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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8월 23일 LG:롯데 - LG 프런트의 무능이 자초한 패배 야구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6:2로 뒤지던 8회초였습니다. 박병호의 좌전 적시타로 6:3을 만든 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박종호의 3루 땅볼 때 이진영이 무리하게 홈을 파다 아웃되면서, LG의 추격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더 이상 득점에 실패하며 패했습니다. 이진영이 홈으로 들어온 것은 엄연한 주루 실수입니다. 1루 주자와 타자 간의 치고 달리기가 걸린 상황에서 병살의 우려도 없었으며, 노아웃이었음을 감안하면, 이진영은 3루에서 머물러 있었어야 했습니다. 만일 이진영이 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1사 2, 3루의 기회가 계속되었을 상황이, 1사 1, 2루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기용된 대타가 2할 8푼대의 최동수가 아니라 2할 1푼대의 안치용이라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안치용은 시즌 내내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면서, 초구와 2구에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와도 어지간하면 방망이를 내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데, 상대 투수들이 이를 활용하며 초구와 2구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고 있습니다. 오늘도 안치용은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와 초구와 2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내며 2-0으로 카운트가 몰린 다음에야 타격하며 포수 파울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는데, 안치용에게 시급한 것은 빠른 카운트에 적극적으로 방망이가 나가는 자신감의 회복입니다.

8회초 기회에서 최동수를 아껴둔 것은 9회초 페타지니의 대주자로 들어온 박용근의 대타로 기용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은데, 그렇다면 4점차에서 볼넷으로 나간 페타지니를 대주자로 교체한 김재박 감독이 처음부터 악수를 둔 셈입니다. 1점차의 박빙도 아닌 상황에서 페타지니가 교체되면서, 9회말 LG 타선은 1번 박용택부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위압감이 떨어졌고, 상대로 하여금 편안히 상대할 수 있도록 자초한 셈입니다. 만일 테이블 세터진이 두 명 정도 출루한 상황에서 페타지니가 9회초 타석에 들어왔다면, 불펜이 탄탄하지 않은 롯데이니 승부의 향방은 끝까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 경기에서도 7회초 페타지니를 대주자 최동수와 교체하는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오늘도 재연되었습니다.

선발 투수로 예고된 서승화가 불미스러운 일로 1군에서 제외되면서, 준비도 충분하지 않았던 박지철이 선발로 기용되었음을 감안하면, 투수진은 예상보다는 롯데에 많은 실점을 한 것은 아닙니다. 10점 이상을 내주며 대패를 할 수도 있었지만 투수진은 6점만을 내줬습니다. 만일 5회말 무사 1, 2루에서 박종윤을 병살타로 처리한 후, 2사 3루에서 정보명의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는 내야 안타가 되지 않고 평범한 땅볼로 처리되었다면, 오늘 경기도 역전극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노진용이 무너지면서 김주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5:0으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정보명의 타구가 LG에 있어서는 불운이었던 셈입니다.

타선이 조금만 집중력을 발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3회초 2사 2루, 5회초 2사 만루, 7회초 1사 2루의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LG는 오늘 득점권에서 단 한 개의 적시타만을 기록했을 뿐입니다. 그나마 페타지니가 이틀 연속 2점 홈런으로 LG 선수 사상 최초의 100타점에 10타점만을 남겼다는 것이 위안입니다. 어제도 언급했지만 페타지니는 반드시 재계약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올 시즌 클락을 버린 한화와 같은 불행이 내년 시즌 LG에도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3회초 2사 2루에서 박용택의 안타성 타구 2개가 아슬아슬하게 파울이 된 것이나, 7회초 권용관의 홈런성 타구가 폴을 비켜간 것이나, 5회말 정보명의 내야 안타 등 LG는 경기 내적으로 불운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하기도 전에 불거진 서승화 사건이야말로 경기 외적인 불운이자 최악의 불운이었습니다. 화요일 두산전에 호투하며 오늘 경기 기대를 높였던 서승화가 갑자기 구타 사건에 휘말리며 선발 투수에서 제외되었는데, 1차적으로는 후배를 구타한 서승화에게 분명 잘못이 있습니다. 전근대적인 구타가 21세기 프로야구단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서승화의 구타가 어제 일어난 것도 아니고, 무려 8월 8일에 일어났으며, 피해자 이병규가 병원에 다녀올 정도였으니, 2군에서는 이미 사건 당일 상황을 파악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보름이 넘어 선발 등판을 앞둔 당일 낮 1군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프런트가 무능했음을 증명하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소한 예고된 선발 등판을 마치고 나서 1군에서 제외시키며 중징계를 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선발 예고를 하기에 앞서 1군에서 제외시켰어야 했습니다. 프런트의 이와 같은 조치는 현장의 코칭스태프의 손발을 묶고, 선수단에 찬물을 끼얹은 셈입니다.

이 같은 프런트의 어처구니없는 처사라면 초반부터 대량실점하며 대패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오늘 LG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접전을 벌였습니다. 프런트가 어처구니 처사를 벌이고, 코칭스태프가 무리수를 두어도,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입니다. 선수들이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팬들은 결코 LG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덧글

  • 프랑스혁명군 2009/08/23 22:04 #

    이번 시즌에도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네요.;;
    언제부터 신바람나는 소식을 들을 수 있는지 원..;;
    답답하기만 합니다.;;
  • 시엔 2009/08/24 12:23 #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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