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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트렉 더 비기닝 - 정통 SF 서사극의 화려한 부활 영화

어릴 적 AFKN을 통해 접했던 ‘스타 트렉’은, 그다지 강력해보이지 않았던 원형의 우주선 엔터프라이즈와 순간 이동 장치, 그리고 ‘뾰족귀’ 사나이의 아련한 비주얼과 함께, 언어의 장벽으로 대사 한 마디 알아듣지 못하고 지루하기만 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훨씬 넘게 흘러 극장에서 재회한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은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비주얼은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지루함은 눈곱만치도 찾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블록버스터로 돌아왔습니다. ‘지구가 멈추는 날’에 대해 포스팅하며 최근 제대로 된 SF 영화를 만나기 힘들다고 한탄한 적 있지만, ‘더 비기닝’은 외계인, 레이저 총, 우주선, 시간 이동 등 SF 영화의 요소들을 빠짐없이 갖추고도 유치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어른스러운 진지함을 잃지 않고, 탄탄한 시나리오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에 유머 감각까지 갖춘 흠잡을 데 없는 매끈한 SF 수작입니다. 기존 시리즈의 캐릭터를 활용하기는 했지만, 다혈질의 커크(크리스 파인 분)와 합리적인 스팍(잭커리 퀸토 분)의 개성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갈등과 화합은 버디 무비의 장점을 훌륭히 살리고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를 둘러싼 긴박감 넘치는 전투 장면은 잠수함 영화의 장점을 그대로 차용하여 멋들어지게 소화합니다. 완성도는 ‘더 비기닝’이 낫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청춘이 펼치는 모험과 성장이라는 점에서는 ‘스타십 트루퍼스’의 분위기와 비슷한 면도 있습니다.

‘더 비기닝’의 미덕은 ‘스타 트렉’ 시리즈의 설정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일반 관객들에게도 흥미진진한 동시에, 기존 시리즈의 팬들을 배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TV 시리즈의 간판이었던 ‘뾰족귀’ 스팍으로 분했던 레너드 니모이가, 단순히 양념 수준의 카메오에 머물지 않고 내러티브 전체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젊은 스팍과 조우하는 장면은 TV 시리즈의 기존 팬이라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장으로 인해 맨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 에릭 바나와 위노나 라이더의 색다른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백인과 흑인, 러시아인과 아시아인에, 외계인까지 힘을 합쳐 고난을 이겨내고 모험을 주저하지 않는 엔터프라이즈 승무원들의 모습은 용광로와 같은 다인종 국가 미국이 추구하는 개척자 정신(물론 역사적인 측면에서 고찰하면 그 실체는 원주민인 인디언 학살극에 불과하지만)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스타워즈’ 이후 볼만한 SF 프랜차이즈의 명맥이 사실상 끊긴 상황에서 구원자로 등장한, 넓은 세계관 설정과 풍부한 캐릭터라는 밑천을 지닌 이 시리즈의 다음 극장판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덧글

  • 가고일 2009/05/23 11:44 #

    아...그 늙은 스팍이 TV시리즈의 원조 스팍이었군요..... 또 이런 배려를....;
  • 듀얼콜렉터 2009/05/23 18:40 #

    정말 재밌었죠, 이번 여름의 블록버스터들 중에서 최고입니다(트랜스포머2가 나오기전 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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