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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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짐보 - 리메이크가 넘볼 수 없는 오리지널의 매력 영화

※ 본 포스팅에는 ‘요짐보’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64년 작 ‘황야의 무법자’와 월터 힐 감독,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1996년 작 ‘라스트맨 스탠딩’의 원작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61년 작 ‘요짐보’를 서울아트시네마의 ‘와이드스크린 영화 특별전’을 통해 드디어 필름으로 만났습니다.

줄거리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산쥬로라는 가명을 쓰는 사무라이(미후네 도시로 분)가 두 폭력 집단이 판을 치는 마을에 들어가 양쪽을 넘나들며 모두 파멸로 이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라스트맨 스탠딩’을 가장 먼저 접했고, ‘황야의 무법자’를 관람한 다음, 이번 기회에 ‘요짐보’를 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화려한 액션으로 대변되는 헐리우드 웨스턴으로 거듭난 두 리메이크의 오리지널이기에, ‘요짐보’ 역시 활극의 요소로 가득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산쥬로가 활약하는 격투 장면은 세 장면 밖에 없으며,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고 할애된 시간도 짧습니다. 롱테이크로 촬영된 산쥬로의 격투 장면은 매우 속도감 넘치게 연출되어,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누가 어떻게 당한 것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1대 다수의 격투 장면을 롱테이크로 매끄럽게 소화한 미후네 도시로의 액션 연기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과 운명, 그리고 역사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고찰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라면 으레 떠오르는 요소들이 ‘요짐보’에서는 깨끗이 배재되어 있어, 완벽한 오락 영화라 할 수 있는데 현시점에서 보면 액션보다는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가뜩이나 공간적 배경이 작은 마을이라 연극적 느낌이 강하며, 등장인물들 또한 인간의 이기심을 고발한다기보다 마치 만화의 캐릭터들처럼 희극적인 개성을 발휘합니다.

양대 세력이 으르렁거리며 일촉즉발로 대립하는 순간, 높은 망루 위에서 굽어보며 즐기는 산쥬로의 모습은, 그가 견지하는 방관자적 입장을 대변하는 명장면으로, 리메이크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모든 활극의 영웅적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그도 감금과 린치를 피할 수 없지만, 그 위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면에서 산쥬로는 자신과 여유가 넘치는 남자다운 인물로, 미후네 도시로의 배우로서의 마초적 매력을 극대화하여 발산합니다.

두 편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에 비해 오리지널만의 압도적인 매력은 조연급 캐릭터들의 개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황야의 무법자’와 ‘라스트맨 스탠딩’에서는 주인공과 라이벌 의 대립 구도 외에는 다른 조연급 캐릭터들이 평면적이었던 것과는 대별됩니다. 산쥬로의 최대 라이벌인 총잡이 우노스케(나카다이 타츠야 분)는, 광기와 예리함이 결합된 개성 넘치는 악역입니다. 우노스케의 권총에 맞서 산쥬로는 사무라이라면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되는 기책인, 식칼로 격퇴합니다. 산쥬로의 식칼은 ‘황야의 무법자’의 조(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에게 철판으로 계승된 바 있습니다. 우노스케의 형인 얼간이 이노키치로 분한 가토 다이스케의 우스꽝스런 표정 연기도 압권입니다. 가토 다이스케는 ‘7인의 사무라이’에서 축조술에 능한 시치로지로 출연한 바 있는데, 시치로지의 상관이자 7인의 사무라이의 리더였던 캄베이 역의 시무라 다카시가 입을 잔뜩 일그러뜨린 탐욕스런 양조업자 도쿠에몬으로 등장하는 것도 볼거리입니다.

이처럼 강렬한 캐릭터들을 뒷받침하는 사토 마사루의 음악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무라이 활극의 전형적인 배경 음악인 일본의 전통 음악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흥겨운 재즈 풍으로 편곡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흑백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화 전반에 독특한 리듬을 창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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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09/11/07 23:20 #

    ..................시, 식칼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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