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10월 2일 두산:롯데 준플레이오프 3차전 - 실책으로 자멸한 롯데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의 승부가 선발 투수에서 판가름 났기에, 오늘 3차전의 향방 또한 양 팀의 선발 투수에 달려 있었습니다. 두산 홍상삼과 롯데 송승준 모두 시즌 중반까지의 호조와 달리, 페넌트레이스 후반에는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경기가 아닌 타격전이 예상되었지만, 롯데의 연이은 실책을 등에 업고 대량 득점한 두산의 압승으로 귀결되었습니다.

1:0으로 두산이 앞선 2회초 무사 1루에서 민병헌의 좌익선상 타구를 좌익수 김주찬이 놓치는 사이, 1루주자 이원석이 득점하면서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김주찬은 빠른 발을 지니고 있음에도 시즌 중 외야수보다 1루수로 기용되는 일이 많았는데, 이는 김주찬이 외야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잦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대호를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기용해야 했기에 김주찬은 외야로 나갈 수밖에 없었고, 불안한 김주찬을 보완하기 위해 이승화를 중견수로 기용한 것인데, 결국 김주찬의 클러치 에러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김주찬의 실책으로 추가 실점하며 흔들리기 시작한 송승준은 용덕한의 희생 번트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으로 무사 1, 3루를 만들어줬고, 결국 김동주의 만루 홈런으로 승부는 2회초에 갈리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도 롯데의 수비는 계속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4회초 2사 1, 2루에서 손시헌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잡은 가르시아의 송구 실책으로 1루 주자 김동주까지 홈을 밟으며 2점을 더 내줬습니다. 3회말 박기혁의 홈런으로 1점을 추격해 7:1이 되며 만든 실낱같은 추격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입니다. 7회초 2사 1루에서 오재원의 타구를 투수 나승현이 베이스를 커버하지 않아 내야 안타로 만들어 주고, 뒤이은 이성열의 타석에서 패스트볼로 실점하는 등, 오늘 롯데의 수비는 최악이었습니다.

롯데 타자들의 타격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구가 좋지 못한 홍상삼을 지나치게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며 물러나 상대를 도운 결과가 되었습니다. 7회말 조성환의 타구에 맞아 강판당할 때까지 홍상삼의 이닝 당 투구수가 10개 남짓이었으니, 롯데 타자들의 타격이 얼마나 성급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설령 오늘 패하더라도 4차전 이후를 바라보면서 두산 계투진을 끌어내야 하는 것이 롯데 타자들의 과제였는데, 이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롯데 타자들의 27개의 아웃카운트 중 우타자의 유격수 땅볼이 9개이며, 매회 고르게 하나 씩 나왔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당겨치기 일변도의 타격을 고수했다는 의미입니다. 롯데는 2, 3차전을 통해 단 3득점에 그쳤고, 득점권에서 적시타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수비 실책과 타격 부진은 롯데의 포스트 시즌 경험이 두산보다 적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두산은 남은 2경기 중 1경기만 잡아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내일 승리할 경우 3일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SK와의 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총력전으로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간 등판하지 않았던 두산의 에이스 김선우가 어떤 내용의 투구를 보이느냐, 페넌트레이스에서조차 선발 등판 경험이 매우 적은 배장호가 시리즈 탈락에 대한 중압감에서 얼마나 자유로우냐 하는 선발 투수 싸움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두산은 임태훈을 비롯해 아껴둔 불펜진을 총동원해 4차전으로 끝내려 하겠지만, 이미 분위기가 두산으로 기울었으니, 2, 3차전과 같이 초반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 결과와는 무관하지만, SBS의 미숙한 중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회초 김동주의 만루 홈런이 나와 7:0이 되었을 때, SBS 캐스터는 ‘스리런 홈런’이며 ‘6:0’이 되었다고 말했고, 4회초에는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을 용덕한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도의 순발력을 요구하는 장면이 아닌데도, 기본적인 멘트조차 틀리며 초보적인 실수를 범하는 공중파의 아나운서라니 어처구니없습니다. 아울러 3회초에는 두 번째 투수 이정민의 투구를 분석하는 자막이, 선발 송승준의 투구와 합친 채 나왔습니다. 이래저래 공중파나 케이블 TV나 SBS의 중계는 기본조차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미흡합니다.

by 디제 | 2009/10/02 17:01 | 야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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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싸이버스터 at 2009/10/02 17:10
씨방ㅅ가 어디 갑니까. 진짜 이번 중계는 앞경기 중계한 KBS/MBC 비교하면 진짜 쓰레기였습니다.

그나저나 내년에 엑스포츠 없어지면 E!TV에서 백골프가 KBO경기 해설할것 같아서 레알 불안함.
Commented by laico at 2009/10/02 19:17
오늘 개인적으로 3장면이 승부처였다고 보는데요..

1. 1회말 1번 김주찬 타석. 2개 연속 볼이 들어오면서 19살 신인 홍상삼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 때 안타든 기습번트든 기다려서 볼넷을 얻어 나가서 1루에서 흔들었으면 홍상삼은 조기 강판도 가능했지 싶습니다.

2. 2회 김주찬 수비. ㅄ인증.

3. 김동주 만루포. 송승준도 장원준과 똑같은 롤러코스터 선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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