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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6월 24일 LG:히어로즈 - 김태군, 안방 싸움에서 승리하다 야구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경기하면서 베스트 11의 매 경기 투입이 가능한 축구와 달리, 일주일에 여섯 번 경기하는 야구는 매 경기 바뀌는 선발 투수의 무게에 따라 경기의 향방이 크게 달라집니다. 기아가 시즌 초반 부진했음에도 전문가들이 상위권 후보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던 것은 선발 투수진이 탄탄했기 때문인데, 결국 기아는 강력한 선발 투수진에 힘입어 결국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바 있습니다. 따라서 다승 선두를 다투는 리그의 좌완 에이스와 15점대의 방어율로 2군으로 추락해 퇴출 위기에 몰린 외국인 투수와의 대결이라면, 승부는 보나마나 뻔한 것처럼 예상되었지만, 오늘만큼은 ‘야구 몰라요’라는 속설이 더욱 힘을 받는 의외의 경기였습니다.

1회초 2사 1, 2루의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넘긴 것이 선발 바우어에게는 컸습니다. 초반에 선취점을 내줬다면, 제구 불안과 퀵 모션 문제가 재연되면서 조기 강판되고 퇴출 위기에 몰렸을 텐데, 1회초를 무사히 넘기면서 이후 이렇다할 위기 상황 없이 6이닝 4피안타 2볼넷으로 1실점하면서 한국 무대 첫 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옥스프링에 비해 초라하기만 했던 바우어의 투구에 실망해 그가 오늘 경기에서 난타당하면서 퇴출되기를 바란 팬들도 있었겠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외국인 투수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LG 투수진에 부상자가 넘쳐나 선발 로테이션조차 메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팀으로서는 바우어의 호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바우어가 의외의 승리를 챙기며 선발 로테이션을 메워줄 것으로 보이니, 봉중근과 심수창 이외에 딱히 선발감이 없는 LG 벤치의 고민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우어와 함께 수훈갑이 된 것은 프로 데뷔 첫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박병호였습니다. 상무에서 복귀한 후 올 시즌 개막과 함께 최동수를 제치고 선발 출장했지만, 타격 폼과 선구안 모두 약점을 노출하며 0.154의 타율로 2군에 추락했습니다. 상무 시절 이미 2군 무대를 평정하고 돌아왔으나, 1군에서는 부진한 박병호가 김상현과 이병규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동수의 부상으로 의외로 빠르게 기회가 돌아왔고, 70일 만에 돌아온 1군 무대 첫 타석에서 결승 홈런을 뿜어냈습니다. 그것도 변화구를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과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연타석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타격이 단순히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도 상당한 수준임을 증명했습니다. 시즌 초반 지적된, 타격 시 축이 되는 오른쪽 무릎이 흔들리는 약점도 해소되었습니다. 2군에서 복귀한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의 활약은, 작년 4월 27일 일요일 잠실 히어로즈전을 통해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서 선 안치용이 첫 타석이었던 1회말 2사 만루에서 싹쓸이 좌중간 2루타를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케네디 스코어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이후 ‘난세영웅’으로 자리 잡아, 최하위로 추락한 LG 팬들의 유일한 위안이 된 것을 연상시킵니다. 작년 안치용이 급부상할 때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LG이지만, 부상 선수가 많고 중위권에서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박병호가 안치용과 같은 장소, 같은 팀을 상대로 1군 복귀전을 장식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박병호가 LG 2군 타자 유망주 잔혹사를 완전히 끊어 버리는 첫 번째 주역이 되기를 바랍니다.

바우어와 박병호가 화려하게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1군에서 첫 선발 출장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끈 포수 김태군은 음지에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김태군은 1회초 2사 후 이택근에게 도루를 허용했지만, 3회초 같은 상황에서 이택근의 도루를 저지하며, 도루 저지에 의문 부호가 꼬리표처럼 찍혔던 바우어 - 김태군 배터리를 만만하게 볼 수 없게끔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반면, 히어로즈 포수 강귀태는 어제 홈런과 싹쓸이 2루타로 5타점을 바탕으로 오늘 선발 출장했지만, 3회말 박용택의 3루 도루를 저지하지 못했고, 이대형의 빗맞은 안타로 박용택이 홈에 들어오면서 2:0으로 이현승이 흔들리도록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올 시즌 박용택은 도루 숫자는 적지만 3루 도루와 같은 결정적인 도루 성공이 많고, 이대형은 득점권에서 적시타나 희생 플라이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현승이 이후 페타지니에게 좌월 2점 홈런으로 카운터 펀치를 맞았으니, 고졸 2년차 포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안방 싸움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김태군은 이현승의 변화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기도 했으니, 1군 출장 횟수가 늘어나면 타율도 점차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LG는 지난주부터 리그 에이스 류현진과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강의 승리 계투조인 삼성의 정현욱 - 권혁 - 오승환, 그리고 올 시즌 다승 1위 이현승을 모두 격침시켰습니다. LG가 팀 타율 1위라는 사실은 오히려 상대 팀들이 더 크게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히 나가떨어지는 한화를 제외하면 중하위권에서 여전히 치열한 4강 싸움이지만, 7월초 부상당했던 투수들이 복귀한다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