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캐릭터들이 몰살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제24화였습니다. 기존의 건담 시리즈와 차별성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몰살이 아닌 화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눈곱만치도 없다는 점에서 어처구니없습니다.
솔레스탈 빙의 멤버들이 위기에 처하자 세츠나는 트란잠 버스트 모드를 처음으로 사용하며 GN 입자를 발산하는데, 이로 인해 증오하며 반복했던 캐릭터들은 화해하게 되고, 질병으로 죽음을 앞둔 랏세는 말끔히 낫게 됩니다. 더블오라이저의 트란잠 버스트 모드를 통해 흩날리는 GN 입자는 한 마디로 만병통치약이라는 의미인데, 앞으로 인류가 전쟁의 위협에 시달릴 때마다 더블오라이저가 출동해 트란잠 버스트 모드로 GN 입자만 뿌리면 만사형통이라는의미로, 개연성을 상실한 최종병기입니다. 전쟁이 빚은 증오가 이렇게 쉽게 풀릴 수 있었다면 왜 굳이 1기와 2기와 나누어 제작진이 고생하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극중에서는 왜 그렇게 많은 캐릭터들이 죽었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더블오라이저의 GN 입자로 인해 사람들이 각성하는 장면은 얼핏 보기에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이하 ‘역습의 샤아’)에서 사이코 프레임의 오로라로 인해 액시즈의 낙하를 막아내는 장면과 비슷하지만, 실은 큰 차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역습의 샤아’의 오로라는 아무로와 샤아의 목숨을 담보로 한 인신공양이며, 인류의 정신을 근본적으로 개조하여 모두가 뉴타입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두 전쟁 영웅의 생명을 제물삼아 도달한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액시즈 낙하 이후에도 인류는 새로운 전쟁을 일으켜 계속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00’의 트란잠 버스트 모드를 통해 도달하는 것은 극중에서 언급되는 ‘항구 평화’입니다. 단 한 사람의 선지자와 최종병기의 조합에 의해 전쟁으로 증폭된 갈등이 손쉽게 봉합되고, 인류의 육체와 정신이 통째로 개조될 수 있다는 논리는 지극히 단순한 수준을 넘어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이하 ‘00’)가 전작 시리즈인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 및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이하 ‘데스티니’)와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세츠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쿨한 감수성이 돋보였다는 점인데, 이번 화에 들어와서는 사지, 루이스, 소마, 안드레이, 스메라기, 빌리가 눈물을 보이며 감정에 호소하는 전개를 택했습니다. 죽을 것 같다 깨어나더니 포옹하는 사지와 루이스 커플이나 서로 어리광 부리며 안는 스메라기와 빌리 커플의 모습은 낯간지러운 신파극에 불과했으며 (방금 전까지 적이었으며 트란잠을 개발해 리본즈에게 바친 적 빌리를 포옹 한 번으로 신뢰해 프톨레마이오스2에 들여놓는 스메라기의 판단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시드’ 및 ‘데스티니’와 차별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시드’와 ‘데스티니’는 각본가 모로사와 치아키가 여성이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캐릭터들의 감정의 노출이 과다했지만, 작품 내내 일관성이 있었기에 후반부의 신파극을 납득할 수 없지는 않았는데, 정서적인 차분함이 장점이었던 ‘00’가 막판에 급반전하며 선택한 결말이 신파극이라니 ‘시드’와 ‘데스티니’만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세츠나가 이노베이터가 되어 눈을 빛내는 장면이, ‘시드’와 ‘데스티니’에서 키라를 비롯한 캐릭터들의 시드 발동과 무엇이 다른지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인상적인 것인 티에리아의 육신의 죽음과 세라핌의 트라이얼 필드 발동이었는데, 리본즈가 세라핌을 격파하며 잠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 티에리아는 베다 그 자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티에리아가 말한 이오리아의 계획이란 무려 49화를 끌어온 것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우주 진출을 위해 인류의 의지를 통일’해야 한다는 것인데, 왜 인류가 통일을 해야만 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지구 연방을 창설한다고 해서 전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인류의 의지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가 파시즘적 사고에 기초한 것입니다. 단지 모토를 언급하는 주체만 다를 뿐, 어로우즈나 리본즈가 언급하는 것과 티에리아가 말하는 이오리아의 의도 ‘인류의 의지 통일’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미래’를 위해서라고 캐릭터들은 반복적으로 부르짖는데, ‘00’의 가장 큰 문제는 ‘미래’ 타령만 하다 ‘현실’을 외면했다는 것입니다. 다가올 ‘이종(異種)과의 대화’란 우주고래와의 대화인지도 모릅니다.
부수적인 문제이지만 그간 리본즈를 배반하는 야심가의 면모 이외에는 아무런 개성을 찾을 수 없었던 리제네가 왜 갑자기 티에리아의 편을 들고 세츠나를 ‘지도 및 변호’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리본즈가 자신의 육신을 말살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 추측 이외에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진정 죽어야 하는 악인 중 알리가 먼저 퇴장했습니다. 1기에서의 임팩트에 비하면 2기에서 알리의 비중인 미미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최종화인 제25화에서는 이노베이드와 리본즈를 처리하고 마리나와 그레이엄이 의미 있는 등장을 선보이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에필로그와 함께 3기든 극장판이든 약간의 떡밥을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1기 각화 리뷰 바로 가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화 천사 강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화 트윈 드라이브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3화 알렐루야 탈환 작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4화 싸우는 이유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5화 고국 불타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6화 상흔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7화 재회와 이별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8화 무구한 일그러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9화 지울 수 없는 과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0화 하늘의 빛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1화 더블오의 목소리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2화 우주에서 기다리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3화 메멘토 모리 공략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4화 노래가 들린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5화 반항의 개가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6화 비극으로의 서장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7화 흩어져 가는 빛 속에서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8화 교차하는 마음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9화 이노베이터의 그림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0화 어뉴 리턴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1화 혁신의 문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2화 미래를 위하여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3화 생명의 꽃
솔레스탈 빙의 멤버들이 위기에 처하자 세츠나는 트란잠 버스트 모드를 처음으로 사용하며 GN 입자를 발산하는데, 이로 인해 증오하며 반복했던 캐릭터들은 화해하게 되고, 질병으로 죽음을 앞둔 랏세는 말끔히 낫게 됩니다. 더블오라이저의 트란잠 버스트 모드를 통해 흩날리는 GN 입자는 한 마디로 만병통치약이라는 의미인데, 앞으로 인류가 전쟁의 위협에 시달릴 때마다 더블오라이저가 출동해 트란잠 버스트 모드로 GN 입자만 뿌리면 만사형통이라는의미로, 개연성을 상실한 최종병기입니다. 전쟁이 빚은 증오가 이렇게 쉽게 풀릴 수 있었다면 왜 굳이 1기와 2기와 나누어 제작진이 고생하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극중에서는 왜 그렇게 많은 캐릭터들이 죽었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더블오라이저의 GN 입자로 인해 사람들이 각성하는 장면은 얼핏 보기에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이하 ‘역습의 샤아’)에서 사이코 프레임의 오로라로 인해 액시즈의 낙하를 막아내는 장면과 비슷하지만, 실은 큰 차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역습의 샤아’의 오로라는 아무로와 샤아의 목숨을 담보로 한 인신공양이며, 인류의 정신을 근본적으로 개조하여 모두가 뉴타입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두 전쟁 영웅의 생명을 제물삼아 도달한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액시즈 낙하 이후에도 인류는 새로운 전쟁을 일으켜 계속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00’의 트란잠 버스트 모드를 통해 도달하는 것은 극중에서 언급되는 ‘항구 평화’입니다. 단 한 사람의 선지자와 최종병기의 조합에 의해 전쟁으로 증폭된 갈등이 손쉽게 봉합되고, 인류의 육체와 정신이 통째로 개조될 수 있다는 논리는 지극히 단순한 수준을 넘어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이하 ‘00’)가 전작 시리즈인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 및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이하 ‘데스티니’)와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세츠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쿨한 감수성이 돋보였다는 점인데, 이번 화에 들어와서는 사지, 루이스, 소마, 안드레이, 스메라기, 빌리가 눈물을 보이며 감정에 호소하는 전개를 택했습니다. 죽을 것 같다 깨어나더니 포옹하는 사지와 루이스 커플이나 서로 어리광 부리며 안는 스메라기와 빌리 커플의 모습은 낯간지러운 신파극에 불과했으며 (방금 전까지 적이었으며 트란잠을 개발해 리본즈에게 바친 적 빌리를 포옹 한 번으로 신뢰해 프톨레마이오스2에 들여놓는 스메라기의 판단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시드’ 및 ‘데스티니’와 차별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시드’와 ‘데스티니’는 각본가 모로사와 치아키가 여성이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캐릭터들의 감정의 노출이 과다했지만, 작품 내내 일관성이 있었기에 후반부의 신파극을 납득할 수 없지는 않았는데, 정서적인 차분함이 장점이었던 ‘00’가 막판에 급반전하며 선택한 결말이 신파극이라니 ‘시드’와 ‘데스티니’만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세츠나가 이노베이터가 되어 눈을 빛내는 장면이, ‘시드’와 ‘데스티니’에서 키라를 비롯한 캐릭터들의 시드 발동과 무엇이 다른지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인상적인 것인 티에리아의 육신의 죽음과 세라핌의 트라이얼 필드 발동이었는데, 리본즈가 세라핌을 격파하며 잠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 티에리아는 베다 그 자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티에리아가 말한 이오리아의 계획이란 무려 49화를 끌어온 것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우주 진출을 위해 인류의 의지를 통일’해야 한다는 것인데, 왜 인류가 통일을 해야만 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지구 연방을 창설한다고 해서 전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인류의 의지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가 파시즘적 사고에 기초한 것입니다. 단지 모토를 언급하는 주체만 다를 뿐, 어로우즈나 리본즈가 언급하는 것과 티에리아가 말하는 이오리아의 의도 ‘인류의 의지 통일’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미래’를 위해서라고 캐릭터들은 반복적으로 부르짖는데, ‘00’의 가장 큰 문제는 ‘미래’ 타령만 하다 ‘현실’을 외면했다는 것입니다. 다가올 ‘이종(異種)과의 대화’란 우주고래와의 대화인지도 모릅니다.
부수적인 문제이지만 그간 리본즈를 배반하는 야심가의 면모 이외에는 아무런 개성을 찾을 수 없었던 리제네가 왜 갑자기 티에리아의 편을 들고 세츠나를 ‘지도 및 변호’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리본즈가 자신의 육신을 말살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 추측 이외에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진정 죽어야 하는 악인 중 알리가 먼저 퇴장했습니다. 1기에서의 임팩트에 비하면 2기에서 알리의 비중인 미미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최종화인 제25화에서는 이노베이드와 리본즈를 처리하고 마리나와 그레이엄이 의미 있는 등장을 선보이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에필로그와 함께 3기든 극장판이든 약간의 떡밥을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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