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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시작해 ‘클로저’로 끝나다 영화

카피라이터 톰(조셉 고든 레빗 분)은 새로 입사한 여비서 썸머(주이 데샤넬 분)에게 한눈에 반합니다. 둘은 서로에 호감을 가지고 사귀게 되지만, 사랑을 믿지 않는 썸머는 더 이상 깊은 관계를 거부하며 톰을 애타게 합니다.

마크 웹 감독의 ‘500일의 썸머’는 남녀의 연애가 시작되는 행복한 시기와 시간이 흘러 위기를 맞이하는 권태기를, 두 사람이 만난지 며칠이 되었는지 자막으로 제시하며 교차 편집하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다수의 뮤직 비디오를 연출한 젊은 감독답게, ‘500일의 썸머’는 화면 좌우 분할과 뮤지컬 및 애니메이션 삽입 등 범상치 않은 재기발랄함으로 무장했습니다. 팝을 비롯한 1980년대까지 대중문화에 대한 경의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썸머의 성격과 극의 전반적인 방향을 상징하는 ‘더티 댄싱’의 삽입곡인 고 패트릭 스웨이지의 ‘She's Like The Wind’를 비롯해, 링고 스타와 스미스의 음악, 영화 ‘졸업’과 ‘스타워즈’, 드라마 ‘전격 Z작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중문화의 요소들을 삽입했습니다. 실사 영상이 갑자기 연필로 드로잉한 것처럼 전환되는 장면은 아하의 뮤직 비디오 ‘Take On Me’를 떠올리게 하며, 잉마르 베리만의 걸작 ‘제7의 봉인’의 패러디도 엿볼 수 있습니다.

‘500일의 썸머’가 빛나는 것은, 과거의 대중문화에 대한 경의 때문이 아니라, 현실적인 서사구조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빠지는 순간은 마법과 같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대의 장점들조차 단점으로 보이기 마련이며, 권태기를 지나 누적된 불만들로 인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작스런 이별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500일의 썸머’는 시간의 흐름을 뒤죽박죽 편집하고 동일한 장면에 내레이션만 바꾸며, 달아오르던 사랑이 식어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성공합니다. 최근의 로맨틱 코미디가 화장실 유머까지 동원하며 억지스런 웃음과 천편일률적인 해피 엔딩을 고집하는데 비해, ‘500일의 썸머’는 마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처럼 유머러스하게 시작해, ‘클로저’처럼 쓸쓸한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쓰디 쓴 결말이었던 ‘클로저’에 비해 위트 섞인 희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500일의 썸머’가 다르기는 합니다.

졸린 눈이 두드러지는 순진한 이미지의 톰 역의 조셉 고든 레빗은 동양적이고 서민적이며, 푸른 눈의 주이 데샤넬은 유럽적인 마스크로,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미남, 미녀와는 다른 커플이라는 점에서 신선합니다. 많은 장면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톰의 여동생 레이첼로 분한 13세 소녀 클로에 모레츠도 인상적인데, 스웨덴 영화 ‘렛 미 인’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마크 웹은 샘 레이미가 떠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맡게 되었으며, 피터 파커 역으로 조셉 고든 레빗도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마크 웹의 재기발랄함과 조셉 고든 레빗의 서민적인 마스크가 조합된다면 의외로 쓸만한 프랜차이즈가 탄생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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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cdc 2010/01/26 11:41 #

    저 개인적으로는 [애니홀]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
  • 2010/01/26 23: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디제 2010/01/27 00:32 #

    정말 오랜만이시군요. 건강하신지요? 반갑습니다. ^^
  • 루시 2010/01/28 02:02 #

    앗 스타워즈 얘기가 나왔던가요? 아 기억이 ㅠ
  • 디제 2010/01/28 08:07 #

    스타워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한 솔로(해리슨 포드)가 뮤지컬 장면에서 인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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