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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 제7화 중력 밑의 무덤 (전편) 은하철도 999

두 대의 444호 기관차의 견인으로 999호는 태양계를 벗어납니다. 테츠로는 혜성의 무리가 연출하는 장관에 놀라는데, 메텔의 언급대로 999호가 광속을 넘어서자 혜성의 빛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됩니다. 어린이 시청자를 위한 과학 지식 설명은 이번 화에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지구 메갈로폴리스의 은하철도 관리국에서는 이틀 전 333호가 실종된 구간을 999호가 경유하자 주의할 것을 통보하지만, 잠시 후 999호는 탈선으로 인해 속력이 떨어지고 실종된 333호와 충돌하며 간신히 정차합니다. 충돌을 예상한 차장은 안전을 위해 테츠로에게 메텔과 함께 역방향 좌석에 앉을 것을 권합니다. 2004년 KTX 개통 당시, 역방향 고정 좌석에 대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등 승차감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높아 순방향 좌석에 비해 승차권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으며, 곧 투입될 KTX-II 열차에서는 역방향 고정 좌석이 사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장면입니다.

충돌 과정에서 999호가 심하게 흔들리자, 모자가 벗겨진 차장의 얼굴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테츠로는 기겁합니다. 비록 차장의 으스스한 실체가 드러나기는 했지만, 몸 개그와 함께 차장의 인간적인 면이 서서히 드러남과 동시에, 그가 테츠로와 메텔의 모험에 깊숙이 함께 하며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이 이번 화입니다. 이번 화는 20여 분의 각 화 1편으로 완결되지 않고, 상하 편 두 편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화입니다. 비교적 넉넉한 시간을 두고 서사가 전개되기에, 차장의 비중이 증가했고, 게스트 캐릭터도 B파트에 가서야 얼굴을 드러냅니다.

테츠로와 메텔을 제외하고 차장이 주의를 기울이는 다른 승객이 없는 것을 보면, 태양계를 벗어난 현 시점에서 999호의 승객은 단 두 사람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어색한 설정입니다. 제4화 ‘대도적 안타레스’에서는 상당수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지만, 최소한 명왕성에 도착했을 때 모두 하차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텔은 999호와의 충돌 부분을 통해 333호의 상태를 보러 가겠다고 합니다. 차장이 메텔의 뒤를 따르고, 혼자 남는 것이 두려운 테츠로도 함께 갑니다. 333호의 객실에 도달한 세 사람은 동력이 소진된 사실에 주목합니다. 차장은 은하철도의 동력은 100년은 지속되는 것이라며 의문을 표합니다. 차장은 999호의 동력을 333호에 연결하는데, 이 장면을 통해 은하철도의 열차가 현재의 일본과 동일한 100V의 전압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침 이번 화에 등장한 메갈로폴리스 역의 간판 또한 일본어로 되어 있는데, ‘은하철도 999’의 시간적 배경인 서기 23세기의 지구의 중심 국가는 일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세계를 장악한 이 시대는 빈부 격차가 극심하고 기계 인간이 멀쩡한 인간을 사냥하는 디스토피아입니다.

333호의 객실에 전기가 공급되자, 모두 해골로 변한 333호의 승객들이 보입니다. 999호와 대조적으로 333호는 승객으로 가득합니다. 일반인이 평생 돈을 모아도 승차권 구입이 불가능한 은하 초특급 999호와 달리, 보통 열차 333호는 운행 구간이 짧고 운임이 저렴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333호의 사망한 승객의 유골 중에서는 기계 인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333호의 승객은 대부분 서민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이 모두 사망한 것입니다.

테츠로는 백골로 가득한 333호의 기괴한 광경에 식겁하는데, 차장은 유골과 객차의 상태로 미루어 300년은 지난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틀 전 실종된 열차가 300년이나 경과한 외관으로 변모했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멀리서 발자국이 들려오고, 발자국의 주인이 333호의 승객을 학살한 범인이라고 짐작한 차장은 응징을 위해 다음 객차로 향합니다. 은하철도 주식회사의 직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인간적인 분노가 결합된 행동입니다. 하지만 차장은 이내 333호의 바깥으로 내던져져 가까스로 999호의 탄수차에 매달려 생명을 건지는 몸 개그를 합니다.

차장을 가볍게 제압하고 테츠로와 메텔 앞에 나타난 것은 푸른 머리의 마녀 류즈입니다. 류즈와 메텔이 서로를 알아보자, 테츠로는 안심하지만 상황은 테츠로에게 불리하게 전개됩니다. 류즈는 메텔과의 대화에서 333호를 비롯해 20여 대의 열차를 탈선시켰다고 밝힙니다. 20여 대의 열차의 승객을 모두 살해한 것인데, 열차 한 편 당 500명의 승객이 탑승했어도 도합 1만 여 명을 류즈 혼자 살해한 셈이 됩니다. 제1화 ‘출발의 발라드’부터 많은 악역이 등장했지만, 류즈처럼 수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살해한 대량학살자는 처음입니다. 류즈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기보다 시간을 빨리 경과시켜 살해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는데, 그 때문에 차장과의 난투극에서도 그를 살해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류즈는 ‘우아한 대량학살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999호가 태양계를 벗어나자마 류즈가 등장했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합니다. 메텔의 대사처럼 태양계를 벗어나면 더욱 잔혹한 세계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류즈는 메텔에게 테츠로를 데려가겠다며, 응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빨리 경과시켜 테츠로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합니다. 테츠로는 자신이 죽고 해골로 변하는 과정을 상상하는데, 작화는 오히려 유머러스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은하철도 999’는 빈부 격차와 계층 간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묘사되고, 폭력과 섹스를 암시하는 장면도 다수 등장하여 미성년자가 시청하기에는 지나친 면도 없지 않은데, 이번 화의 333호의 무수한 해골의 비주얼과 테츠로가 해골로 변하는 상상 장면은 잔혹하면서도 죽음을 희화화했다는 인상이 강해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과연 적합한 것인지 의문이 생길 정도로 매우 기괴합니다.

메텔은 테츠로를 살해할 것이라는 류즈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테츠로에게 류즈와 동행할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해도 메텔이 죽을 것이라는 말은 류즈도, 메텔도 하지 않습니다. 류즈와 함께 메텔의 정체가 기계 인간이라는 중대한 암시가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테츠로는 인간의 몸을 지녔기에 시간이 경과하면 사망하지만 메텔은 그렇지 않은데, 어린 테츠로는 이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것입니다.

333호의 기관차 앞에 둔 류즈의 스페이스 카에 동승한 테츠로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지만, 메텔은 333호의 객실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테츠로를 기다릴 뿐입니다. 마녀 류즈의 사연은 후편으로 이어집니다.

은하철도 999 - 제1화 출발의 발라드
은하철도 999 - 제2화 화성의 붉은 바람
은하철도 999 - 제3화 타이탄의 잠든 전사
은하철도 999 - 제4화 대도적 안타레스
은하철도 999 - 제5화 망설임의 별의 섀도우
은하철도 999 - 제6화 혜성 도서관


덧글

  • 네무냥 2010/11/17 01:49 # 삭제

    어렸을 때 저의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메텔 알몸씬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이번화 같은 경우에도 해골같은것을 계속보면은 심장박동이 빨라지는건 어쩔수 없나봐요...
    그래도 요즘 애니에 비하여 옛날같은 만화의 스토리가 정말 인간적이어서 지금도 옛날 작품을 다시 감상하면서 즐기는 것이죠...
    은하철도999도 이러한 내용깊은 스토리에 인기만화가 된 것이잖아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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