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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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잇 - 쇼의 황제, 그 마지막 자취 영화

‘디스 이즈 잇’은 작년 6월 갑자기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스스로 마지막이라 공언했던 런던 공연을 앞두고 LA에서 가진 리허설을 영상에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공연의 무대 감독을 맡은 케니 오테가가 감독을 맡아 작년 10월 2주에 걸쳐 전 세계에 한정 상영된 바 있습니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것은 엄청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백 댄서들의 인터뷰입니다. 자신이 선발되었다는 사실에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며, 마이클 잭슨에 대한 열정적인 신앙을 고백합니다. 너무나 진솔해 오히려 주관적인 느낌이 강한 백 댄서 인터뷰와 달리, 정작 주인공 마이클 잭슨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인터뷰하는 장면은 전무합니다. 마이클 잭슨에 대한 객관적인 시점을 견지하기 위함인데, 차분함을 잃지 않는 카메라 덕분에 ‘디스 이즈 잇’을 바라보는 관객은 도리어 몰입도가 높아지며, 이제는 고인이 된 그에 대한 신비감을 강화시킵니다. 묵묵히 영상을 담아내는 카메라에 비치는 마이클 잭슨은 사소한 박자에도 세션맨에게 정교한 수정을 요구하는 세심한 완벽주의자입니다. 그에게 어울리는 칭호는 ‘팝의 황제’를 넘어 ‘쇼의 황제’라고 하는 편이 적절한 듯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첫 번째 노래는, 늘 그랬듯이 ‘WANNA BE STARTIN' SOMETHIN'’으로 시작됩니다. 리허설의 첫 곡이라 성량을 아끼던 그는 ‘JAM’과 ‘THE WAY YOU MAKE ME FEEL’을 거치며 서서히 달아오릅니다. ‘SMOOTH CRIMINAL’에는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했던 흑백 영화들을 활용해 대결을 펼치는 동영상이 삽입되었는데, 이처럼 CG로 합성한 동영상은 ‘THRILLER’와 ‘EARTH SONG’ 등에도 활용됩니다.

그가 다른 곡들처럼 백 댄서들과 함께 군무를 추는 장면도 인상적이지만, 전 세계 여성을 흥분시켰던 킥을 곁들이며 홀로 춤추는 ‘BILLY JEAN’은 가히 압권입니다. 섹시하면서도 우아하고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무대 아래에서 바라보는 수 십 명의 백 댄서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데, 마이클 잭슨의 사망으로 함께 공연하지 못했으니 그들은 불운했지만, 동시에 황제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 행운을 누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MAN IN THE MIRROR’를 끝으로 마이클 잭슨은 정지 화면으로 작별을 고합니다. 이제는 그의 모습을 거울과 같은 화면 속에서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MAN IN THE MIRROR’는 의미심장한 엔딩이기도 합니다. ‘HEAL THE WORLD’와 함께 엔드 크레딧이 흐르고 나면, 팬들에 대한 사랑을 바치는 마이클 잭슨의 친필 사인과, 그가 공연을 준비하며 꼼꼼히 지시하는 생전의 모습이 그의 쇼는 영원할 것임을 상징합니다.

‘디스 이즈 잇’은 실제 공연 실황을 담은 작품이 아니기에, 100%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이 갑자기 떠난 현 시점에서 100%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니 ‘디스 이즈 잇’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진귀한 가치를 지닌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게다가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장면이 HD급 화질로 재현되어 있으며, 음악이 실질적인 주인공인 만큼 음의 분리도를 비롯한 음질의 생생함도 공연 실황에 못지않습니다. 제작사가 소니의 계열사인 콜롬비아 픽처스인 만큼, 블루레이 디스크에는 ‘디스 이즈 잇’의 포스터를 플레이스테이션3용 벽지로 제공하는 배려까지 잊지 않았습니다.

마이클 잭슨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뒤늦게 덧붙이면, 그의 앨범 ‘THRILLER’는 초등학교 시절 가요 앨범도 구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카세트테이프로 최초로 구입한 팝 앨범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10대들이 가요보다는 팝을 듣는 것이 일반화된 시절이었는데, 마이클 잭슨이 저를 팝의 세계로 이끈 아티스트였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넘은 현 시점에서 CD로 다시 듣는 ‘THRILLER’는 세련미와 흥겨움을 전혀 잃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그의 생애 첫 번째 내한 공연을 한 것은 1996년이었는데, 1992년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내한 공연 당시 압사 사고로 1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발생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 해외 아티스트에 열광하는 팬 문화를 죄악시하는 편협한 사회 분위기가 대세였습니다. 게다가 이듬해 있을 IMF 사태의 전주곡으로 무역 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외화 유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져 마이클 잭슨의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은 정부의 허가 여부조차 불투명했으며, 성사 이후에도 환영받지 못한 채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치러졌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걸 그룹에 열광하는 성인 남성들을 당연하게 바라볼 만큼 사회 분위기가 개선되었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마이클 잭슨은 미국에서조차 성형 수술, 성추행, 파산 등 각종 추문에 휘말리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 적이 많았습니다. 전 세계의 팬들에게는 행복을 선사했지만, 막상 그의 삶은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불행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블루레이 지름 - '디스 이즈 잇' 스틸북 한정판


덧글

  • 시북군 2010/02/08 18:57 #

    여러 정황에서도 잡히는 내용이지만 THIS IS IT 자체는 파이널 커튼콜이었을지 몰라도 런던 일정 이후에 월드투어로 이어질 라이브였기에 더더욱 가슴아프게 다가온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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