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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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IMAX 3D - 극한의 전율 체험 162분 영화

IAMX로 ‘아바타’를 두 번째 관람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3D였던 첫 번째 관람에 비해, 두 번째 관람이 더욱 즐거웠고 체감 러닝 타임이 짧았다는 것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처음 관람한 후, 두 번, 세 번 반복 관람할수록, 세부 디테일은 눈에 들어와도, 익숙한 서사로 인해 체감 러닝 타임은 길어지기 마련인데 ‘아바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절대화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첫 번째 관람에서 서사의 흐름을 좇는데 연연한 나머지, 상상을 넘어서는 혁명적 영상에 압도되어 어안이 벙벙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두 번째 관람에서는 서사의 흐름보다는 캐릭터의 감정선이나 영상의 디테일에 치중하며 관람한 것이 더욱 즐거워 체감 러닝 타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의 아바타는 손가락이 다섯 개인 반면, 나비족의 손가락은 네 개 라든가, 판도라의 숲을 거닐 때 한 발짝 씩 내디딜 때마다 대지의 색상이 빛나며 변화하는 것과 같은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바타를 처음 관람하고 올린 포스팅에서 ‘서사가 빈약하다’고 평한 바 있는데, 재관람하고 나니 아바타의 서사는, 빈약하다기보다 ‘대중 영화로서 적절히 단순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듯합니다. ‘매트릭스’ 이래 복잡한 세계관과 철학적인 사고를 요하는 것이 최근 SF 영화의 추세가 되었지만, 아무리 SF 장르가 현실 비판의 은유에서 출발했다 해도, 골치 아픈 세계관과 비판적인 사고를 요하는 요소들로 점철된다면, 대중 영화로서의 매력을 상실하기 십습니다. SF 영화 중 가장 성공한 시리즈로 남은 ‘스타워즈’가 과연 어떤 영화였는지 돌이켜 보면, 대답은 명쾌합니다. ‘아바타’는 사랑과 배신, 전쟁과 음모가 관객의 예상 범위 이내에서 적절히 어우러지기에 즐기기에 부담 없는 영화가 되었으며, 동시에 영상에 집중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유례없는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만일 ‘아바타’가 보다 무거운 서사를 지니거나 복잡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었다면,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얻었을지 몰라도,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흥행 성과를 담보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아바타’는 전작들을 통해 흥행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과시해온 제임스 카메론의 압도적인 결과물로, 겉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찬찬히 속을 뜯어보면 관객의 감정 이입과 동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치밀한 장치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제이크는 어느 집단에서 명확히 소속되지 않은 경계인입니다. 그는 지구인이지만 지구에 대한 애착이 거의 없는 인물입니다. 쌍둥이 형의 갑작스런 죽음에도 크게 슬퍼하지 않으며, 지구에 가족이나 연인이 남아 있지 않거나 아니면 무심한 사이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해병 출신이었지만 하반신 불수가 된 이후, 형의 죽음으로 아바타 프로그램에 떠밀리듯 대신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하반신을 사용할 수 없지만, 그에 대해 비관하지 않으며 타인의 동정이나 도움을 얻으려 하지도 않습니다. 다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수술을 포상하겠다는 쿼리치 대령의 언급에도 표정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제이크는 장애라는 사실에 괘념치 않습니다. 그가 장애인이기에, 마음껏 육체를 활용할 수 있는 아바타에 강한 집착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지구인이라는 자각을 엷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지구인으로서 육체적으로는 장애인이며, 나비족으로서 문화적으로는 유아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가 경계인이라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합니다. 게다가 그는 회사에 고용된 용병 집단과 어거스틴이 이끄는 실험 집단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 인물입니다. 따라서 그를 둘러싼 세 명의 여성, 즉 연인이자 나비족의 어머니 역할을 네이티리와 지구인 어머니 역할을 하는 어거스틴, 그리고 헬기 파일럿으로 제이크의 발이 되는 트루디와 같은 강인한 여성들을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주인공 제이크와 주변 인물들의 적절한 배치와 이입이 용이한 감정선의 변화를 통해, 자칫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비교되어 위화감이 두드러질 수 있는 위험을 극복하며, 감정 이입이 쉽지 않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동조를 유도하고, 극도의 시각적 전율이라는 엄청난 롤러코스터 위에 관객을 앉혀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 바로 ‘아바타’의 매력입니다. ‘아바타’가 극한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자연을 파괴하는 현대 기술 문명을 비판하고, 자연 친화적인 본능적 삶을 찬양하는, 역설적인 영화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도 독특합니다. 최근 ‘아바타’를 놓고 미국에서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색깔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에 비해 크게 다를 바 없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보면, ‘아바타’를 민주당을 지지하는 영화로 규정하는 것은 명백한 단견입니다.

끝으로 3m가 넘는 장신의 나비족과, 그들과 맞서기 위해 인간이 개발한 AMP의 대립 관계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젠트라디와 배틀로이드의 관계를 연상시켰습니다. ‘터미네이터2’에서 ‘아키라’를 오마쥬한 핵폭발 장면과 ‘바벨 2세’의 로뎀의 영향을 받은 액체인간 T-1000이 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일본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혐의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바타를 처음 기동한 제이크가 실험실 밖으로 뛰어나갔을 때, 아바타는 AMP와 충돌할 뻔 하는데, 이는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맨몸으로 쿼리치의 AMP와 맞서 싸우는 최후의 결투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터미네이터 - 사반세기가 지나도 유효한 걸작
에이리언2 - 모성과 모성의 불꽃튀는 대결
터미네이터2 - 액션이 아니라 인간미
아바타 3D - 빈약한 서사 감추는 혁명적 영상


덧글

  • NB세상 2010/01/09 18:03 #

    작년에 1월 20일 마지막 아이맥스 예매해 두었습니다. 많이 기대가 됩니다.^^
  • 나르사스 2010/01/09 21:28 #

    일본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 너무 많이 따왔다고 말이 많더군요....
  • 퍼피푸 2010/01/10 09:25 #

    저한테는 또다시 보라면 고문일듯...그리고 장르는 SF 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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