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8월 29일 LG:한화 - 이진영, 분노의 역전 만루포

오늘 경기 이전까지 LG 타자들이 올 시즌 터뜨린 만루 홈런은 총 5개였습니다. 페타지니가 2개, 박용택, 이진영, 박경수가 각각 1개 씩입니다. 페타지니의 만루 홈런은 4월 10일 두산전 역전 끝내기 만루포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난타전이었던 5월 15일 히어로즈전의 22:17의 역전승을 만드는 결승 만루포였습니다. 박용택의 만루포는 6월 21일 삼성전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한 쐐기타였습니다. 박경수의 만루포는 7월 3일 두산전에서 10:1의 대승을 장식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진영은 6월 3일 한화전에서 만루홈런을 기록했지만, 팀이 이틀 연속 11:10으로 패하면서 빛을 바랬는데, 오늘만큼은 달랐습니다.

어제 이진영은 8:7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의 역전 기회에서 병살타로 물러나는 등 두 개의 병살타 포함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극도의 부진에 허덕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국가대표 우익수는 달랐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8:5로 뒤지던 8회초 1사 만루에서 양훈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7타점 3득점으로 어제의 부진을 말끔히 설욕했습니다. 세 개의 안타가 홈런 두 개와 2루타 하나로 모두 장타였다는 점에서 훌륭했습니다. 오늘 이진영은 주루 플레이를 할 때 절룩일 정도로 다리가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이진영은 어제 경기로 인해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밤새 스윙 연습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비록 박용택이 무안타에 그쳤지만, 4번 페타지니와 6번 최동수도 각각 4타수 2안타 2타점,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습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LG 타선에서 페타지니를 제외하고는 결코 내년을 장담할 수 없으며, 페타지니를 제외한 리빌딩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안타까웠던 것은 6:4로 뒤진 7회초 2사 만루에서 대타로 기용된 안치용이었습니다. 안치용은 0-2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깥쪽의 치기 좋은 직구를 흘려보낸 다음, 풀카운트 끝에 몸쪽 직구에 스탠딩 삼진당했습니다. 시즌 막판에 타격감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안치용은 타석에서 자신감이 없어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FA 이진영이 입단하며 두터워진 LG의 외야에 안치용은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박용택과 이진영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안치용이 제몫을 못하자 외야와 타선의 구멍은 의외로 컸습니다. 안치용이 가급적 자신감을 회복하여 적극적인 타격 자세를 되찾고 시즌을 마무리해야 내년 시즌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설령 주니치의 이병규가 복귀한다 하더라도, 거의 유일한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안치용의 활용 가치는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폭발한 타선에 가리긴 했지만, 승리투수가 된 오상민의 역투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7회말 1사 1, 3루에 등판, 강동우의 내야 땅볼로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인 2.2이닝을 소화하며, 무피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으로 빼어난 투구 내용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가장 훌륭했던 것은 이진영의 만루 홈런으로 9:8로 역전한 후, 8회말 수비에서 선두 타자 추승우를 박용근이 실책으로 출루시키고도, 김태균 - 이영우 - 이범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모두 깔끔하게 범타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경기의 흐름 상 실책으로 선두 타자출루를 허용하고, 장타로 연결되며 재역전당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에서 마운드의 오상민이 홀로 해결한 셈입니다.

선발 한희는 수요일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지고도 비로 인해 노게임이 되면서 이틀 휴식 후 재등판하여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보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특히 좌타자와의 승부에서 고전하는 모습은 보완해야 합니다.

5회초 이진영과 최동수의 백투백 홈런으로 4:3으로 역전을 시키고도, 5회말 재역전당한 것은 키스톤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사 1루에서 이범호를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1루 주자 이영우의 도루 시도에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는 야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닝을 종료시키지 못했습니다. 시즌 도루가 오늘 경기 전까지 1개에 불과했던 이영우였기에 정상적인 베이스 커버만 이루어졌다면 더블 아웃으로 이닝을 종료시키며 역전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영우의 도루를 저지하지 못하며, 이후 3개의 안타와 1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경기는 6:4로 재역전당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2루수 문제가 다시 노출된 것입니다.

현재 LG의 2루수 요원은 박종호, 박경수, 박용근이 있는데, 박경수는 수비는 좋지만 타격이 취약하고, 박종호는 타격은 좋지만 수비가 취약하며, 박용근은 발은 빠르지만 공수 모두에서 의문부호를 떨칠 수 없습니다. 이런 2루수 문제가 이틀 동안 모두 드러났는데, 내년 시즌 LG의 보강이 시급한 것은 야수 중 2루수입니다. 2군에서 기량을 연마하고 있는 신인들의 분발을 통한 보다 치열한 경쟁 구도가 필요합니다.

포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정민과 조인성이 모두 빠지며, 김태군이 2년차 포수치고는 선전하고 있지만, 백업 없이 홀로 마스크를 쓰기에는 타격과 인사이드 워크 모두 부족한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박영복은 경기 막판 한 두 이닝을 맡기기도 부담스럽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김정민과 조인성이 재활을 완벽히 소화하여 모두 복귀하고, 대졸 신인 포수 이태원이 가세해 최소 3명 이상의 포수를 1군에서 기용할 수 있는 역량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by 디제 | 2009/08/29 22:02 | 야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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