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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 ‘우생순’의 남자 버전, 세련된 신파극 영화

※ 본 포스팅에는 ‘국가대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인기 종목으로 실업팀조차 없으며,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한 스키 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고군분투를 묘사한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남자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기획입니다.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단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이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올림픽에 나가 선전하여 관객들의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며, 이것이 ‘위대한 실패’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을 딛는 선수들을 조명하는 따뜻한 시선은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국가대표’는 세련된 신파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델이 된 실제 선수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실화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첫 도전에서 메달을 획득하거나, 헌태(하정우 분)가 어머니와 끌어안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나친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을 배제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헌태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미국 국적 소유자라든가, 재복(최재환 분)의 아내가 중국인 근로 여성으로 설정되는 등 한국 사회의 최근 이슈 중 하나인 ‘다문화’를 끌어들였습니다.

클라이맥스의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스키 점프 장면은 유려한 연출과 공들인 CG 덕분에 최신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 상당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데, 이 부분에 이르기까지 지루하지 않도록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영리함을 잃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락 영화치고는 다소 긴 137분의 러닝 타임도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으며 몰입도도 상당합니다.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까지 확실한 캐릭터를 부여해 생생한 등장인물로 창조했다는 점에서도 뛰어납니다. (단, 김수로의 등장 장면은 배우의 애드립에 의존한 것인지 작품 전체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튑니다.) ‘미녀는 괴로워’의 예상 밖의 흥행 대성공 이후 김용화 감독이 관객을 다루는 방법을 확실히 체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대표’의 캐스팅 면면을 살펴보면 흥미롭습니다. 전작 ‘미녀는 괴로워’에도 등장했던 김용건, 성동일, 이한위가 고스란히 재등장하는데, 성동일의 비중이 상당히 커지기는 했지만, 김용건과 성동일의 관계가 ‘미녀는 괴로워’와 유사한 상하 관계라는 점에서 재미있고, 김용건이 아들 하정우와 함께 출연했다는 점도 이채롭습니다. 약국 장면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오광록은, 최근 대마초를 피우다 입건된 사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녀는 괴로워 - 김아중, 비호감에서 급호감으로


덧글

  • SAGA 2009/08/28 09:08 #

    요 근래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 특히 스키 점프 하는 장면은 정말 멋있더군요. CG로 잘 만들기도 했구요. ^^
  • 키마담 2009/08/28 15:07 #

    저도 이 영화 보면서 오광록씨가 나오길래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올드보이 이후로 호감도가 많이 상승했었는데 씁쓸한 느낌이었습니다.그런데 저에게 국가대표는 슬프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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