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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10월 8일 SK:두산 플레이오프 2차전 - 김경문 감독, 뚝심의 승리 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상대 전적이 부진했던 선발 투수의 맞대결이었지만, 예상을 뒤엎는 투수전이 초반에 전개되었습니다. 제구력이 좋은 SK 카도쿠라의 6.1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의 1실점 호투는 물론이고,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의 주인공이 된 두산 세데뇨의 놀라운 투구로 인해, 포스트시즌의 의외성과 더불어 수준 높은 투수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세데뇨의 제구가 불안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나가자, 가급적 많은 투구를 지켜보려 했던 SK 타자들이 당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오늘 세데뇨는 변화구의 제구가 훌륭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좌완 투수를 투입해 훌륭한 좌타자를 보유하고 있는 SK 타선을 묶은 것은 두산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입니다. 플레이오프 두산의 투수 엔트리 중 좌완 투수는 금민철, 세데뇨, 지승민 셋뿐인데, 지승민은 중간에만 투입되니, 선발로 쓸 수 있는 카드는 금민철과 세데뇨밖에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금민철과 세데뇨가 김선우와 홍상삼에 비해 객관적으로 구위가 낫다고 볼 수 없는데, 이들을 먼저 투입해 적지에서 싹쓸이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5연승으로 분위기를 탔다는 점에서 김경문 감독의 뚝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두 좌완투수가 선발로 투입되면서 큰 경기에 강한 김재현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키고 대타로만 한 두 타석 등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도 금민철과 세데뇨 선발 카드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빛난 것은 1:0으로 살얼음판의 리드를 이어가던 6회말 2사 2루에서 대타 김재현을 상대로 투수를 임태훈으로 교체한 것입니다. 임태훈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 김재현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는데, 바로 그 김재현을 상대로 임태훈으로 교체한 것은, 불펜 에이스 임태훈이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면 두산의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1루가 비어있었으니 고의사구도 가능한 타이밍에서 임태훈은 초구 슬라이더로 김재현을 2루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종료시켰습니다. 김경문의 감독이 이처럼 상식을 뒤엎는 용병술을 선택한 것은, 베이징 올림픽 예선 일본전에서 좌완 마무리 이와세를 상대로 좌타자 김현수를 대타로 기용해 적시타를 뽑아내며 승리한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2승을 먼저 챙겼다고 마냥 즐거워할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주포 김현수와 김동주의 부진은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작년 한국시리즈부터 김현수와 김동주는 SK 투수진에 의해 철저히 봉쇄되고 있는데, 테이블 세터진의 대활약으로 두 선수의 부진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3차전 이후에도 두 선수가 부진하다면 두산의 시름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필승계투조 임태훈과 이용찬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임태훈은 이틀 연속 박정권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김재현에 뒤이은 제2의 악몽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고, 이용찬은 3점차로 앞서고 있는 9회말 등판해서도 아웃카운트를 하나 밖에 잡지 못하며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습니다. 선두 타자 김재현이 볼카운트 1-3에서 볼을 골라냈다면 9회말 파란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7회말 박정권의 솔로 홈런으로 분위기가 SK로 넘어오는 듯했지만, 8회초 정우람이 2사 이후 급격히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는데, 이는 투수보다는 포수 정상호의 책임이 더 큽니다. 2사 후 정수빈이 볼넷으로 나간 이후, 2루 도루를 감행할 때 미트에서 공을 제대로 꺼내지 못해 도루를 잡지 못했고, 다시 폭투로 3루를 내줬습니다. 2사이긴 하지만, 타석의 이종욱이 발이 빠르니 어지간한 내야 땅볼도 적시타로 둔갑할 수 있었던 데다, 또 다시 폭투가 나오면 역전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직구 승부를 고집한 것이 이종욱의 적시 2루타로 연결되었습니다. 투수 교체를 한 박자 빠르게 가져가기로 정평이 나있는 김성근 감독이 고영민의 타석에서 정대현 등 우투수로 교체하지 않은 것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쩌면 김성근 감독은 그 상황에서 투수 교체보다 박경완의 존재에 골몰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정우람보다는 고효준을 투입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3차전 선발을 위해 고효준을 아껴둔 것인지 모르나, 2연패를 당한 이후의 3차전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SK의 2연패는 타격 부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SK의 투수진은 어제 3점, 오늘 4점으로 많은 실점을 하지 않았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SK의 막강한 공격력을 감안하면 평균 3.5점의 실점은 곧 SK의 승리로 직결되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박정권을 제외한 거의 모든 SK 타자들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플레이오프 엔트리 발표 이후 SK가 김광현, 송은범, 전병두의 이탈로 투수진의 약화는 우려되지만, 타선에서의 누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어긋난 것입니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홈에서 2경기를 내준 이후 내리 4경기를 승리하며 첫 우승을 따낸 바 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SK는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가 아니라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제 SK에게 남은 것은 단 한 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