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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외모로 외려 손해 보는 LG 이대형 야구

2002년 한국 시리즈 준우승 이후 LG 트윈스는 작년까지 6년 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8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 되었습니다. 올 시즌도 중반을 넘어선 현재 7위로 힘겹게 중위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고 인기 구단으로 손꼽히는 LG이지만 다년 간 팀 성적이 부진해, 많은 비난을 사야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비난은 순백의 줄무늬 유니폼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잘 생긴 용모의 선수들로 인해 더욱 증폭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훈련은 게을리 하고 놀러 다닌다’, ‘얼굴로 야구한다’는 등의 혹독한 비난이 그것이었습니다.

그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 중 하나는 바로 이대형입니다. 뭇 여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로 늘씬한 체형의 ‘꽃미남’인 이대형은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2005년부터 1군 경기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대형은 승부처에서 대주자로 기용되어 도루를 감행하고 짧은 안타로 홈을 파고들어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수로 인식되곤 했습니다. 사실 이 시기의 이대형은 ‘반쪽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시기였습니다.

이대형이 1군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김재박 감독이 부임한 이후입니다. 2007 시즌에서 전 경기에서 한 경기 모자란 125경기에 출장해 0.308의 타율과 53개의 도루로 골든 글러브와 도루왕 타이틀을 획득한 것입니다. 비록 상대 선발이 좌투수일 경우 선발 출장하지 못하거나 하위타순에 배치되기도 했지만, 커리어 하이를 통해 이대형의 앞날은 전도유망하기만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대형에게도 시련이 닥쳤습니다. 스윙을 하면서 동시에 1루로 몸이 먼저 나가는 타격 폼으로 내야 안타를 양산한다는 것을 간파한 상대 팀들이 적극적인 전진 수비로 범타 처리하면서 이대형의 타율은 급전직하했습니다.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63개의 도루로 2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어지간한 내야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0.264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2007년 5위로 아쉽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LG에 많은 기대를 했던 팬들은 2008 시즌 최하위로 일찌감치 전락한 LG의 성적에 크게 실망하면서, 2007년에 비해 타율이 하락한 이대형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잘 생긴 외모로 많은 여성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기에 더욱 혹독한 비난을 사야 했습니다. ‘여성 팬들만 의식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에서 ‘나이트 클럽을 전전한다’에 이르기까지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2009 시즌을 앞두고 이대형은 치열한 주전 경쟁에 맞서야 했습니다. 외야수 세 자리를 놓고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과 2008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난세영웅’ 안치용, 그리고 수식어가 필요 없는 ‘국민 우익수’ 이진영과의 경쟁에서 가장 먼저 탈락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2009 시즌 시범 경기에서 이대형은 주 포지션인 중견수가 아닌 우익수로 기용되면서 이 같은 예상은 현실화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범 경기에서 박용택이 늑골 부상으로 개막 이후 한 달 가까이 결장하고, 안치용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이대형은 중견수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부상자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실력으로서 극복한 것입니다. 하체가 무너지면서 갖다 맞히는데 급급했던 타격 폼은 상당 부분 수정되어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갈 정도로 질이 좋아졌고, 작년 시즌 39:80으로 1:2가 넘었던 볼넷 대 삼진 비율도 올 시즌 30:45로 1:1.5로 향상되었습니다. 데뷔 이후 단 1개에 그쳤던 홈런도 올 시즌에 2개를 터뜨리는 등 장타력도 향상되었으며, 기회에서 고의 사구를 얻기도 했습니다. 전매특허인 도루는 38개로 2위 그룹과 10개 가까운 격차로 독주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야수 중 가장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로서 호수비를 자주 선보이며 리그 최고 수준의 중견수로 자리 잡았다는 것입니다. 최근 5경기에서 0.409의 고타율로 시즌 타율 0.294로 3할 대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되었습니다.

이대형은 2007 시즌에서는 단 한 경기만 결장했을 뿐이고, 2008 시즌부터는 현재까지 전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팀 내 유일한 선수입니다. 잔 부상에 시달리는 박용택과 이진영, 그리고 2년차 징크스와 같은 슬럼프에 빠진 안치용과 비교하면 전 경기에 출장하며 꾸준한 이대형이야말로 LG의 보석과 같은 존재이지만, 잘 생긴 외모로 인해 오히려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대형의 존재 의의인 도루는 단지 개인 기록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팀 전체를 위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현재 LG의 팀 도루는 76개로 3위이지만, 이대형의 도루가 꼭 절반인 38개이며, 그의 도루를 제외하면 LG의 팀 도루는 최하위 한화의 34개보다 단 4개만 더 많을 뿐입니다. 부상에 대한 우려로 인해 타격에 전념하고자 하는 박용택과 선발 출장 횟수가 많지 않아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되는 박용근을 제외하면 LG 타자들 중에서 도루를 감행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일 이대형이 없었다면 LG의 기동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을 것입니다. 통산 500 도루가 넘는 히어로즈의 전준호는 인터뷰에서 이대형의 성실함과 강한 체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대형을 완성된 선수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타격 자세와 선구안에 있어서는 의문부호를 아직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했습니다. 타격 1위 박용택이 붙박이 1번 타자로 기용되면서 얻은 우산 효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또한 여전합니다. 하지만 도루를 시도할 때 이를 악물고 내야를 휘저으며 부상 위험이 큰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하고, 외야에 뜬 잡기 어려운 타구에도 빠른 발로 전력질주하다 다이빙 캐치를 서슴지 않는 이대형의 모습을 보면, 과거 유니폼의 줄무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흙투성이가 되던 송구홍과 유지현이라는 허슬 플레이어의 계보를 이대형이 잇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LG 선수들 중 경기가 끝난 뒤 유니폼이 가장 많이 더럽혀진 선수가 이대형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대형이 자신의 외모와 팬들을 의식하는 선수라면 그와 같은 허슬 플레이를 감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이대형이 꽃미남이 아니라 평범한 외모의 선수였다면, 여성 팬들의 인기는 적었겠지만, 근성과 성실함, 허슬 플레이의 화신으로 자리매김했을 것입니다. 이대형은 잘 생긴 외모로 근성과 성실함이 가려지는 아까운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