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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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8월 30일 LG:한화 - LG는 류현진의 봉인가 야구

예고된 선발 투수부터 오늘 경기는 버리는 경기였습니다. 리그 최고의 좌완 류현진을 상대로 박지철을 등판시킨다는 것은, 순위 싸움과 무관한 LG의 입장에서 잡을 확률이 극히 희박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따라서 노장 최동수와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용택, 잔부상에 시달리는 이진영을 선발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주었습니다. 만일 LG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박지철을 비롯한 투수진이 한화 타선에 대한 실점을 최소화하고, LG 타선이 류현진의 투구수를 늘리며, 3-4점차로 뒤지고 있어도 류현진 이후 등판하는 불펜 투수를 공략해 어제처럼 역전을 노려보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1회말부터 4회말까지 박지철이 매회 선두 타자에 안타를 맞으며 실점했기 때문에 누적된 점수를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류현진이 훌륭한 투수라는 사실은 결코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승수와 방어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매년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국제 대회에도 불려 다녔으며, 구위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올 시즌 류현진의 방어율은 4점대에 가까우며, 승보다 패가 더 많습니다. 즉, 다른 팀들은 류현진을 곧잘 공략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LG는 2006년 류현진의 데뷔 첫승의 제물이 된 이래, 매년 류현진에게 1패 씩 통산 4패만을 안겼을 뿐, 4년 동안 16승을 헌납했습니다.

류현진은 초강세인 LG전에 초점을 맞춰 집중 투입되며 승수를 쌓았는데, 특히 2007년 4강 싸움을 벌이던 LG는 시즌 막판 집중 투입된 류현진을 공략하지 못해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류현진에게 이처럼 약하니 한화와의 상대 전적도 엉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재박 감독 부임 이래 3년 동안 LG는 한화와의 상대 전적에서 앞선 적이 없습니다. 한화는 갈수록 전력이 약화되며 올 시즌에는 3할 대의 승률로 꼴찌가 확정적이지만, LG와의 상대 전적에서는 10승 1무 6패로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LG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며 하위권을 헤매고 있는 이유 중, 한화전 약세가 크게 좌우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올 시즌에는 기아전의 초약세와 김상현 트레이드 실패로 과(過)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김재박 감독이 류현진과 한화에 3년 내내 끌려 다녔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을 만큼 중차대합니다. 이처럼 류현진에 약하다면 페타지니를 제외한 모든 LG 타자들이 극단적으로 가볍게 맞히는 저스트 미팅으로 타법을 전환하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결코 찾을 수 없고 큰 스윙으로 일관할 뿐입니다. 타격 코치 또한 류현진에 대한 어떤 공략법을 타자들에게 지시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두 경기에서 류현진에게 단 2점만을 뽑으며 도합 27개의 삼진을 헌납한 것입니다. (27개의 삼진이라면 한 경기의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인데, 류현진은 LG전 단 2경기 만에 수립했습니다.) 류현진은 탈삼진왕 타이틀을 위해 가장 만만한 LG를 상대로 토요일에 다시 등판할 것입니다. 만일 내년에도 류현진을 거꾸러뜨리지 못하면 한화전 약세는 지속될 것이며, 4강 진출을 바라보기 힘들 것입니다. 류현진 공략 없이 LG의 미래는 없습니다.

박명환, 최원호, 옥스프링, 정재복, 심수창, 서승화, 우규민, 정찬헌, 이범준, 강철민... 나열한 명단만으로 1군 투수 엔트리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현재 LG 투수진은 부상과 불미스런 일로 이탈한 선수들로 가득합니다. 2군에서 올릴 만한 투수도 마땅치 않습니다. 따라서 4강행이 물거품이 되어도 부상에 시달리는 봉중근이 1군에 남아 투수 로테이션을 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성적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팀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박지철이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한 박지철의 투구는 1군에서 통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신인 투수들이 대거 입단하는 내년 시즌 박지철이 LG 유니폼을 계속 입고 있을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끝으로 이대형의 주루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8:0으로 뒤진 5회초 공격 1사 1, 2루에서 1루 주자 이대형은 박용근의 빗맞은 우전 안타에, 2루 주자 김태군의 움직임은 보지도 않고 3루로 뛰다 오버런으로 아웃되었습니다. 전인미답의 대기록인 3년 연속 50도루를 코앞에 둔 이대형은 정말 대단한 선수이며 LG에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주루사나 견제사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루나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한 베이스를 더 가겠다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선행 주자가 누구이며 어느 정도의 주력을 지녔는지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주력만을 생각하며 오버런으로 아웃되는 것은 고교 야구에서도 보기 힘든 본헤드 플레이입니다. 이대형의 주루사로 인해 LG는 5회초 5개의 안타로도 2점밖에 뽑지 못했고, 아웃 카운트를 거저 주은 류현진은 회복세로 반등하여, 6회초부터 다섯 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2경기 연속 LG전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8회초 2사까지 던질 수 있었습니다. 큰 점수차였기 때문에 이대형이 주루사하지 않았다 해도, 3~4점 득점에 그치며 경기를 역전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대형의 주루사로 인해 류현진이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더 많은 탈삼진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