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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피어 - 가학이 주는 쾌감 영화

감옥에 14년 동안 갇혔던 죄수 맥스 케이디(로버트 드 니로 분)가 자신을 변호했던 변호사 샘 보든(닉 놀티 분)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의 ‘케이프 피어’는 폭력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비열한 거리’, ‘좋은 친구들’, ‘갱스 오브 뉴욕’ 등에서 항상 폭력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 좋아했던 마틴 스콜시즈 감독의 ‘케이프 피어’ 역시 이러한 그의 필모그래피의 공통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실은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뻔뻔스럽고 위악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폭력적인 장면에서 두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낄낄거리고 실소하면서 보았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학적 욕망을 실천하는데서 비롯되는 쾌감을 충실하게 드러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케이디의 복수에만 초점을 맞춰 영화를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선적인 감상이 될 것 같습니다. 파렴치한이자 일자무식이었던 맥스는 감옥 안에서 글을 깨우치고 법과 상식에 통달할 정도로 변화했지만 반대로 샘은 드러나지 않게 바람을 피우다 맥스에게 위협을 느끼자 지성적인 변호사라는 자신의 지위마저 위협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폭력에 의존하게 됩니다. 즉, 2시간여의 러닝 타임에서 전형적인 인물로만 내러티브가 구성된다면 관객들은 결말마저 뻔하게 느껴지겠지만 극단적으로 달랐던 두 주인공이 과거 자신의 적의 모습과 닮아간다는 점에서 ‘케이프 피어’의 스토리는 주목받을만 합니다. 물론 헐리우드의 몇 가지 관습적 불문율을 충실히 준수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신선한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만 말입니다.

중반부에서 샘의 딸인 다니엘이 맥스와 학교의 극장에서 만나는 장면은 에로틱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러닝 타임이 할애되어 호흡 조절에 실패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초반부에 근육질의 몸을 과시했던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도 이 부분 즈음에서는 전형적인 자신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주인공은 로버트 드 니로가 아니라 닉 놀티로 보아야 겠고 따라서 드 니로의 출연 장면도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강과 보트 장면에서 영화는 퍼붓듯이 쏟아지는 폭우처럼 간신히 폭압적인 카리스마로 복귀합니다. 초반부부터 극단적이고 재빠른 클로즈업으로 범상치 않았던 카메라 워킹이 후반부의 흔들리는 보트 속의 아수라장을 잡아내는 것에서는 찬사가 나오는군요.

‘케이프 피어’는 드 니로와 닉 놀티 이외에도 제시카 랭, 줄리엣 루이스가 샘의 아내와 딸로 등장하고 왕년의 대배우였던 그레고리 팩과 로버트 미첨도 카메오로 출연합니다. ‘케이프 피어’ 이외에도 ‘올리버 스톤의 킬러’, ‘길버트 그레이프’ 등에서 인상적이었던 줄리엣 루이스는 ‘로미오 이즈 블리딩’ 이후에는 국내에 개봉되는 영화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게 되었을 정도로 사그러들었는데 딱 이맘 때가 조금 어벙한 듯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괄량이 스타일에 적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서른이 넘은 그녀에게 적당한 배역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군요. 더욱이 나이 40이 넘으면 과연 줄리엣 루이스에게 어울리는 배역이라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군요.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이미지가 도리어 자신의 발목을 잡아버린다는 면에서 줄리엣 루이스는 스스로도 상당히 괴롭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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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ermata 2004/10/17 01:04 #

    줄리엣 루이스, 굉장히 좋아하는 배운데.
    그러고보니 요즘은 얼굴보기가 힘드네요.
    케이블에선 '스트레인지 데이즈'를 지나치게 재탕방영해주긴 하지만.
  • avalee 2004/10/17 05:01 #

    저도 '스콜세지-드 니로' 콤비의 팬으로서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전체적인 호흡 조절에 실패했다는 의견에 공감하며, 그로 인해 다른 스콜세지의 영화들에 비해서는 '선과 악의 차이란 무엇인가?', '폭력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고 봅니다.
    대신 저는 드 니로의 연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했으며, 그가 이 작품에서 전형적인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오랜만에 초기의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들어 자신과 세상을 합리화하는 편집증적인 인물,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쨌든 좋은 작품인데 카메오로 등장하는 그레고리 팩과 로버트 미첨이 주연을 맡았던 '오리지날 케이프 피어'의 존재때문에 이 작품이 약간은 저평가 받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리고 줄리엣 루이스... 저도 완전 동감입니다. 참 좋아했었는데T.T
  • 디제 2004/10/17 11:52 #

    Fermata님/ imdb에 들어가보니 줄리엣 루이스가 여전히 영화 배우로 여러 가지 작품에 출연하고 있지만 딱히 눈에 띌만한 영화에는 캐스팅되지 못하고 있더군요.
    avalee님/ 맥스가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버스의 연장 선상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은 그가 출감할 때 비추는 그의 감방안 인테리어(^^)에서 잘 나타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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