두말할 필요가 없는 길버트 듀란달 역의 이케다 슈이치는 샤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의도적으로’ 건담 시리즈에서 다른 배역을 맡게 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데(‘SD 건담 포스’는 논외로 하죠.)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이하 ‘데스티니’)에서는 또한 ‘의도적으로’ 배역이 주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초점은 과연 길버트가 선역이 될 것이냐 악역이 될 것이냐 인데 아무래도 후반부에 가면 후자쪽으로 턴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서의 샤아와 ‘기동전사 Z 건담’의 파프테마스 시로코를 합쳐 놓은 듯한 캐릭터가 되겠죠. 특히 ‘기동전사 건담’에서 이미 키시리아 자비를 맡은 바 있었던 코야마 마미와 상하관계가 뒤바뀌어 주고받는 대사는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미 ‘건담 윙’에서 함께 출연했으며 ‘시드’에서 숙명의 라이벌 무우 라 프라가와 라우 루 크루제를 연기한 바 있었던 코야스 다케히토와 세키 토시히코가 이제 가면을 바꿔 쓰고 대립합니다. 게다가 ‘시드’에서 마지막 뉴타입이라고 명시된 바 있었던 무우와 라우의 관계는 ‘데스티니’에서 특유의 ‘띠리링~’하는 효과음과 네오 로아노크와 레이 더 배럴의 관계로 다시 반복됩니다. 특히 코야스 다케히토는 이케다 슈이치 다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성우인데 이번에 네오 노아로크 역을 맡은 코야스 다케히토의 연기는 ‘시드’의 무우 라 프라가나 ‘에리어 88’의 신 카자마의 분위기라기보다는 ‘∀(턴에이) 건담’의 광기 어린 김 긴가남과 ‘건담 윙’의 자신만만한 젝스 마키스(허무주의에 빠진 밀리아르도 피스크래프트가 아니라)의 중간쯤되는 목소리더군요. 개중에는 네오 노아로크가 가면을 벗고 마류 라미아스에게 ‘이봐, 나 돌아왔어’라는 코믹한 장면을 바라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후쿠다 미츠오와 모로사와 치아키 부부가 바라는대로 상상하는 것 아닐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네오 노아로크는 ‘그 사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제1화에서는 포우 무라사메였던 스텔라 루셰는 이번 제2화에서는 폭주하는 로자미아 바담으로 바뀌더군요. 그래도 쿠와시마 호우코의 목소리가 이미 죽은 나탈 바지룰이나 프레이 알스터를 연상케하지 않도록 새로운 연기여서 다행스러웠습니다. 이런 걸 일일이 따지면서 든 조금 과장된 생각은, 건담 시리즈에서 성우로 한번만 출연하면 죽을 때까지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 더군요.

전투씬과 성우 놀음으로 점철된 ‘데스티니’ 제2화는 사실 스토리 전개에 있어 그다지 많이 진전된 편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뉴타입 11월호를 보니 제4화까지의 스토리 전개는 그다지 새롭거나 템포가 빠른 것은 아닐 것 같더군요. 그래도 분명히 어느 시점에 가서는 건담 시리즈 특유의 관습적인 스토리 전개를 깨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습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만큼 내러티브를 벌려 놓을 겁니다. 이미 ‘시드’에서 감독과 각본가 부부는 아크엔젤이 오브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마구 스토리를 흐트려 놓았는데 ‘데스티니’에서도 어느 시점에서 그런 반전이 등장할지 자못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