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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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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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LG의 숨은 MVP 김광수 야구

2009년 LG는 7위에 그치며 7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2007년 우승 청부사 김재박 감독을 영입했지만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재계약에 실패했고, 코칭스태프는 대폭 물갈이 되었습니다. 2009 시즌 LG는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영입하고, 페타지니가 폭발하며 초반 8연승의 호조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화무십일홍에 불과했습니다. 최원호, 박명환, 정재복, 우규민, 정찬헌, 이범준이 부상에 시달렸고, 믿었던 옥스프링이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났으며, 서승화와 심수창은 불미스러운 일로 2군으로 밀려났고, 트레이드되어 온 강철민은 1군에 선보이지도 못하며 MVP를 수상한 기아 김상현과 극단적으로 대비되었습니다. 허약한 투수력이 끝내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이처럼 부상을 비롯한 복합적인 이유로 투수들이 대거 이탈하자 1군 마운드는 5선발 체제를 구성하기는커녕 등판시킬 투수조차 없었습니다. 이 와중에 꾸준히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묵묵히 이닝을 채워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김광수입니다.

김광수는 프로 10년차로 우리 나이 29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는데, 2004년 병역 비리에 연루되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등, 10년 동안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 6시즌에, 작년까지 투구 이닝은 131.2 이닝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 LG에 2차 2지명으로 입단하며 1억 3천 5백 만 원의 상당한 계약금을 받은 것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해외 전지훈련에도 애당초 제외되었다 출발 직전 극적으로 합류했으며, 1군보다 2군에 머문 적이 많았던 김광수는 올 시즌도 2군에서 출발했습니다.


(사진 : 22:17의 사상 초유의 난타전이 벌어진 5월 15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구원 등판한 김광수는 3.1이닝 무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2003년 이후 6년 만에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그에게 어울리는 옷은 선발이 아니라 롱릴리프입니다.)

하지만 4월 25일 1군에 올라온 김광수는 4월 28일 청주 한화전에 구원 등판한 이래, 시즌 내내 1군에 머물면서 34경기에서 4승 7패 1홀드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기록만 보면 평범하지만, 김광수는 4승 7패 1세이브의 기록을 남긴 2003년을 제외하고 단 1승도 없었음을 감안하면 올 시즌은 커리어하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김광수가 프로 통산 245.1이닝을 투구했는데, 그 중 절반에 육박하는 114이닝을 올해 소화했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LG의 1군에는 던질 투수가 없었고, 에이스 봉중근마저 시즌 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4월말 이후 줄곧 1군에 머물며 많은 이닝을 꾸준히 메워준 김광수야말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LG의 2009 시즌 숨은 MVP라 할 만합니다.

물론 김광수의 성적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평균자책점 6.71은 아무리 올 시즌이 타고투저였다 해도 위안을 삼기 힘든 수치입니다. 그가 호투하는 경기보다 그렇지 못한 경기가 더 흔했고, 초반부터 매 이닝 실점하거나, 혹은 초반 호투 후 중반에 대량 실점하는 패턴이 반복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김광수보다, 김광수가 선발로 등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이탈자가 속출했던 팀을 탓해야 옳을 것입니다. 선발보다 중간에 나와 호투했던 일이 많았던 그에게 어울리는 옷은 선발이 아니라 롱릴리프임이 분명합니다. 내년 시즌 다른 선발 투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책임지며, 김광수가 약점을 보완하여 LG 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지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LG도 김광수도 모두 만족스러운 시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