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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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라 승리호 - 진정한 주인공은 보얏키다! 영화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1977년 작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도 방영된 바 있으며, 최근 리메이크된 ‘이겨라 승리호’(원제 ‘얏타맨’)의 실사판이 미이케 다카시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지난 3월 일본에서 개봉되었고, 국내에는 스폰지하우스의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상영중입니다.

CG 기술의 발달로 최근 헐리우드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 붐이 일고 있는데, 영화화의 성공을 해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는 원작을 얼마나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는가의 여부이며, 둘째는 내러티브가 얼마나 설득력을 지니느냐의 여부입니다. 만일 원작의 요소들을 파괴하면서 서사를 갖춘 각본에 승부를 건다면, 원작의 팬들에 의존하지 않아도 흥행 및 작품성의 측면에서 독립된 영화로 인정받으며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작의 요소들을 파괴하면서까지 서사의 힘만으로 성공한 영화화는 일본 영화계에서 매우 드뭅니다. 따라서 안전 제일주의로 원작에 충실한 영화화를 추구하며, 서사도 원작을 답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겨라 승리호’는 캐릭터 간의 관계와 메카닉 디자인 등 일부 설정에 변화를 주었지만, 원작에 충실한 영화화라 할 수 있습니다. 얏타맨 1호(사쿠라이 쇼 분) 및 2호(후쿠다 사키 분)와 도론죠(후카다 교코 분) 일당의 대립 구도를 근간으로 합니다. 도론죠 일당이 자금 마련을 위해 시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사기극(이는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리석은 소비자로 전락한 민중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으로 출발해, 얏타맨과의 대결에서 바보스런 실수를 범해 패배한 도론죠 일당이 자전거를 타고 도망치다 도쿠로베의 벌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서사 구조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답습했습니다. 원작에서는 원색이었던 얏타왕이 붉은 색 위주로 변형된 정도를 제외하면, 주제가와 나무에 오르는 돼지, 얏타맨의 승리 포즈까지 계승했습니다. 나레이션과 도쿠로베, 오못챠마로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의 성우들을 그대로 기용했으며, 나레이션과 얏타왕을 담당한 성우 야마데라 코우이치가 카메오로 직접 얼굴을 드러냅니다. 도론죠 일당에 사기를 당하는 시민 역으로 원작의 도론죠의 베테랑 성우 오하라 노리코가 직접 출연해 명대사 ‘보얏키 천재구나’를 직접 시연합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한계도 함께 계승했습니다. 애당초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했기에 서사는 뻔한 패턴을 답습하며 일정한 개그 코드를 반복하는데, 실사판 역시 동일한 서사 패턴과 개그 코드를 고스란히 물려받았습니다. 원작의 팬이라면 귀엽고 즐겁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치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성인 취향을 가미하기 위해 얏타맨 1호와 도론죠를 중심으로 한 삼각, 사각 관계를 설정하기는 하지만, 억지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얏타맨 1호와 도론죠를 중심으로 한 미묘한 감정의 흐름에 얏타맨 2호와 보얏키(나마세 카츠히사 분)가 끼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보얏키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사쿠라이 쇼가 분한 얏타맨 1호는 무난한 반면, 후쿠다 사키의 얏타맨 2호는 밋밋합니다. 원작의 도론죠가 늘씬한 체형의 글래머인 (설정 상으로는 24세이지만) 중년 여성의 이미지인데, 실사판의 후카다 교코는 키가 작고 늘씬한 체형이 아닌데다, 동안으로 원작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지만(원작의 도론죠의 의상의 결정적인 매력 포인트인 배꼽 노출을 피한 것만으로 후카다 교코의 태생적 한계는 분명한 셈입니다.), 실질적인 히로인이 되어 캐스팅의 태생적 한계를 넘으려 분투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중년배우 나마세 카츠히사가 분한 보얏키입니다. 분장과 표정 및 대사 연기가 원작 캐릭터를 꼭 닮았을 뿐만 아니라, 도론죠를 짝사랑하지만 마음을 얻지 못해 괴로워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합니다.

영화 전편을 압축한 엔드 크레딧이 끝나면, 원작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다음 편 예고’가 등장합니다. 도쿠로베의 동생과 얏타 펠리컨, 그리고 도론죠의 새로운 의상이 제시되는데, 원작의 팬이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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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12/22 13:1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디제 2009/12/22 20:18 #

    언급하신 '트랜스포머'와 같은 예는 원작 재현의 충실도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카닉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것은 원작 재현도를 다소 떨어뜨리는 것이지만, 동시에 영화화를 위한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타당성을 확보한다면 지지받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원작의 팬들이 등을 돌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듯합니다.
  • MIP마스터 2009/12/22 21:53 #

    애니가 실사로 변화하면서 의화감을 줄이는 것
    트랜스포머는 그 과제를 멋지게 해결한 예라고 할 수 있겠죠?
  • 디제 2009/12/22 21:59 #

    '트랜스포머'는 로봇들의 실사 캐릭터화에는 분명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사는 좀... ^^;;;
  • MIP마스터 2009/12/22 22:32 #

    아!! 서사가...디제님 기회가 되시면
    애니의 실사화 영화에 대해 특집 포스팅 한번 해보심이 어떠신지??
  • 잠본이 2009/12/22 22:41 #

    보얏키가 주인공 맞죠. (...)
    도론죠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독기있는 누님을 캐스팅해야 했는데 후카다는 너무 백치미가 강해서 원 OTL

    나레이션으로 보아 예고편에 나온 백색의 사루만...아니 도론죠는 원래 도론죠와는 별개 캐릭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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