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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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 - 타란티노, ‘발키리’를 조롱하다 영화

※ 본 포스팅에는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에 잔인한 복수를 하기 위해 알도 레인 중위(브래드 피트 분)에 의해 조직된 미군 특수부대 ‘개떼들’은, 나치의 요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선전 영화 시사회장을 공격하려 합니다. 4년 전 나치의 한스 란다 대령(크리스토퍼 왈츠 분)에 의해 가족을 몰살당한 쇼사나(멜라니 로랑 분)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복수를 준비합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기존 작품들의 시간적 배경은 항상 현대를 중심으로 약간의 시차를 둔 과거이거나 근미래였으며, 공간적 배경은 대부분 미국이거나 가까운 중남미였습니다. 하지만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이하 ‘바스터즈’)은 시간적 배경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0년대로, 공간적 배경을 유럽으로 과감히 옮깁니다. 하지만 ‘바스터즈’를 실화에 바탕을 둔 역사극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타란티노의 노림수에 보기 좋게 걸려드는 것입니다.

올 초 브라이언 싱어의 기대작 ‘작전명 발키리’가 개봉되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에 머문 바 있습니다. 히틀러 암살 시도라는 실화에 바탕을 둔 스릴러였지만, 히틀러는 암살당하지 않고 자살한다는 주지의 역사적 사실 때문에, 탐 크루즈가 분한 주인공 슈타펜버그 대령의 실패라는 결말을 관객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스터즈’에서도 히틀러가 등장해 암살 계획에 휘말리지만, ‘영화는 철저한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원칙에 입각한 타란티노는 역사적 사실마저 말끔히 무시하며, 히틀러를 폭발에 말려들고 기관총에 갈기갈기 찢겨져 죽는 것으로 묘사하며 소위 ‘타란티노식 막장’에 도달합니다. 게다가 치밀한 계획에 의한 공작에 휘말려서도 히틀러가 죽음을 면했던 ‘작전명 발키리’와 달리, 히틀러는 처음부터 타깃이 아니었으며 우연히 말려들었을 뿐이지만, 연합군의 허술한 공작에 민간인의 거사가 맞물리면서, 개죽음당하는 것이 ‘바스터즈’입니다. 따지고 보면 히틀러와 괴벨스를 비롯한 나치의 거물들이 독일도 아닌 프랑스로 몰려 와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암살 공작의 손쉬운 목표가 된다는 점에서 사실성은 크게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타란티노의 반론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의 명대사처럼 ‘뭐가 그리 진지해?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라는 식으로 시치미를 뚝 떼며 ‘작전명 발키리’를 조롱하는 듯 합니다.

다른 각도에서, 타란티노의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역사의 거대한 흐름마저 바꿀 수 있었던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극 중에서 1940년대 영화 필름에 대한 ‘기초 상식 강의’나 ‘킹콩’에 대한 스무고개 게임, 그리고 여배우가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공간이 극장이라는 점에서 ‘바스터즈’에 엿보이는 타란티노의 영화에 대한 애정 고백은 지극정성입니다.

따라서 시공간적 배경은 옮겨졌지만, ‘바스터즈’는 기존의 타란티노 영화의 스타일을 견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광기 넘치는 집단 주인공의 난장판 총격전과 고어 장면은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을, 복잡한 인연으로 얽힌 인물들 간의 파국과 중요 인물의 갑작스런 죽음은 ‘펄프 픽션’을, 서두르지 않고 긴 러닝 타임 속에서 여유 있는 흐름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재키 브라운’을, 원한에 불타는 강인한 여성이 무기를 손에 쥐고 복수극을 실행한다는 점에서는 ‘킬 빌’을 연상시킵니다. 등장인물들 간의 긴 대화로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한 끝에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타란티노 특유의 연출력도 여전합니다.

올해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왈츠의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코믹한 연기는 압권입니다. 그는 결말의 반전도 책임집니다. ‘바스터즈’의 홍보는 브래드 피트와 다이앤 크루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크리스토퍼 왈츠와 멜라니 로랑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12 몽키즈’와 같이 장난기를 넘어 광기를 보유한 잔혹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그가 완연한 초중년의 이미지로 콧수염을 기르고 새하얀 턱시도를 입고 등장해 이맛살을 잔뜩 지푸리며 어설픈 이탈리아어를 주절거리는 극장 장면에서는 ‘대부’의 말론 브란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킬 빌 Vol. 1 - 문화적 잡탕, 피칠갑 복수극
킬 빌 Vol. 2 - 복수는 유장한 수다처럼
데쓰 프루프 - 지루한 수다 뒤의 화끈한 카 액션


덧글

  • 밑동구름 2009/10/30 14:02 #

    보고 들으러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가겠습니다 ! 하하하하
  • 에로거북이 2009/10/30 17:44 #

    아 스포 ..... 안 읽을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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