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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3월 12일 LG:삼성 시범경기 - LG, 위기의 남자들 야구

야구단의 감독이 교체되면 필연적으로 교치 진의 교체와 더불어 선수단에 큰 변화가 수반됩니다.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며 감독이 교체되면 세대교체를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 시즌을 앞두고 다시 LG로 돌아온 박종호는 해외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했고, 손인호는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최원호의 시범 경기 첫 등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원호는 작년 5월 광주 원정에서 돌아오다 휴게소에서 발을 헛디뎌 부상을 입은 후, 2개월 동안 이탈했고 그 사이 LG는 만신창이가 되어 하위권으로 추락했습니다. LG의 하위권 추락에 대한 책임을 최원호 혼자 짊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5선발 역할을 해주고 있던 그의 이탈은 옥스프링 및 박명환의 부상과 더불어 LG 선발진 붕괴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 이미 LG의 2009 시즌은 끝나 있었습니다.

올 시범 경기 개막 직전 최원호는 LG 2군을 상대로 한 연습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2실점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이 아니었으며, 오늘 삼성과의 시범 경기 첫 등판에서도 1.2 이닝 동안 9명의 타자를 상대로 3피안타 1볼넷으로 3실점하며 역전을 허용,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이진영의 실책과 조인성의 아쉬운 블로킹이 겹치기는 했지만, 4회말 1사 무사 1, 3루에서 박석민의 큼지막한 타구가 담장을 넘어 3점 홈런이 되지 않은 것은 순전히 운이 따른 것이었습니다. 대량 실점을 할 수도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박찬호를 비롯 정민철, 염종석, 임선동, 조성민, 전병호 등 한미일을 주름잡던 전설적인 투수 92학번 중에서 어느덧 최원호는 거의 유일하게 남은 국내 리그의 현역 투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투수들 중에 고만고만한 선발감이 차고 넘치기에 감독 교체로 인한 선수단 세대교체의 거센 물결에 휘말릴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현재까지 시범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투수 중 서승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투수들이 합격점을 받은 가운데 오늘 최원호의 부진은 뼈아픕니다.

최원호 이후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승현은 지난 일요일 히어로즈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것과 달리 오늘은 1이닝 동안 4피안타 (1홈런) 1볼넷으로 5실점하며 무너졌습니다. 등판하자마 두 타자에서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선수이니 오늘 경기는 입에 쓴 보약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등판한 LG의 6명의 투수 중 4명이 이닝의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는데, 삼성이 공격한 8번의 이닝 중 6번에 해당하는 일이었고, 이닝 중반에 등판한 오상민도 나오자마자 적시타를 허용했습니다. 오늘 LG 투수진의 대량 실점의 원인은 선두 타자와의 승부에서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무실점하기는 했지만 7회말 등판한 신정락도 양준혁에게 2루타를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양준혁의 좌중간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박용택의 송구를 보니 여전히 힘이 없었습니다. 좌중간 얕은 지점에서 2루로 곧바로 던지는 것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무리인 것으로 보입니다.

8회말 드디어 시범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오카모토는 유일하게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지 않고 삼진 1개 포함 삼자 범퇴로 마무리 지었는데, 구속은 미지수이지만 제구력은 충분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무리로 일찌감치 낙점된 오카모토에게 중요한 것은 시범 경기가 아니라 시즌 개막 이후에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입니다.

타자들 중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타격 폼을 수정하고 있는 이대형, 박경수, 박병호입니다. 이대형은 오늘 8회초 대타로 한 타석 출장해 깨끗한 좌전 안타로 하체를 수반한 새로운 타격 폼에 적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박경수는 오늘 경기에서 대수비로만 등장했는데, 군 입대 문제에 직면한 박경수의 타격은 아직 크게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박병호는 어제도 자신 없는 스윙으로 삼진을 당하더니 오늘도 2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이후 최동수와 교체되었습니다. 1루수 경쟁을 해야 하는 외야수 이병규와 이진영, 이택근 외에도 검증된 최동수도 있으니 박병호가 현재와 같은 부진이 이어진다면 개막 이후에도 과연 선발 출장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