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8월 22일 LG:롯데 - 비디오 판독이 독이 된 롯데, 5연패

중반까지 역전을 거듭하는 난타전이었으며, 종반 LG가 집중력을 과시하며 달아났지만, 마무리 이재영이 9회 난조를 보이며 실점하고, 1점차로 쫓긴 끝에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는 점에서 어제 경기를 다시 보는 듯했습니다. 심지어 9회말 2사 동점의 위기에서 마지막 범타로 물러난 타자가 정보명이었다는 사실까지 같았습니다.

오늘 경기의 첫 번째 분수령은 2:1로 뒤진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박병호의 타구를 놓고 벌어진 비디오 판독이었습니다. SBS 스포츠는 케이블 TV 방송 4사 중 캐스터와 해설자의 수준이 가장 처지며, 카메라 워킹과 편집 또한 가장 뒤떨어졌는데, 가끔 카메라맨들이 타구의 낙구 지점조차 제대로 포착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곤 했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박병호의 타구의 낙하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비디오 판독이 시작된 지 거의 15분이 지나서야 폴 옆을 비켜나가는 영상을 간신히 확보했습니다. SBS가 엑스포츠를 인수 합병하여 만일 내년에 프로야구 전 경기를 볼 수 없게 되고, SBS가 일본 프로야구에 집중한다면, KBO는 스포츠 채널이 아니더라도 과감히 프로야구 중계권을 판매하고, SBS는 제외시키는 편이 낫습니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홈에서 4연패 중이었던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박병호 타구의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이어나가고자 했지만, 도리어 비디오 판독에 20여 분이 소요되면서 선발 장원준의 어깨가 식고, 야수들도 땡볕에서 체력을 소진하며 집중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7회초 연발한 롯데 내야진의 실책은 이 때의 허송세월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로이스터 감독의 어필은 결과적으로 롯데에 독이 되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LG에 강한 임경완의 투입 시기를 놓치고, 나승현이 6연속 안타로 난타당하는 동안 교체하지 않은 것도 LG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LG는 박병호의 타구가 파울로 판정되었지만, 5회초 3개의 안타를 묶어 3:2로 역전했고, 존슨이 5회말 무너지며 5:3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7회초에는 페타지니의 2점 홈런을 비롯한 6연속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4점을 뽑으며 7:5로 재차 뒤집어 이를 끝까지 지키며 롯데를 5연패의 수렁으로 빠뜨렸습니다. 이번 주만 해도 페타지니가 LG의 4승 중 두 경기의 결승타를 기록했습니다.올 시즌 LG가 마운드가 붕괴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으니, 페타지니 대신 외국인 투수를 한 명 더 뽑고 이병규를 복귀시키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외국인 투수가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복귀할 이병규가 페타지니와 비슷한 스탯을 보여줄 거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LG는 페타지니를 잔류시키며 타선의 힘을 온존한 상태에서, 이병규를 합류시키고, 투수진의 부상을 최소화하여 운용의 폭을 넓히는 편이 낫습니다.

7회초 LG의 공격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페타지니의 역전 홈런으로 7:5가 된 이후, 박병호와 안치용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되었는데, 김재박 감독은 박종호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습니다. 박종호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가 되었지만 정작 김태군과 권용관이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어제처럼 끝까지 마음 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태군을 대신할 백업 포수가 마땅치 않아, 대타를 기용할 수 없다면 김태군이 상대 투수와 카운트 싸움을 펼치다 외야 플라이를 치는 능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김정민과 조인성, 그리고 2년차 김태군을 제외하면 타격은 둘째 치고 인사이드 워크만이라도 안정적으로 수행할 포수가 없다는 전혀 없다는 점에서 LG의 팜 시스템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노출된 셈입니다.

타격에서는 제몫을 못했지만, 9회말 무사 1루에서 이승화의 번트 타구를 침착하게 파울 처리하며 다음의 병살타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나, 계속된 2사 2루에서 정보명의 뜬공을 어렵게 처리하며 경기를 종료시킨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만일 김태군이 이승화의 타구를 성급하게 아웃 처리했다면, 박종윤의 3루타가 동점타가 되며 분위기는 완전히 롯데로 넘어갔을 것입니다.

여하튼 7회초 무사 1, 2루에서는 김태군과 권용관보다 박종호가 더욱 안타를 칠 확률이 높으니, 박종호에게 완전히 맡기거나 그래도 작전이 필요하다면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나 치고 달라기를 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롯데의 입장에서 까다로운 박종호가 희생 번트로 아웃 카운트를 헌납했고, 임경완이 김태군과 권용관을 손쉽게 처리했으니, 박종호의 번트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발 존슨이 1회말 네 타자에 연속 사사구를 허용한 것은, 어깨 부상 때문이 아니라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고 열흘 동안 쉬면서 경기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회말부터 4회말까지는 안정적인 투구 내용으로 무실점하다 5회말에 무너졌는데, 이는 1회말 투구수가 불어난 것이 5회말에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시즌이 끝나가고 4강행이 어려워지면서, 가벼운 부상 탓도 있지만, 코칭스태프는 내년을 바라보고 존슨을 가급적 다양한 팀과의 경기에 등판시키기 위해 이미 1승을 거둔 주중 두산전을 거르고 주말 롯데전에 등판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까지 존슨은 구위와 퀵 모션, 인터벌 등 모두 기대할 만한 수준입니다. 아마도 존슨의 다음 등판은 홈런 타자가 즐비한 한화를 상대로 한 주말 대전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떤 내용을 보일지 흥미롭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중반에 등판한 경헌호가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되었던 것처럼, 오늘 경기에서도 두 번째 투수 류택현이 평소보다 긴 2.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되었는데, 프라이머리 셋업맨 정찬헌의 빈자리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다행입니다.

by 디제 | 2009/08/22 22:09 | 야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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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OiZe at 2009/08/22 23:02
SBS중계권 넘어 데 대한 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Commented by 프랑스혁명군 at 2009/08/23 08:03
5분도 아니고, 15분까지...;;;
참 답 없는 스포츠 방송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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