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리메이크 미드 V(브이) - 제1부 Pilot 영화

1983년 미국에서 5부작의 제1부제2부가 방영된 이래, 26년 만에 동일한 제목의 리메이크 드라마 ‘V’가 ABC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리메이크 ‘V’는 예고편을 통해 예상했던 바와 같이 오리지널의 요소들을 해체 및 재조합하고, 최근 미국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경향과 CG를 비롯한 특수 효과를 가미한 작품이었습니다.

거대한 진동과 함께 전 세계 29개 대도시에 출현한 외계인의 거대 UFO 중 최고지도자 애나의 모선이 뉴욕의 상공을 점거하는데, 오리지널의 주배경이 LA였던 것과는 다릅니다. 진동으로 인해 십자가가 추락하는 장면과 라이언의 청혼 반지가 흔들리는 모습은, 외계인으로 인해 신성이 추락하고 라이언의 청혼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리메이크의 UFO 등장 장면에 아쉬움이 있다면 미국과 브라질, 런던과 파리, 카이로 등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의 도시들이 등장했지만 아시아의 도시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뉴욕의 UN 빌딩 옥상에서 UN 사무총장과 존이 만나며, 지구인과 외계인의 첫 접촉이 이루어졌던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에서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총아라 할 수 있는 동영상을 활용한 간접적인 수단으로 애나가 지구인들에게 첫선을 보입니다. 매력적인 애나의 연설은 즉시 지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의 허점을 활용해 지구인들의 마음을 얻는 애나는, 의료보험 제도의 개선을 약속한 오바마를 풍자한 것이라는 미국 내의 흥미로운 평도 있습니다. 애나가 오리지널의 다이애나라는 것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데, 상관이었던 존과 파멜라와 권력 다툼을 벌여야했던 다이애나와 달리, 현재까지 애나의 상관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1983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백인인 레이건이었고, ‘V’의 다이애나는 백인 여성이었는데, 2009년 현재 미국 대통령은 흑인인 오바마이고, 애나로 흑인 여배우인 모레나 바카린이 캐스팅된 것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합니다. 오리지널에서 존은 화학합성물을 만들기 위해 지구를 방문했다고 목적을 밝혔지만, 리메이크에서 애나는 지구에서 물과 식량을 얻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화학합성물이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물과 식량(인간)을 확보했던 오리지널에 비해, 리메이크의 외계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구인들을 위해 자신들의 발달된 과학기술을 공유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떠나겠다고 피력한 것은 오리지널과 동일합니다. 외계인들에게 성(姓)이 없이 이름만 있는 것도 오리지널과 같습니다.

리메이크에서는 외계인들을 가리켜 ‘Visitor’의 머리글자를 따 ‘V’라 부르는데, 오리지널의 극중에서 ‘V’는 레지스탕스의 승리(‘Victory’)의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대조적입니다. 따라서 ‘V’자 핏빛 낙서가 저항을 의미했던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에서는 외계인들을 숭배하기 위한 정반대의 의미를 지닙니다. 오리지널에서는 외계인을 목소리의 에코로 구분할 수 있었는데, 리메이크의 외계인의 목소리는 지구인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레지스탕스의 회합에서는 귀 뒤의 피부를 절제하여 두개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외계인 여부를 확인했는데, 피부를 절개하는 것도 ‘V’자형입니다.

외계인의 모선과 수송선의 디자인은 보다 전체적으로 세련미를 띠며 디테일이 추가되었지만, 확실히 오리지널의 이미지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폐쇄적인 복도와 방, 그리고 인간을 식량으로 보관하는 대형 냉동 창고와 식수 창고를 제외하면 답답한 느낌을 주었던 오리지널의 모선의 내부와 달리, 리메이크의 모선의 내부는 타일러가 매료되었듯이, 탁 트여 개방적이며 유토피아와 같은 도시입니다. 외계인들의 복장도 일신했습니다. 붉은 군복과 커다란 고글. 검정 가죽 장화의 고압적인 오리지널의 외계인들의 복장은, 리메이크에서는 전문직 종사자의 깔끔한 정장 스타일의 근무복처럼 바뀌었습니다. 제1부에서 이미 권총 타입과 소총 타입의 2종류의 외계인의 총기류가 등장했던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에서는 아직 외계인의 총기류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감시와 살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소형 비행 병기는 리메이크만의 신설정입니다.

애나에 맞서는 여주인공은 철없는 10대 후반의 외아들을 둔 싱글맘인 FBI의 대 테러 요원 에리카입니다. 오리지널에서는 줄리엣과 다이애나 두 라이벌이 모두 과학자였는데, 리메이크에서는 에리카와 애나 모두 과학자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에리카가 FBI의 요원인 것은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에서 자행되는 테러와 음모론이 미국 드라마의 화두가 되었기 때문이며, 동시에 주인공의 수사 능력을 활용한 스릴러가 리메이크의 주된 장르임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거대 UFO로 등장하기 이전부터 외계인이 지구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설정은, ‘맨 인 블랙’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 등에서 이미 볼 수 있었던 설정이지만, 거대 모선을 통한 대규모 등장이 외계인의 최초의 등장이었던 오리지널과는 차별되는 것입니다.

오리지널 제1부에서 외계인의 정체를 마이크가 밝혔던 것처럼, 리메이크에서는 에리카가 그 정체를 밝혀냅니다. 마이크가 격투 끝에 가면을 벗긴 것이 생면부지의 외계인이었던 것과 달리, 에리카는 신뢰했던 파트너 데일이 배신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의 가면을 벗깁니다. 짙은 초록색의 오리지널의 외계인의 원색의 피부색에 비해, 리메이크의 외계인의 피부는 검정색에 가깝습니다. 오리지널에서 외계인의 두 눈은 가면의 두 눈의 위치와 동일했는데, 리메이크에서는 인간의 눈보다 훨씬 더 뒤통수에 가깝게 파충류의 눈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에리카는 레지스탕스의 회합에서 가톨릭 신부 잭과 만나는데, 자신이 추적해온 용의자가 외계인임을 확인합니다. 잭과 함께 근무하는 성당의 노신부는 외계인의 방문으로 인해 신자 수가 늘어난 것에 반색하지만, 잭은 외계인의 존재와 바티칸의 안일함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예고편을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는, 신과 외계인의 관계를 깊이 파고들지 않았는데, 잭은 오리지널의 앤드류 신부의 직업을 계승했지만, 조연에 불과했던 앤드류 신부보다는 마이크에 가까운 주인공입니다.

예고편을 통해 오리지널의 마이크에 가까울 것이라 예상했던 의문의 사나이 라이언은, 실상은 오리지널의 마틴이었습니다. 라이언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이 리메이크 ‘V’ 제1부의 최대 반전이었습니다. 오리지널 5부작이 종료될 때까지 마틴은 ‘선한 외계인’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파충류의 피부가 드러난 적이 없는데(존과 다이애나, 브라이언, 심지어 윌리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외계인 캐릭터들이 파충류의 피부를 노출한 것에 비하면 마틴은 특별대우를 받은 셈입니다. 후속 19부작에서 마틴이 다이애나에 의해 살해당할 때, 파충류의 피부를 노출합니다.), 라이언은 처음부터 파충류의 피부를 드러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오리지널에서 마이크는 이혼남이었고, 줄리엣은 남자친구와 동거했는데, 리메이크에서는 라이언에게 동거녀 발레리가 있으며, 에리카는 이혼녀(혹은 남편과 별거 중)로 성(性)이 뒤바뀌었습니다. 라이언과 발레리를 둘러싼 예상 가능한 전개는, 발레리를 동족에게 잃으며 라이언의 레지스탕스 활동에 기폭제가 되는 것이겠지만, 반대로 발레리가 라이언의 정체를 눈치 채고 스스로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의사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끝에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줄리엣과 동거남의 사이와 비슷해집니다. 하지만 라이언이 외계인이라는 이유로 발레리가 결별을 결심한다면, 리메이크는 ‘디스트릭트9’처럼 ‘차별’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을 요구받을 것입니다. 오리지널에서 마이크와 마틴의 관계는 리메이크에서 조지와 라이언의 관계로 계승되었는데, 오리지널의 내러티브가 마틴보다 마이크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면, 리메이크에서는 조지보다 라이언을 중심으로 내러티브가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지널에서 마틴은 다이애나의 부관이었는데, 라이언은 애나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라이언이 설령 애나와 구면이 아니라 해도, 다른 외계인 캐릭터들과 분명 관련을 맺고 있을 것입니다. 라이언 니콜스는 지구인 행세를 위한 가명으로 보이는데, 성(姓)이 없는 외계인의 본명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타일러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친구 핑계를 대는 철없는 10대로, 외계인에게 매혹당하고 리사에게 반해 ‘외계인의 평화 대사’가 되는데, ‘외계인의 친구들’이 되어 제복을 지급받고 앞잡이가 된 오리지널의 다니엘이나 ‘개조’되어 스파이가 되었던 마이크의 아들 숀을 연상시킵니다. 제2부의 예고편을 보면, 타일러가 리사와의 섹스를 통해 정자 제공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리사가 타일러에 접근한 것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인과 외계인의 혼혈을 출산하기 위한 외계인의 거대한 음모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 경우 타일러는 단순히 다니엘이 아니라, 외계인 혼혈아 출산을 위한 대리모가 되었던 로빈과 같은 위치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리메이크에서 외계인 혼혈아의 어머니는 리사가 될 텐데, 그녀의 이름 리사가 엘리자베스의 애칭인 것에 주목합니다. 엘리자베스는 히브리어로 ‘신의 약속’이라는 의미를 지닌 구원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오리지널에서 지구 멸망을 막았던 외계인 혼혈아의 이름이었습니다. 따라서 리사는, 케네스 존슨이 각본에 참여한 리메이크 제작진의, 차후 전개를 암시하는 의도적인 작명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출세를 꿈꾸는 언론인 채드는 오리지널의 크리스틴이 남성으로 바뀐 것입니다. 채드는 애나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계인의 대변인이 되는데,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지니고 있으니, 결정적인 순간에 전 세계적으로 외계인의 정체를 폭로하는 보도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드가 외계인과 레지스탕스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한다면, 리메이크 ‘V’가 보다 매력적이고 복잡한 스릴러가 될 것입니다. 한편, 그가 애나의 호감을 샀던, ‘모든 외계인의 외모는 매력적이다’라는 언급은, 파충류의 원래 피부 위에 지구인의 가면을 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현대의 성형 수술을 풍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제2부의 예고편을 보면, 잭은 외계인에게 검거되어 ‘개조’를 당하고, 에리카가 격투 끝에 죽인 데일이 살아 돌아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외계인들이 얼마든지 가면을 바꿔 쓸 수 있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1부만 보면 오리지널의 충실한 리메이크이면서도 새로운 요소들을 가미하여 만족스러웠는데, 최근 미국 드라마들이 초반에는 흥미진진하다, 마구 벌여놓은 암시(소위 ‘떡밥’)들을 주체하지 못해 음모론에 의존한 나머지 용두사미로 전락했던 것이 비일비재했었음을 감안하면, ‘V’는 내년 3월 이후 이어지는 시즌에서 깔끔한 종결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시 보는 추억의 미드 ‘V’(브이) - 리뷰를 시작하며
다시 보는 추억의 미드 ‘V’(브이) - 제1부
다시 보는 추억의 미드 ‘V’(브이) - 제2부
다시 보는 추억의 미드 ‘V’(브이) - 제3부
다시 보는 추억의 미드 ‘V’(브이) - 제4부
다시 보는 추억의 미드 ‘V’(브이) - 제5부


덧글

  • 듀얼콜렉터 2009/11/06 10:26 #

    확실히 전작과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각색을 상당히 잘한듯 싶더군요.
  • 단수 2009/11/06 11:36 #

    안녕하세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딴지 아닌 딴지를 걸어 보자면 애나 역의 모레나 바카린은 흑인이 아니라 브라질 출신의 히스패닉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 닥슈나이더 2009/11/06 15:14 #

    왜 난 마이클 도노반으로 기억하고 있었을까???

    원판 비디오 V를 다시한번 꺼내봐야할 시간이군요...^^;;
  • 우주고래 2009/11/07 07:31 #

    저도 도노반으로 기억하고 있네요.. 아마 이름이 마이크고 성이 도노반이 아닐까 싶습니다.
  • 잠본이 2009/11/07 23:23 #

    http://vicki_98.tripod.com/characters/mike.htm
    맞습니다.

    좀 개그인건 이 '마이크 도노반'이란 이름이 sf에서 처음 사용된건 V가 아니고 아시모프의 로봇 단편들이라는 거;;;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characters_in_Isaac_Asimov's_Robot_Series#Powell_and_Donovan
  • 유쾌한상상 2010/04/16 15:21 # 삭제

    오..저도 브이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했었는데, 님의 글을 따라갈 수는 없겠네요. 어떻게 그렇게 세세하게 다 알고 계신지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저야 제가 초등학생 시절때 봤던거라 사실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도노반, 다이애나 이 두명의 이름만 기억하고 있는 정도지요. 아마도 제게는 그 두사람이 가장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카테고리도 보니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 상당히 많아서 놀랐습니다. 업으로 삼고 계신 일이 이 블로그에 많이 베어있는 것 같은데...맞습니까?? ^^;;;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